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남은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이외에 같이 온 사람들도 모두 조직의 두목급이었다.그들은 분담해서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지하실에 보석을 옮기러 가고, 세 사람은 서진희를 납치하려고 했다.서진희는?“여자는?” 두목은 동희남에게 물었다.동희남이 말했다. ”금방 여기에 있었는데?”그들은 가슴이 철렁했다.지하실은 몇십 평밖에 안 되고, 출구는 단 하나뿐인데, 서진희는 어디로 갔을까?그들이 여기저기 찾아보고, 그중 두 사람은 출구에 막아서고 있었다. 행여 서진희가 도망칠까 봐.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은 서진희를 보지 못했다.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경찰들이었다.그들을 소탕하는 계획은 실로 식은 죽 먹기였다.다섯 명이 모두 수갑을 차고 나오니 동희남은 거실에 있는 서진희를 보았다.“동희남, 뜻밖이지?” 서진희가 물었다.“당신……당신, 사기꾼이야?” 동희남이 대뇌를 거치지 않고 말을 뱉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서진희가 그들을 속였다. 서진희는 사기꾼이다.“네가 사기꾼이야!” 서진희는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이 시각 다시 서진희 얼굴을 보니, 그녀는 추호도 그 남자를 원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이 여자는 그렇듯 차가웠다 심지어 동희남이 두려워할 정도였다.그 조직원들도 경악했다.조직 두목이 물었다. ”아무 생각 없는 꽃병이라고 하지 않았어?”동희남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년이 꽃병인 척 바보인 척 연기를 했어. 젠장, 사기꾼이야!”“서진희, 너는 사기꾼이다!”이때 또 한 명의 여 경찰이 들어왔다.“여사님,” 여 경찰이 얘기했다.”오늘 큰 공을 세우셨습니다.”“당신?” 동희남은 바로 알아보았다. 이 여자가 소영이라는 것을.소영은 동희남 앞에 와서 말했다. ”동희남, 넌 네가 누구라도 된 줄 알았어? 스타? 훈남? 여자면 울며불며 너한테 시집가겠다고 매달릴 줄 알았어?내가 알려주지!넌 그냥 쓰레기일 뿐이야.사람이 아니야.넌 짐승보다도 못해!”동희남은 소영과 서진희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너희 둘, 짜고 우리
동희남은 손에 채워진 수갑으로 서진희의 머리를 치려고 했다, 서진희은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피했다. 동희남은 허탕을 치고 말았다.그는 넘어졌다.손에 차고 있던 수갑으로 자기 치아를 쳤고, 앞니가 깨졌다.아무 일 없듯이 옷을 툭툭 털며 일어나는 그녀는 동희남을 보았다. ”너는 내가 매일 춤을 연습하고 몸을 단련하는 것이 아무 쓸모도 없어 보였어? 난 예전에 길거리에서 동냥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어. 들개도 만났고, 유랑하는 남자도 보았고.그 들개들이 나를 물려고 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망치거나 숨는 거였어.그 유랑 배들이 내 몸을 노릴 때 나는 그들과 같이 싸웠고.난 한 번도 진 적이 없어.동희남!나랑 겨루려고?넌 아직 멀었어!”“사기꾼, 너 이 사기꾼! 내가 너한테 그렇게 잘해 줬는데, 내가 모든 정력을 다 너한테 쏟아부었는데 넌 오히려 나한테 사기를 쳐?” 동희남은 여전히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미친 사람처럼.모든 사람은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 반면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운다. 이것이 인간이다.특히 동희남 같은 이런 사람, 그는 체포되었고, 사형을 면치 못한다. 죽는다.하여 그는 미친 듯이 서진희를 헐뜯고 있다.그는 자신이 서진희에게 접근한 것이 그녀한테 사기 치려고 한 것이란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자신이 사기 치는 행동은 정당하고,자신이 속은 것은 너무나도 분했다.그 기간, 그는 서진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서진희의 신임을 얻기 위해 실로 큰 노력을 하였다.“동희남, 얌전히 있어!” 이때 경찰이 말했다.경찰들은 동희남을 억제하고, 현장 물증들을 다 확보하고 이 조직원들을 전부 체포하고 떠나려고 했다.“서진희, 너 이 사기꾼!” 동희남은 이빨이 부러져도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했다.“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요?” 서진희가 경찰에서 물었다.이 사건에 대해 서진희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여 경찰도 서진희에게 공손하게 대했다. ”서 여사님, 말씀하세요.”“저 동희남과 몇 마디
40세도 안 되는 젊은 엄마는 그렇게 한을 품고 죽었어!동희남!이런 죄를 짓고, 나한테 진심이라고 얘기해?”동희남은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곧 죽을 사람처럼.몇 초 뒤 그는 처량하게 말했다. ”당신은 모를 거야. 당신에게 난 정말로 흔들렸어. 난 진짜로 사기 친 여자들에게 흔들린 적이 없어.당신에게 진짜로 흔들렸어!난 당신과 함께 살 생각도 했어. 하지만 나 혼자만 생각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 내가 조직에 이렇게 긴 세월 몸담고 있었기에, 우리는 이젠 벗어날 수가 없어.나는 그 조직에서 나올 수가 없어.하지만 당신에겐 진심이었어!매일 당신에게 꽃을 선물하고!친히 아침밥을 차려주고, 고장 난 가전제품을 수리해 주고.매일 당신을 보러 가서 당신이 춤추는 모습,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볼 때 설렜어!”이 말을 하던 동희남은 갑자기 울먹였다.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표정은 그렇듯 애처로워 보였다.길게 한숨을 쉬고 계속해서 얘기했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흔들리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가 당신을 납치하는 방법 또한 이것보다 백배 더 거칠었을 거야!아마 다른 남자들을 당신의 몸을 즐기게 했을 수도 있고!그들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 모든 것을 내가 다 막아줬어!당신이 상처받을까 봐.”“억울해?” 서진희는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하지!” 동희남은 당당하게 얘기했다.“동희남, 너 처음에 나를 작업하려고 했던 계획은 독하고, 무정하고, 내 돈을 갈취하고 그리고 나를 조롱한 뒤 죽이려고 했어! 하지만 중도에 생각을 바꾸고, 나한테 연민의 감정이 생기고, 나한테 사기 치고, 갈취하는 수법이 많이 온화해졌어. 그럼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해?맞아?”동희남 ”나……”서진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 같은 놈은 사형받아야 해. 이 세상은 너 같은 놈을 용납 못 해!”말을 마치고, 서진희는 소영 경찰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뒤에 남겨진 동희남은 고통스러워했다. ”실수야! 실수야! 나 때문이야! 내가 더
서진희는 순간 당황했다.그녀는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사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모녀는 이분에게 친절하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단지 미워하지 않을 뿐.하지만 사랑할 수는 없었다.“문을……열어줄 수 없겠느냐?” 서씨 집안 어르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서진희는 입술을 물더니, 얘기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그리고, 문을 열었다.문을 여는 순간 그녀는 아버지의 등이 더 휜 것을 보았다.“무슨……일 있으세요?” 서진희는 물었다.“진희야, 아버지가 얘기 들었다. 동희남이란 그 사람이……진짜로 사기꾼이냐? 아니면 살인범? 넌……괜찮은 것이냐? 너 이미 그놈에 대해 알고 있었어?알면서도 그렇게 했던 것이야?너무 겁이 없어!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니?너……그놈이 너를 어떻게 하진 않았지?”어르신은 그래도 말은 가려서 했다.그가 걱정하는 것을 입으로 말하지 않았다.비록 매일 같이 동희남을 지켜보고 있긴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동희남이 딸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없었어요” 서진희는 침착하게 얘기했다.“진짜야? 아비 속이지 마, 만약 그놈이 너를 건드렸다면 사람을 찾아서 감옥에서 죽음만도 못한 생을 살게 할 거야.” 서씨 집안 어르신은 분노하며 얘기했다.말을 마치고, 그는 약간 원망하듯 서진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진희야, 아비가 네 옆에 항상 있을 수도 없고, 준명이도 그렇고.그리고……”서씨 집안 어르신은 신세희를 한번 보더니 온화하고 온갖 비위를 다 맞춰줄 눈빛으로 보면서 말했다. ”세희야, 너도 있었어? 너도 엄마의 일을 다 알고 있어?”신세희는 어르신을 향해 예의 있게 인사하며 말했다. ”네,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곳까지 갔었습니다.다행히도 엄마는 아무런 나쁜 일도 당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그놈들도 다 체포되었습니다.”“비록 체포되었지만, 내가 얼마나 걱정하였는지 아느냐?” 어르신은 눈물을 흘렸다.서진희와 신세희”……”한참 지나서 서진희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그녀의 이
하지만 당신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서 당신 앞에서 웃는 건 할 수 없습니다.당신 저 정말로 친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친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매번 제가 아버지를 볼 때마다 나는 일생 고독하고 원한으로 가득한 채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이 날 거고.”이 얘기를 하며 서진희는 눈물을 흘렸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제 어머니는 그 누구에게도 신세 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자신이 몹시 아픈 것을 알면서도 집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혼자서 떠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어머니가 제일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어머니가 당신의 목숨을 구했습니다.하지만 당신께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생명의 은인을 당신의 발목 잡는 여자로 취급하고.이 세상에서 제일 비천한 여인으로 만들었지요.그녀가 당신의 가정을 풍비박산 낼 가 두려워서. 당신은 시종일관 당신의 부인한테 충성했고, 그 생명은, 그 생활은 어머니의 피눈물로, 어머니의 목숨으로 바꾼 것이지요.그런 당신과 제가 어떻게 함께 생활할 수 있겠습니까?”한숨을 쉬고 나서 서진희는 계속해서 얘기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아시겠지만, 한 사람이 일생에서 제일 부모님이 필요할 때가 언제죠?18세 이전입니다.하지만 저의 18세는요?아버지께서는 저를 아끼지도 않으셨고, 사랑도 주지 않았습니다.저에게 모독감만 주셨습니다.어릴 때 저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하여 후에 제가 임지강을 피하고자, 몇 년간 유랑 생활을 했었습니다.전 그때 너무 자유로웠습니다.전 그때 제가 천성적으로 거지가 적성에 맞는 줄 알았습니다.그때 신분 감, 몰입감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지금은 제가 동희남에게 당하기라도 할까 바 걱정하고 계십니다.그놈들이 저한테 어떻게 하였을까 봐.사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는 유랑 시절 들개와도 많이 싸웠고,들쥐와 밥을 뺏은 적도 있습니다.하여 저는 강인합니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들개랑도 싸웠니?”“항상 존
네시간 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응급실에서 나왔다.밖에서 서준명 부모님, 서준명, 엄선희 그리고 서진희와 신세희 및 부소경이 기다리고 있었다.“할아버지 상황은 어떤가요?” 서준명이 다가가서 의사 팔을 붙잡고 물었다.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의사는 한숨을 내쉬더니,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마도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르신 연세가 있으시니, 이젠 그 명을 다 할 듯합니다. 남은 수명이 일주일을 버틸지……후사를 준비하시지요.”“안 돼!” 서준명은 울음을 터뜨렸다. ”할아버지……”“아버지……”“아버지 항상 건강하셨어……”서준명의 부모님도 같이 어르신 몸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서진희는 입술을 깨물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그녀를 죄책감이 들게 하는 것은, 어르신에게 그렇게 자극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온 가족이 울고 있고, 어르신은 아직 혼미 상태이고, 서진희는 다가가 미안해하며 말했다. ”죄송해요.”서준명이 일어서면서 서진희를 보았다:”고모……”“미안해.” 서진희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이때 오라버니와 새언니도 서진희를 바라보았다.서진희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처량하게 입술을 물다가 얘기했다. ”어르신 이렇게 화나서 쓰러지게 한 것, 이젠 더 이상 연명도 못 하게 된 것, 이 모든 책임 제가 지겠습니다. 때리든 욕하든, 다 받겠습니다.하지만 이 일은 제 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고모, 무슨 말씀이세요! 고모 때문이 아닙니다” 서준명은 바로 얘기했다.오라버니도 서진희를 보면서 얘기했다. ”진희야! 아버지 이젠 수명을 다하신 거야. 설사 너랑 그런 말다툼이 없었다고 해도 아버지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어. 이 일 너랑 상관이 없어.”서진희”고맙습니다.”이때 서씨 집안 어르신은 갑자기 눈을 떴다.“나……나 지금 어디에 있는 거니?” 어르신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아버지!”“아버지 깨어나셨어요?”“할아버지, 할아버지……” 서준명은 몸을 숙여 어르신을 끌어안았다.어르신은 애써
모녀는 서 씨 집안의 저택으로 향했다.장엄하고 위엄 있는 저택 밖에 도착하자 서진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엄마.”신세희가 팔을 들어 엄마의 어깨를 감쌌다.서진희는 딸을 바라보았다.“엄마가 두려워하는 거 알고 있었던 거야?”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그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두려움이야.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구나.”저택의 대문을 바라보면 서진희는 어릴 적 넓은 저택 밖에서 동창이었던 고가영, 늘 공주 치마를 입고 있던 그 고귀한 어린 공주에게 쫓겨나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리고...친오빠도 떠올랐다.이복남매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친오빠였으니.서진희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었다. 친오빠가 발로 몇 미터 밖까지 차버렸던 일을.그 일이 있었던 뒤 서진희는 며칠 동안이나 침대에 누워있었고 매일 피를 토했다.놀란 엄마는 매일 서진희의 침대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서진희가 발길질에 맞아 죽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했다.지금 오빠는 늘 우리 여동생이라고 불렀고 얼굴에 비치는 미안함은 서진희도 보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미안하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 않은가?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이미 일어난 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을까?아무도 몰랐다. 어린 시절, 어린아이가 감당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녀가 감당했고 그 나이대에 감당할 수 있는지를 막론하고 모두 그녀가 감당해야 했다는 사실을.아무도 그녀의 어린 시절을 대신 책임져 주지 않았다.어린 시절은 딱 한 번뿐이다.고가영의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고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사촌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그녀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가?높은 관직에 있는 친아빠, 그리고 친오빠도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건 어린 시절의 악몽으로 남아있다.지금 그들은 한때 악몽이었던 곳으로 그녀를 초대한 것이었고 서진희에게 있어서 그건 고통이었다.“엄마, 들어가기 싫으면 들어가지 마세요. 불효라는 말이든 인색하다는 말이든 용서할 줄 모른다는 말이든 상관없어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은 서 씨 집안 어르신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진희야, 아빠는... 아빠는 먼저... 먼저 세희랑 얘기할게”서진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뒤에서 들리는 흐느끼는 울음소리에도 서진희와 신세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가끔 모녀도 속으로 자신들이 너무 독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독한 게 뭐 어때서?독하지 않으면 뭐가 달라지나?진짜 눈물이 나오지 않는 데도, 속상하지 않은 데도 속상한 척할 수는 없지 않은가.단지 모든 가족이 슬퍼하는 분위기 속에서 모녀는 어색할 뿐이었다.어색한 신세희가 서 씨 집안 어르신 앞에 다가갔다.“어르신께서 부탁하실 것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이건 신세희가 한 노인에게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다.만약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외할아버지,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대로 돌아가시면 안 돼요.”라는 말을 외쳐주길 원한다면 그건 그녀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세희야.”서 씨 집안 어르신이 수척한 손으로 신세희를 잡았다.신세희는 침묵에 잠겼다.“......”“내, 내가 정말 미안해.” “몸도 안 좋으신 데 힘을 많이 쓰시지 마세요. 어르신, 전... 전 진작에 어르신 탓을 하지 않았어요.”신세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니야!”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그 뜻이 아니야.”신세희가 물었다.“그럼... 그럼 무슨 뜻이에요?”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내 말은 말이지, 내가 젊었을 땐 너무 건방졌고 사람이 아니었어.”서 씨 집안 어르신이 말했다.신세희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어르신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젊었을 때부터 난 의기가 넘쳤고 눈에 뵈는 게 없었어, 그래서 항상 내 입장에서만 옳고 그름을 가리곤 했지. 모든 건 나를 중심으로 일의 앞 뒷면을 평가했어. 그리고 항상 내 기준이 정확하다고 생각했지.”신세희는 갑자기 눈을 치켜올리더니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쳐다보았다.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