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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이젠 상관없었다.

유리가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살아있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모두 상관없었다.

스스로 납득한 신세희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부소경이 떠난 뒤 그녀는 커다란 침대에 축 늘어진 채 이리저리 뒹굴며 달콤한 잠에 빠졌다.

더는 자고 싶지 않을 때까지 잠을 청한 신세희가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욕조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커다랬고 없는 게 없었는데 웬만한 고급 스파보다 훨씬 세련되었다. 신세희는 넓은 욕조에 홀로 기대도 보고 앉아도 보며 욕조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부드럽고 따뜻한 물을 한껏 즐겼다.

이곳은 온천 같기도 했다.

다시 노곤해진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이 순간을 만끽했다.

그녀는 대표실에 있는 부소경이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부소경도 절대 엿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녀가 자기 말대로 잘 쉬고 있는지 살피려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었다.

욕조에 삼십 분 동안 누워 있던 신세희가 온몸에 아롱진 물방울을 잔뜩 머금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맨발로 카펫을 사뿐히 밟으며 침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가운도 입지 않고 타올로 물방울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신기한 장소를 구경하듯 서성이는 것이었다.

한참 구경하던 그녀는 이내 그의 옷장을 활짝 열어젖혔다. 제멋대로 품이 넓은 셔츠를 꺼낸 그녀가 자기 몸에 훌쩍 걸쳤다.

대표실에서 이걸 지켜보던 부소경은 기가 차 웃음을 터뜨렸다.

흰 셔츠와 사랑에 빠지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하긴, 자신의 셔츠를 입은 그녀는 확실히 매력적이긴 했다. 부소경은 품이 넓은 셔츠를 걸친 그녀가 통유리로 된 발코니에 놓여있는 등나무 의자에 기대있는 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른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그녀는 여유를 즐기는 얌전한 고양이 같았다.

컴퓨터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부소경은 선뜻 카메라를 끄기가 망설여졌다.

등나무 의자에 잠시 기댔던 신세희는 이내 다시 침대로 돌아가 셔츠 차림 그대로 누워 잠을 청했다.

점심이 되자 이씨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렸다.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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