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나지막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그녀를 점령하려는 듯 그녀에게 속삭였다. “이건 당신과 나의 집이야. 집엔 당신과 둘 뿐이고, 우린 모두 본분을 지키며, 서로에게만 충실했어. 바보야, 지금 내가 뭐 하려는 것 같아?아니면 당신이 너무 긴장해서 그 말밖엔 생각나지 않은 거야?”사실, 이쯤 되면 신세희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실로 그녀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았다.긴장한 것은 물론, 사실은 기대하고 있었다.무척이나 바라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남자에게 시집온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업도 성공하고, 여색을 즐기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잠자리 기술도 좋았기 때문이다.그가 그녀에게 준 것은, 단지 두 사람이 한 몸이 되는 단순한 교류가 아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줬다.그날 아침, 집에 두 사람뿐일 때, 그는 그녀를 거실에서부터 주방, 발코니에서 서재, 알몸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그녀가 식사 준비를 할 때 그는 뒤에서 그녀를 즐겁게 해주었다.그날은 마치, 온 세상이 두 사람의 것이 된 것 같았다.그들은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자아를 잃으며, 그렇게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었다.가끔 신세희는 한 가지 생각을 하곤 했었다.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하여 생각했었다. 그녀와 부소경의 부부 관계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좋았고, 두 사람에게 권태기는 한 번도 없었고, 서로 손을 잡을 때, 마치 자기 손을 잡은 듯한 그런 느낌은 그녀에겐 역시 전혀 없었다.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시종일관 연애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늘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그런 느낌.솔직히, 부부 사이에 늘 신선함을 느끼고, 그 감정을 증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만약 부부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서로 존경하는 사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담담해지기 마련이다.심지어 혐오할 수도 있다.부부 사이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에는 가족애와 아이이다.하지만 신세희와 부소
가슴이 철렁했다.“소경 씨,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신세희는 부소경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럴 땐, 부소경에게 급한 일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부소경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고, 와이프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여보.”“하지만……” 그한테 틀림없이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그것도 아주 큰 일.신세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은 와이프의 이마에 키스하고, 얘기했다. “먼저 자, 나갔다 올게.”“무슨 일이 예요, 소경 씨?” 신세희는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메일 몇 개 보내고 올게. 갑자기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생각나서 그래. 괜찮아, 먼저 자, 메일만 보내고 금방 올게.” 부소경은 다정하게 얘기했다.F그룹에 관하여, 신세희는 남편에게 업무적인 것은 묻지 않았다.남편이 그녀가 관여하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니었다.다만, 자신이 회사 일에 참여하지 않아도, 남편은 알아서 잘하기에, 그녀가 관여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까 봐 그랬던 것이었다.신세희는 남편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먼저 일 보세요.”부소경은 일어나서 컴퓨터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실로 보낼 메일이 있었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신세희가 엄선희에 관한 얘기를 할 때, 그는 처음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엄선희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고, 엄선희가 영화를 찍으면, 어떤 영화를 찍든, 투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이것은 그가 생각해 낸 엄선희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하지만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엄위민의 양자가 죽기 전에 엄위민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가 당신들을 노리고 있어요. 그 세력은 아주 커요.”누군가가 엄선희 일가족을 해하려 한다.그 사람의 세력은 아주 크다.그 큰 세력을 지닌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서씨 삼 형제?직감이 얘기해 준다, 그들은 아니라고.그러면, 도대체 누구일까?왜 엄선희 일가족을 해하려고 하지?컴퓨터는 바
신세희는 가슴이 철렁했다.어제 부소경이 엄선희에게 경호원 몇 명을 보내주라고 얘기했었는데, 엄선희는 오늘 놀러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왜서인지, 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선희 씨, 당신……어디까지 갔어요? 빨리 돌아와요! 어서요!” 신세희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엄선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세희 씨, 왜 그래요? 혹 급한 일이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지금 당장은 갈 수가 없어요. 난 이미 이곳에 도착해서, 돌아가는 기차표, 아니 항공권을 끊어서 간다고 해도, 지금 바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혹 무슨 일이 있으면, 정아 씨에게 먼저 부탁할게요. 저 최대한 빨리 갈게요. 너무 조급해 하지 마요, 세희 씨.”엄선희가 오히려 그녀를 위로해 주는 얘기를 듣자, 신세희는 자책했다.그녀는 이렇게 급하게 그녀에게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다.비록 엄선희는 저번 그 사건으로 많이 성숙해졌지만, 신세희 눈에 엄선희는 여전히 선량하고, 단순하고, 어떤 일도 감당해 내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그녀는 이미 다른 곳에 도착했는데, 만약 지금 그녀가 엄선희에게 부소경이 했던 얘기를 전달하면, 그녀는 아마 심리적 부담이 몹시 클 것이다.아마 엄선희가 많이 놀랄 것이다.엄선희를 놀라게 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했다.행여……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단지 그녀의 생각일 뿐.“괜찮아요, 선희 씨. 회사에서 안 보여서, 아직 적응 안 되어서 전화했어요. 선희 씨가 곧 퇴사하고 영화를 찍는다는 것을 제가 깜빡했어요. 다른 도시에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저기……혹 언제 돌아와요?맛있는 음식 대접하려고 했었는데, 긴장도 풀 겸, 감독님 영화 투자에 관한 얘기도 할 겸.소경 씨가, 당신 영화에 전액 투자하겠대요.전 세계 모든 톱스타를 캐스팅해서 당신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시킨다고 하네요.어때요?이 정도면, 충분하죠?”엄선희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놀라고, 기뻐했다. “진짜예요? 세희 씨? 나
말을 마치고, 엄선희는 전화를 끊었다.신세희의 걱정은 전보다 더 커졌다.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그녀는 바로 서준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명 씨, 혹 선희 씨와 함께 있어요?”서준명은 얘기했다. “세희 씨, 함께 있지 않아요. 선희 찾아요? 오늘 출근 안 했어요?”신세희 “……”서준명도 엄선희가 어디를 갔는지 모르고 있다.그녀는 왜 서준명도 속였을까?혹 엄선희가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러 간 건 아니겠지?하지만, 신세희가 생각해도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엄선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엄선희와 서준명 감정은 아주 좋다. 그녀와 부소경 못지않다.엄선희는 도대체 뭐 하러 간 것일까?그녀는 걱정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엄선희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고, 행여, 엄선희가 겁이 나서 우왕좌왕 할 때, 진짜로 악당이 엄선희 앞에 나타난다면, 엄선희는 더욱 긴장하고 두려워할 것이며, 이는 엄선희에 득이 될 것이 전혀 없다.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그럴 것이다.꼭 그래야 한다.하루 종일, 신세희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결재해야 하는 설계 방안은 하나도 결재하지 못하였다.수정할 사안은 전부 민정아가 그녀를 도와 처리하고 있었다.“왜 그래, 세희 씨?” 민정아는 신세희의 그런 불안함을 감지하고 있었다.신세희는 민정아를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민정아는 신세희에게 미안해하며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세희 씨, 요즘 많이 야위고, 잘 먹지도 못하고, 잘 자지도 못하고, 내 일이 아니면, 엄선희 일에 신경 쓰고, 나와 구씨 집안과의 이혼 사건도 아직 채 해결되지 않았는데, 엄선희 사건이 발생하고. 사실, 나와 선희 씨, 세희 씨와 친구이지만, 크게 도움은 주지 못했어요. 당신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신세희는 머리 들어 민정아의 코를 슬쩍 긁었다.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지금 아주 훌륭해, 혼자서 애 둘을 키우고, 그것도 아주 잘 돌보고, 한 편으로 회사에 출근하면서 월 500백, 600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신세희는 급하게 엄선희를 찾아야 하지만, 엄선희는 전화기는 꺼져있었다.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걱정과 초조함으로 인해 그녀는 불같이 화가 갑자기 치밀었다.하지만 신세희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차분하게 민정아를 불렀다. “정아 씨, 나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잠깐 다녀올게.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몰라, 만약 전화가 오면, 대신해서 좀 받아 줘.”“알았어, 세희 씨, 어서 가.” 민정아는 대답했다.신세희는 휴대폰을 들로 쏜살같이 밖으로 걸어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신세희 자리에 앉아 있던 민정아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민정아는 수화기를 들고 말을 건넸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업무 문의로 전화 주셨을까요? 전무님 디자인 이념과 디자인 경력에 대해 말씀드리면, 단연 최상급……”이것은 업무상, 자주 하는 얘기이다.민정아는 신세희의 업무 전용 전화로 사적인 전화가 올 것은 생각지도 못하였다.하지만, 민정아의 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에서 소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아 이모, 저 유리예요. 엄마를 찾으려고 하는데, 휴대폰은 계속 통화 중이어서, 사무실 전화로 전화를 걸었어요.”민정아는 바로 웃으면서 얘기했다. “우리 유리 공주구나. 지금 수업할 시간 아니야? 왜 수업은 안 하고 엄마에게 전화했어? 무슨 급한 일이 있는 거야?“휴!” 신유리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급한 일이 있어요. 아주 급한 일. 하지만 이렇게 급한 시기에, 아빠한테 전화해도 통화 중이고, 엄마한테 전화해도 통화 중이라, 정아 이모는 알아요? 나 지금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어요. 아빠와 엄마, 두 사람 업무 시간에 전화로 연애하고 있지 않나 하구요!연애하느라, 친딸 전화도 받지 못하고, 전 정말 궁금해요, 제가 혹 친딸이 아닌 건 아닐까요?“하하!” 민정아는 유리의 얘기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유리에게 얘기했다. “유리 어린이……”“저 이젠 열두 살이에요, 어린이가 아니라고요!”“공주님……무슨 일이죠? 엄마가
“안녕~ 유리야.”전화를 끊고, 민정아는 조용히 안장서 신세희를 기다렸다. 십 분이 지났지만, 신세희는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배탈이 심하게 났나?민정아는 바로 화장실로 갔다. 가서 보니, 실로 신세희는 계속 어딘가에 전화하고 있었다.“여보세요, 아저씨, 혹 선희가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선희가 알려드렸나요? 아, 그래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저씨. 큰일이 아니에요. 제 물건이 선희 서랍 안에 있는데 서랍이 잠겨 있어서, 지금 사용해야 해서 혹시나 해서 전화했습니다.”“엄선희! 제발, 전화 전원 좀 켜! 제발!”그녀는 다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부소경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다시 부소경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는 그 시간은 신세희에게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이번엔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F그룹 대표이사 사무실입니다, 누구시죠?”“나 신세희입니다.” 신세희는 격식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네, 사모님, 사모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전화주셨어요?” 부소경 비서실에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 전화를 받았다.신입사원에게 사실 부소경 사무실 전화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부소경과 비서실 직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기에, 전화 받을 사람이 없었기에, 신입사원이 전화를 받았다.“부사장님은 안 계셔요? 급한 일이 있어서요. 왜 휴대전화는 연결이 안 되죠?”신세희는 급한 마음으로 물었다.“죄송해요, 사모님, 부사장님, 현재 긴급회의 중이십니다. 전화를 끊임없이 받으시는 소리를 제가 회의실 밖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듯합니다, 사모님. 혹 급한 일로 찾으시는 거면, 제가 바로 부사장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신입 비서는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그녀는 잘 알고 있다, 부사장님은 심한 애처가라는 것을.아무리 큰일이라도, 사모님이 부사장님을 부르시면, 부사장님은 아무리 큰일이라도 그날 일은 모두 제쳐두고 사모님께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신입 비서는 얘기하고 바로 수화기를 옆에
신세희는 당황했다.전화 받은 사람은 엄선희가 아닌,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당신은 누구죠?”“환자 가족입니까?”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신세희는 놀랐다. “무슨 말씀이세요? 환자라니! 누가요? 휴대폰 주인이요?”전화 받은 사람은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당신 누굽니까? 환자와 어떤 사이이죠? 만약 환자의 가족이나 친구이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는 현재 환자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전화를 끊겠습니다. 업무에 방해 말아주세요.”“맞습니다, 맞습니다!” 신세희는 다급하게 얘기했다. “전 환자의 언니입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지금 어디예요? 바로 갈게요.” 신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전화 받은 사람은 한숨을 쉬더니 얘기를 이었다. “여기는 홍콩 가까이에 있는 남쪽 작은 도시입니다. 환자분 차량에 치이셨어요. 생명의 위험은 없습니다. 만약 가족이시면, 빨리 와주세요!”“네! 네! 바로 갈게요. 또 연락드릴게요. 전화 절때 꺼놓으시면 안 돼요. 다른 사람한테도 전화 더 이상 하지 마시고요. 3시간 후면 도착할 수 있어요.” 신세희는 급한 나머지 예의를 지킬 겨를조차 없었다.전화를 끊고, 그녀는 운전하고 공항으로 향했다.아니!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항에서 안전 검사하고,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등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을 예상한 그녀는 차를 돌려 기차역으로 향했다.입석 표를 사서 가더라도, 기껏해야 두, 세 시간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가는 길에, 그녀는 민정아 및 부소경에게 메시지를 남겼다.“정아 씨, 나 일이 있어서 지방에 출장 가야 해. 회사 잘 부탁해. 시간 될 때 엄선희 부모님께도 한번 다녀오고.”“소경 씨, 엄선희 사고 났어요. 남방에 있는 작은 도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저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당신 예측이 맞았어요. 회의 끝나면 바로 연락해요.”메시지를 남기고, 그녀는 기차역으로 향했다다행히도, 15분
“알았어요!”전화를 끊고, 신세희는 사색에 잠겼다.그녀는 침착해야 한다.일이 닥쳤을 때일수록, 더욱 침착해야 한다.시간은 일 분일 초 더디게 흘러갔다. 마치 일 년을 지난 것과같이 느렸다. 고작 30분 정도 지났을 뿐이다. 신세희의 전화가 울렸다.그녀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준명 씨?”서준명은 물었다. “오전에 조금 바빴어요. 아까 전화해서 선희에 관해 물었는데, 혹 무슨 일이 있어요?”신세희 “……”사실 엄선희 휴대폰에 1번으로 서준명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어야 했다. 엄선희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현지 의사는 당연히 서준명에게 전화해야 했다.하지만, 서준명의 얘기를 들으니, 서준명은 엄선희가 사고 난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이건 무슨 상황이지?신세희는 멈칫하다가 차분하게 얘기했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작은 일로 찾았을 뿐입니다.”“아, 그래요.” 서준명은 시름을 놓는 듯했다. 그리고 이어서 얘기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았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 형들이 사고치고, 아직 숨 돌릴 틈도 없네요.며칠 있으면, 곧 엄선희 생일인데, 그때 소경 씨와 아이들, 원명 부부, 시언 부부 그리고 조의찬과 함께 우리 집에서 모임을 해요. 어때요?”신세희는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고 대답했다. “좋아요.”그리고 숨을 크게 쉬고 그녀는 이어서 얘기했다. “준명 씨, 다른 용건이 없으면, 먼저 전화를 끊을게요.”“그래요.” 서준명의 목소리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신세희는 아무런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가 없었다.전화를 끊고, 신세희는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경 씨, 엄선희가 사고 난 것을 절대 서준명에게 알리지 마요, 알았죠?부소경은 차분하게 얘기했다. “알아, 그 배후를 밝히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거야!”부부가 의견을 서로 주고받은 후, 신세희는 전화를 끊었다.가는 길에, 그녀는 경각심을 세우고 있었다. 비록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듯했지만, 그녀는 고도로 민감한 상태였다.다행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