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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6화

소년은 눈물을 흘리고 난 뒤 부소경과 조의찬이 떠나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아주 굳건했고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부소경과 조의찬이 탄 차는 점점 멀어져갔다.

부소경은 다짜고짜 진상희를 끌고 회식하기로 했던 농부가로 갔다. 이는 서준명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처음 가지는 회식 자리였다.

원래는 세 테이블로 충분할 것 같았지만 도착해보니 구경민이 고윤희와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게다가 구서준까지.

전에 민정아와 구서준이 서울 구씨 저택에서 싸워 남성에 오기까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난 뒤였다.

오늘 만나보니 두 사람은 마치 사이에 벽을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정아 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

구서준이 물었다.

민정아는 평온한 말투로 대답했다.

"구서준 씨, 당신한테 와이프와 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나 해요?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어요? 어떻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진짜 매정하네요!"

"그동안 잘만 지냈잖아요?"

구서준도 오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민정아가 말했다.

"당신..."

"구서준! 그만해! 이젠 부모님도 안 계시니까 널 돌봐줄 사람은 나밖에 없어! 너 대체 말을 어떻게 하는 거야? 정아 씨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남자라는 녀석이 책임감을 안고 살아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구경민은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구서준을 바라보았다.

구서준이 말했다.

"숙부..."

구서준은 살면서 부모님,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두려워하던 사람이 바로 숙부 구경민이었다.

구경민에게 한바탕 혼나고 난 뒤 구서준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

"알겠어요, 숙부."

"정아 씨한테 사과해!"

구서준은 어이가 없었다.

"사과해!"

구경민이 또 한 번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구서준이 입을 열었다.

"정아 씨, 미... 안해요."

민정아는 구경민과 고윤희를 보며 말했다.

"숙부님, 숙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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