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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신유리는 하나를 듣고 열을 깨우치는 똑똑한 아이였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누가 엄마를 욕하면 그 애에게 달려들어 항복할 때까지 패버리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 자기가 다른 아이와 싸웠더니 엄마는 선생님께 불려 가 혼났을 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배상해야 했다.

잠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던 신유리가 엄선우를 보며 말했다.

"엄선우 아저씨, 앞으로는 날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마. 난 싫어. 그냥 잡종이 좋겠어. 자주 그렇게 불러서 딱히 듣기 싫은 것도 아니고, 이젠 애들도 안 때릴 거야."

아이가 순수한 눈망울로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부소경과 엄선우의 낯빛이 점점 서늘해졌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던 신세희가 고개를 푹 숙였다.

조금 뒤 감정을 추스른 엄선우가 조용히 말했다.

"공주님, 앞으로 다닐 유치원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공주님이라고 부를 거야. 아무도 공주님을 괴롭히지 않을 거고. 알겠지?"

"어째서?"

"왜냐하면..."

엄선우가 흘끗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사실 이건 그녀에게 슬쩍 암시하는 말이었다.

"공주님 엄마 때문이지."

신세희가 처연하게 웃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표정이었다.

"이런 것도 나쁘지 않네요."

신세희가 말했다.

"뭐?"

이해하지 못한 부소경이 반문했고 엄선우도 의문스러운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신세희가 옅게 미소 지었다.

"아니에요, 유리 유치원이나 알아보죠."

엄선우는 오전 내내 부소경과 신세희, 신유리 세 가족을 데리고 미리 후보로 봐두었던 유치원에 방문했다. 모두 집 근처에 있어 데려다주기 편리했다.

그러나 막상 유리의 마음에 다는 곳은 없는 듯했다.

엄선우가 알아본 곳은 모두 고급 사립 유치원이었다. 그곳에는 비록 놀 수 있는 것들은 많았지만 함께 어울릴만한 아이들은 몇몇 없고 아이마다 전담 교사가 한 명씩 배치되었는데 유리는 이 모든 게 퍽 낯선 눈치였다.

아이는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친구들과 자유분방하게 뛰어다니고 서로 장난치는 그런 것들 말이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던 엄선우가 부소경을 보며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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