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진상희는 마지막 순간에 부소경이 성욱을 풀어줄 줄은 몰랐다.성욱이 살아있는 한 부소경은 언젠가 성욱의 뒤에 숨은 보스가 그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의 안전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다니.잔인한 사람!진상희!성욱은 그녀를 비롯한 진씨 가문에게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되돌아온 건 그를 향해 겨눈 총이었다."너 그건 몰랐지, 진상희?"부소경이 쌀쌀맞은 말투로 물었다.진상희는 곧바로 부소경 앞에 무릎 꿇고 말했다."오빠, 오빠, 난 몰라요, 진짜 몰라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난 그저 성욱이 야심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밖에 몰라요.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이에요. 난 그저 성욱이... 부씨 가문을 해치기라도 할까 봐 종일 따라다닌 거예요. 성욱이 부씨 가문을 해칠 때까지 지켜볼 바엔 차라리 내 손으로 죽이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아예 싹을 잘라버리는 거죠. 어찌 됐든 우리 진씨 가문의 도우미니 진씨 가문 사람인 내가 처리하는 게 맞잖아요."부소경은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진상희, 성욱이 지금까지 한 짓이 죄다 네 사주를 받고 한 짓이라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성욱은 해외에서 아주 잘살고 있었어. 앞길이 창창한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넌 그를 찾아 진씨 가문이 키워준 은혜를 빌미로 그를 협박했어. 넌 성욱에게 남성을 통째로 손에 넣고 싶다고 얘기했어. 그러고는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눈엣가시들을 몽땅 없애라고 사주했지."진상희가 말했다."나... 난, 성욱이 거짓말한 거예요.""성욱이 얘기해준 게 아니야. 성욱은 끝까지 널 지켜주려고 했어. 끝까지 보스가 누군지 얘기하지 않았어. 내가 직접 알아낸 거야."부소경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진상희는 넋을 잃은 사람처럼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말했다."날... 죽이지 말아요... 안돼요...""당분간은 죽이지 않을게!"부소경이 말했다."의찬아, 묶어. 그리고 성욱의 시신 옆으로 옮겨서 고개 숙여 사과하게 해!""알겠어, 형!"조의찬은 재빨리 휴대용 칼을
소년은 눈물을 흘리고 난 뒤 부소경과 조의찬이 떠나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아주 굳건했고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부소경과 조의찬이 탄 차는 점점 멀어져갔다.부소경은 다짜고짜 진상희를 끌고 회식하기로 했던 농부가로 갔다. 이는 서준명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처음 가지는 회식 자리였다.원래는 세 테이블로 충분할 것 같았지만 도착해보니 구경민이 고윤희와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게다가 구서준까지.전에 민정아와 구서준이 서울 구씨 저택에서 싸워 남성에 오기까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난 뒤였다.오늘 만나보니 두 사람은 마치 사이에 벽을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정아 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구서준이 물었다.민정아는 평온한 말투로 대답했다."구서준 씨, 당신한테 와이프와 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나 해요?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어요? 어떻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진짜 매정하네요!""그동안 잘만 지냈잖아요?"구서준도 오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민정아가 말했다."당신...""구서준! 그만해! 이젠 부모님도 안 계시니까 널 돌봐줄 사람은 나밖에 없어! 너 대체 말을 어떻게 하는 거야? 정아 씨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남자라는 녀석이 책임감을 안고 살아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구경민은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구서준을 바라보았다.구서준이 말했다."숙부..."구서준은 살면서 부모님,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두려워하던 사람이 바로 숙부 구경민이었다.구경민에게 한바탕 혼나고 난 뒤 구서준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알겠어요, 숙부.""정아 씨한테 사과해!"구서준은 어이가 없었다."사과해!"구경민이 또 한 번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구서준이 입을 열었다."정아 씨, 미... 안해요."민정아는 구경민과 고윤희를 보며 말했다."숙부님, 숙모님,
"죄다 내가 직접 번 돈이에요.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살 수 있잖아요. 게다가 달마다 남는 돈을 해마다 모으면 또 몇백만이 될 수 있잖아요. 돈만 모을 수 있다면 즐거워요. 정말이에요. 난 지금이 좋아요."말을 마친 민정아는 구서준을 바라보았다.그를 보자마자 민정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서... 서준 씨."그의 이름을 부르고 난 뒤 민정아는 목이 더욱 세게 잠겼다."서준 씨... 우리... 잘 생각해 봤는데 우리 둘은 어울리지 않아요. 우리... 이혼해요!"말을 마친 민정아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아직도 구서준을 사랑하는 걸까?사랑한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누구보다 구서준을 사랑했다.하지만 그녀는 구씨 가문에서 시집살이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아이들을 데리고 남성으로 돌아오면 구서준도 그들의 뒤를 따라 잘못을 인정하고 함께 살 줄 알았다.하지만 구서준은 그동안 그녀가 집을 나설 때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친 적이 없었다.설마 아들이 구서준의 아들이 아니란 말인가?그동안 아들이 보고 싶지도 않았던 걸까?아니면 그저 구서준의 사랑이 딱 그 정도뿐이었을지도 모른다.재벌 집 도련님이라 사랑할 땐 마음껏 사랑하고 끊어낼 땐 누구보다 매정하게 끊어낼 수 있고, 자기 자식을 보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매정한가 보다.그는 아들이 없어도 돈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여자를 만나 또다시 아들을 낳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구서준에게 시집오고 싶어 하는 여자는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민정아가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분명하다.구씨 가문을 위해 쌍둥이 아들을 낳아줘도 그녀의 지위에 변함은 없었다.그러니 이혼하는 게 맞다.이혼하면 이 모든 게 끝난다."이혼?"구서준도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앞에서 눈물 한 번 보인 적이 없었던 구서준은 대성통곡하며 말했다."민정아 씨, 당신도 이젠 서른이 넘는 사람이잖아요!"민정아는 할 말이 없었다."..."그러자 구서준이 말을 이었다."두 아이의 엄마잖아요! 보통 이런 상황에선
구서준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 엄마라는 사람이 아들이 어떻게 됐는지도 몰라요! 그러면서 내가 당신과 아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어요?"민정아는 할 말을 잃었다."정아 씨!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요. 내 숙부가 숙모를 보물처럼 아끼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내버려둔 건 숙모가 원래부터 막 나가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숙모 손에 칼을 쥐여줘도 숙모는 절대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에요. 되레 놀라서 숙부 품에 쓰러지겠죠. 숙모는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사람이에요!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가 숙모에게 갖은 모욕을 줘도 숙모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았어요! 숙부가 눈치채게 티도 내지 않았다고요! 숙모는 줄곧 숙부를 위해 살아왔어요. 숙부도 숙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각별히 챙겨줬던 거고요! 이게 부부예요! 부부, 알겠어요? 하지만 정아 씨 당신은?"구서준의 말에 민정아는 마음이 약해졌다."내... 내가 왜요? 말해봐요!""왜냐고요?"구서준은 이를 꽉 깨문 채 쌀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아 씨, 당신이 신세희 씨를 만난 뒤로 고집이 나아진 건 인정해요. 당신은 착하고 솔직하며 털털한 여자예요. 동정심도 갖춘 여자고요. 하지만 당신이 조금만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봤더라면, 입장 바꿔 생각해봤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되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맞아요. 당신은 서민이에요. 우리 엄마가 당신을 못마땅하게 여기신 것도 맞아요. 하지만 우리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 있어요? 우리 어머니께서 당신을 며느리로 삼고 친구들 앞에서, 심지어 구씨 가문 및 본가를 통틀어 자존심을 버렸어요. 우리 엄마 자존심은 자존심도 아니에요? 평생 재벌 집 아가씨로 살아온 분이에요. 그녀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똑같이 착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에요. 정아 씨, 이 세상에 단점 하나 없는 사람은 없어요. 우리 엄마는 그렇다 쳐도 내 입장에서 생각해 줄 순 있잖아요?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잖아요. 아이도 있는 사이인데 나
"정아 씨, 대체 뭘 믿고 이러는 거예요? 당신의 오기? 아니면 자신감? 당신의 이런 행위에 당신 아들 목숨이 걸려있다는 걸 알아요 몰라요!""그만해요, 구서준 씨! 내가 언제 내 아들 목숨을 걸고 내기했다고 그래요. 나를 따르면 내 아들은 더 이상 구씨 가문에서만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어요. 아무리 이기적이어도 내 아들한테 못 해준 건 없어요! 구서준 씨, 선 넘지 말아요!"민정아는 구서준의 말에 울음을 터뜨렸다.구서준의 말을 듣고 민정아가 마음속으로 반성한 건 사실이다.구서준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녀가 이기적으로 군 건 맞았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줄곧 혼자 억울한 삶을 산 것처럼 군 것도 맞았다.하지만 구서준은 그녀가 아들의 목숨으로 내기하는 거라고 얘기했다.이건 선 넘는 발언 아닌가?"구서준 씨!"민정아는 울면서 잔뜩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알아요. 당신 곁을 떠나면 숱한 여자들이 달려들 거란 걸, 당신은 날 잃어도 아쉽지 않잖아요! 구서준 씨, 안심해요. 나 민정아는 아무리 천박해도 당신한테 질척거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들을 핑계로 나를 깎아내리려고 하지 말아요! 내가 아무리 인성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아들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구서준 씨, 그러니까 재수 없게 굴지 말아요!""헤어진 지 몇 달이나 되었다고 그새 말발이 늘었네요."구서준은 다 내려놓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그도 화를 내고 싶지 않았다.단지 민정아가 그를 너무 몰아붙였기 때문이다.민정아는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녀가 가출을 결심한 것도 자비감 때문이었고 더우기는 구속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생각을 마친 구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민정아 씨, 조금 전 나를 양심 없는 사람이라고 했죠? 당신이 떠난 몇 달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당신을 찾아간 적 없어요. 하지만 남몰래 하루건너 당신을 보러 간 건 알아요? 당신은 내가 당신을 찾으러 오지 않은 게 무정하고 잔인해서라고
구서준은 화가 난 나머지 다짜고짜 민정아의 손을 뿌리쳤다.그는 애써 화를 꾹 참고 말을 이었다."그리고, 영업허가 증명서도 구비되지 않은 보육원에 두 아들을 맡기다니, 가당치도 않아요! 당신 아들이 다니는 보육원에서 갑자기 그 두 사람을 자른 이유가 뭔지 알아요? 왜냐하면 그 두 사람은 폭력 전과가 있던 사람이라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이곳에서 절대 직업을 찾을 수 없을 거예요! 아이를 학대하는 건 물론 그들의 결혼생활도 평화롭지 않아 틈만 나면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죠. 분노조절장애와 마찬가지인 셈이죠. 당신은 아이들을 그런 사람한테 맡길 때 이점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한 사람의 가정이 불행한 건 뭐라 설명할 수 없어도 극복하고 아이들을 잘 지켜주면 돼요. 하지만 그 두 여자는 아니었어요! 그들은 성질이 아주 고약했고 분노를 조절할 줄 아예 몰랐어요. 틈만 나면 아이들에게 화풀이했죠. 그날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휴대폰으로 아이의 머리를 내리쳤을 거예요! 이게 바로 그 여자가 해고당한 이유예요! 난 이 사실을 당신한테 숨겼어요! 당신의 업무에 영향 주지 않길 바랐으니까요! 요즘들어 신세희 씨한테 일이 많아 그녀를 돕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그리고..."말하다 말고 구서준이 또다시 멈칫했다.그녀는 민정아에게 이 사실을 숨긴 진짜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줄곧 민정아가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오길 바랐고 그녀가 자책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민정아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고됨을 배우고 너그러워지길 바랐다.하지만 그는 민정아에게 매정하고 아이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게다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 그와 이혼하는 것이라니."정아 씨... 이 세상에 잔인하고 매정한 사람은 많지만 그 사람이 나는 아닐 거예요! 당신은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를 거예요. 난 당신의 자존심과 오기를 지켜주는 동시에 우리 엄마의 자존심도 지켜줘야 해요. 우리 엄마
“그래서 유미 씨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 부모님에게 효도하려고 하는 거야. 사실 우리 부모님도 처음에는 유미 씨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어쨌든 유미 씨는 재혼인 데다가 나보다 나이도 많았으니까, 하지만 오랜 기간 유미 씨의 노력을 통해 부모님은 지금 내 동생보다도 유미 씨를 더 아껴, 진심과 맞바꾼 셈이지. 우린 가족이고 서열 따윈 존재하지 않아, 제일 중요한 건 서로 배려하고 맞춰주고 아껴주는 거지, 그래야만 한 가정을 잘 유지할 수 있어.”서시언을 바라보는 민정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시언 오빠, 고마워요. 오빠가... 오빠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 주는 말이라는 걸 알아요.”“정아 씨, 이젠 고집은 좀 줄이도록 해.” 신세희도 타일렀다.민정아는 입술을 깨물고 머리를 숙였다.민정아가 반응이 없자 구서준은 실망한 듯 입을 열었다.“정아 씨, 결정했어요? 정말 저랑 이혼할 생각이에요? 마음을 정한 거라면 더 이상 잡지 않을게요, 아마... 우린 정말 인연이 아닌 거겠죠. 미안해요! 앞으로 잘 지내요.”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가버렸다.“서...”“그러지 마요...”문 앞에 거의 도착해가는 구서준을 바라보던 민정아는 갑자기 달려가더니 구서준을 확 껴안았다.“서준 씨... 저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요, 네? 용서해 주세요, 그동안 방정맞게 행동했던 것,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철없었던 것들을 용서해 주세요, 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네?”구서준은 고개를 돌리더니 민정아를 끌어안았다.“정아 씨, 정아 씨는 이미 우수해요, 정말 훌륭하다고요. 학력이 낮지만 노력을 통해 건축 디자인을 배웠고 많은 걸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잘 견뎌왔잖아요. 아직도 우리 엄마가 무서워요? 정아 씨가 머리를 써서 우리 엄마를 인질로 삼고 딸처럼 대하게 하면 정아 씨가 이긴 거잖아요?”민정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 서준 씨.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 누구든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 우린
신세희는 가슴이 철렁했다. “선희 씨, 선희 씨, 지금 어디에 있어? 지금 누구 번호로 전화 한 거야?”옆에서 있던 서준명은, 신세희가 엄선희 이름을 부르자 갑자기 일어나서 신세희 손에 있던 전화를 가져와 수화기에 소리쳤다. “선희, 선희야 어디야? 나 당신 남편이야……”순간 전화는 끊겼다.서준명 “선희……선희야!”그의 목소리는 아주 절망적이었다.이런 서준명을 보는 신세희는 몹시 가슴 아팠다. “준명……아까 그렇게 조급해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엄선희가 나한테 전화했는데, 이 얼마나 좋은 기회였어요.”서준명은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쥐고 펑펑 울었다. “엉엉……다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이런 강인한 남자가, 많은 사람 앞에서 펑펑 울었다.옆에 있던 신세희, 고윤희, 민정아, 반명선, 성유미, 지영주 모두 눈물을 흘렸다.밥상에서, 많은 사람이 서준명을 위로했다.서준명도 자기감정을 컨트롤할 줄 아는 사람이다.그는 잠시 울더니, 눈물을 닦고,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그래도, 엄선희가 살아 있으니 다행입니다. 엄선희가 살아 있으면 돼, 살아만 있으면 돼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준명 씨, 엄선희가 살아 있다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니 꼭 열심히 살아서 다시는 외부인이 그 틈을 타고 들어 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 부씨와 서씨 집안, 후배들 사이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저와 소경 씨, 우리 둘이 살아있는 한, 절대로 서씨 집안과 등지지 않는다는 것은 장담 드릴 수 있습니다.우리 두 집안은 영원한 가족입니다!가족! 알겠어요?서씨 가문은 제 외가이고, 제 어머니의 친정집입니다, 우린 영원히 한마음이어야 합니다!”서준명은 감격하여 얘기했다. “나도 알아, 세희. 이번 일은 나를 평생 경각심을 높이게 할 만큼 큰 사건이지. 이후에,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당신도 걱정하지 말고.”얘기하면서, 서준명은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형, 이번엔 형 덕분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