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는 순간 당황했다.그녀는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사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모녀는 이분에게 친절하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단지 미워하지 않을 뿐.하지만 사랑할 수는 없었다.“문을……열어줄 수 없겠느냐?” 서씨 집안 어르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서진희는 입술을 물더니, 얘기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그리고, 문을 열었다.문을 여는 순간 그녀는 아버지의 등이 더 휜 것을 보았다.“무슨……일 있으세요?” 서진희는 물었다.“진희야, 아버지가 얘기 들었다. 동희남이란 그 사람이……진짜로 사기꾼이냐? 아니면 살인범? 넌……괜찮은 것이냐? 너 이미 그놈에 대해 알고 있었어?알면서도 그렇게 했던 것이야?너무 겁이 없어!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니?너……그놈이 너를 어떻게 하진 않았지?”어르신은 그래도 말은 가려서 했다.그가 걱정하는 것을 입으로 말하지 않았다.비록 매일 같이 동희남을 지켜보고 있긴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동희남이 딸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없었어요” 서진희는 침착하게 얘기했다.“진짜야? 아비 속이지 마, 만약 그놈이 너를 건드렸다면 사람을 찾아서 감옥에서 죽음만도 못한 생을 살게 할 거야.” 서씨 집안 어르신은 분노하며 얘기했다.말을 마치고, 그는 약간 원망하듯 서진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진희야, 아비가 네 옆에 항상 있을 수도 없고, 준명이도 그렇고.그리고……”서씨 집안 어르신은 신세희를 한번 보더니 온화하고 온갖 비위를 다 맞춰줄 눈빛으로 보면서 말했다. ”세희야, 너도 있었어? 너도 엄마의 일을 다 알고 있어?”신세희는 어르신을 향해 예의 있게 인사하며 말했다. ”네,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곳까지 갔었습니다.다행히도 엄마는 아무런 나쁜 일도 당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그놈들도 다 체포되었습니다.”“비록 체포되었지만, 내가 얼마나 걱정하였는지 아느냐?” 어르신은 눈물을 흘렸다.서진희와 신세희”……”한참 지나서 서진희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그녀의 이
하지만 당신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서 당신 앞에서 웃는 건 할 수 없습니다.당신 저 정말로 친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친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매번 제가 아버지를 볼 때마다 나는 일생 고독하고 원한으로 가득한 채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이 날 거고.”이 얘기를 하며 서진희는 눈물을 흘렸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제 어머니는 그 누구에게도 신세 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자신이 몹시 아픈 것을 알면서도 집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혼자서 떠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어머니가 제일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어머니가 당신의 목숨을 구했습니다.하지만 당신께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생명의 은인을 당신의 발목 잡는 여자로 취급하고.이 세상에서 제일 비천한 여인으로 만들었지요.그녀가 당신의 가정을 풍비박산 낼 가 두려워서. 당신은 시종일관 당신의 부인한테 충성했고, 그 생명은, 그 생활은 어머니의 피눈물로, 어머니의 목숨으로 바꾼 것이지요.그런 당신과 제가 어떻게 함께 생활할 수 있겠습니까?”한숨을 쉬고 나서 서진희는 계속해서 얘기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아시겠지만, 한 사람이 일생에서 제일 부모님이 필요할 때가 언제죠?18세 이전입니다.하지만 저의 18세는요?아버지께서는 저를 아끼지도 않으셨고, 사랑도 주지 않았습니다.저에게 모독감만 주셨습니다.어릴 때 저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하여 후에 제가 임지강을 피하고자, 몇 년간 유랑 생활을 했었습니다.전 그때 너무 자유로웠습니다.전 그때 제가 천성적으로 거지가 적성에 맞는 줄 알았습니다.그때 신분 감, 몰입감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지금은 제가 동희남에게 당하기라도 할까 바 걱정하고 계십니다.그놈들이 저한테 어떻게 하였을까 봐.사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는 유랑 시절 들개와도 많이 싸웠고,들쥐와 밥을 뺏은 적도 있습니다.하여 저는 강인합니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들개랑도 싸웠니?”“항상 존
네시간 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응급실에서 나왔다.밖에서 서준명 부모님, 서준명, 엄선희 그리고 서진희와 신세희 및 부소경이 기다리고 있었다.“할아버지 상황은 어떤가요?” 서준명이 다가가서 의사 팔을 붙잡고 물었다.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의사는 한숨을 내쉬더니,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마도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르신 연세가 있으시니, 이젠 그 명을 다 할 듯합니다. 남은 수명이 일주일을 버틸지……후사를 준비하시지요.”“안 돼!” 서준명은 울음을 터뜨렸다. ”할아버지……”“아버지……”“아버지 항상 건강하셨어……”서준명의 부모님도 같이 어르신 몸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서진희는 입술을 깨물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그녀를 죄책감이 들게 하는 것은, 어르신에게 그렇게 자극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온 가족이 울고 있고, 어르신은 아직 혼미 상태이고, 서진희는 다가가 미안해하며 말했다. ”죄송해요.”서준명이 일어서면서 서진희를 보았다:”고모……”“미안해.” 서진희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이때 오라버니와 새언니도 서진희를 바라보았다.서진희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처량하게 입술을 물다가 얘기했다. ”어르신 이렇게 화나서 쓰러지게 한 것, 이젠 더 이상 연명도 못 하게 된 것, 이 모든 책임 제가 지겠습니다. 때리든 욕하든, 다 받겠습니다.하지만 이 일은 제 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고모, 무슨 말씀이세요! 고모 때문이 아닙니다” 서준명은 바로 얘기했다.오라버니도 서진희를 보면서 얘기했다. ”진희야! 아버지 이젠 수명을 다하신 거야. 설사 너랑 그런 말다툼이 없었다고 해도 아버지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어. 이 일 너랑 상관이 없어.”서진희”고맙습니다.”이때 서씨 집안 어르신은 갑자기 눈을 떴다.“나……나 지금 어디에 있는 거니?” 어르신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아버지!”“아버지 깨어나셨어요?”“할아버지, 할아버지……” 서준명은 몸을 숙여 어르신을 끌어안았다.어르신은 애써
모녀는 서 씨 집안의 저택으로 향했다.장엄하고 위엄 있는 저택 밖에 도착하자 서진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엄마.”신세희가 팔을 들어 엄마의 어깨를 감쌌다.서진희는 딸을 바라보았다.“엄마가 두려워하는 거 알고 있었던 거야?”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그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두려움이야.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구나.”저택의 대문을 바라보면 서진희는 어릴 적 넓은 저택 밖에서 동창이었던 고가영, 늘 공주 치마를 입고 있던 그 고귀한 어린 공주에게 쫓겨나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리고...친오빠도 떠올랐다.이복남매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친오빠였으니.서진희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었다. 친오빠가 발로 몇 미터 밖까지 차버렸던 일을.그 일이 있었던 뒤 서진희는 며칠 동안이나 침대에 누워있었고 매일 피를 토했다.놀란 엄마는 매일 서진희의 침대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서진희가 발길질에 맞아 죽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했다.지금 오빠는 늘 우리 여동생이라고 불렀고 얼굴에 비치는 미안함은 서진희도 보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미안하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 않은가?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이미 일어난 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을까?아무도 몰랐다. 어린 시절, 어린아이가 감당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녀가 감당했고 그 나이대에 감당할 수 있는지를 막론하고 모두 그녀가 감당해야 했다는 사실을.아무도 그녀의 어린 시절을 대신 책임져 주지 않았다.어린 시절은 딱 한 번뿐이다.고가영의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고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사촌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그녀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가?높은 관직에 있는 친아빠, 그리고 친오빠도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건 어린 시절의 악몽으로 남아있다.지금 그들은 한때 악몽이었던 곳으로 그녀를 초대한 것이었고 서진희에게 있어서 그건 고통이었다.“엄마, 들어가기 싫으면 들어가지 마세요. 불효라는 말이든 인색하다는 말이든 용서할 줄 모른다는 말이든 상관없어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은 서 씨 집안 어르신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진희야, 아빠는... 아빠는 먼저... 먼저 세희랑 얘기할게”서진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뒤에서 들리는 흐느끼는 울음소리에도 서진희와 신세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가끔 모녀도 속으로 자신들이 너무 독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독한 게 뭐 어때서?독하지 않으면 뭐가 달라지나?진짜 눈물이 나오지 않는 데도, 속상하지 않은 데도 속상한 척할 수는 없지 않은가.단지 모든 가족이 슬퍼하는 분위기 속에서 모녀는 어색할 뿐이었다.어색한 신세희가 서 씨 집안 어르신 앞에 다가갔다.“어르신께서 부탁하실 것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이건 신세희가 한 노인에게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다.만약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외할아버지,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대로 돌아가시면 안 돼요.”라는 말을 외쳐주길 원한다면 그건 그녀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세희야.”서 씨 집안 어르신이 수척한 손으로 신세희를 잡았다.신세희는 침묵에 잠겼다.“......”“내, 내가 정말 미안해.” “몸도 안 좋으신 데 힘을 많이 쓰시지 마세요. 어르신, 전... 전 진작에 어르신 탓을 하지 않았어요.”신세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니야!”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그 뜻이 아니야.”신세희가 물었다.“그럼... 그럼 무슨 뜻이에요?”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내 말은 말이지, 내가 젊었을 땐 너무 건방졌고 사람이 아니었어.”서 씨 집안 어르신이 말했다.신세희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어르신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젊었을 때부터 난 의기가 넘쳤고 눈에 뵈는 게 없었어, 그래서 항상 내 입장에서만 옳고 그름을 가리곤 했지. 모든 건 나를 중심으로 일의 앞 뒷면을 평가했어. 그리고 항상 내 기준이 정확하다고 생각했지.”신세희는 갑자기 눈을 치켜올리더니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쳐다보았다.그녀
뒤에 있던 서진희는 눈물까지 흘렸다.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던 사람이 아버지가 어머니에 대해 참회하는 말을 들었을 때 서진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아버지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게 아니었다.한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아무리 진심으로 참회한다 해도, 아무리 후회한다 해도 그 젊은 목숨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하지만 이 모든 건...”노인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목소리가 점점 더 쉬어갔다.어찌나 쉰 목소리였던지 신세희도 견딜 수 없었다.“어... 어르신 좀 쉬세요. 저와 어머니는 더 이상 어르신 탓을 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쉬고 계세요,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요. 어르신은 몸도 튼튼하시고 큰 병도 없으시니 100세도 꼭 넘으실 겁니다. 세상에 100세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어떤 여성작가는 112세까지 살았대요, 어르신은 112세가 되시려면 20년이나 남으셨잖아요.”이 순간 신세희도 어쩔 수 없이 서 씨 집안 어르신을 위로했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을 흘렸다.“내 마음이 너무 좁았어, 마음이 너무 좁았던 게야. 사실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소질이 없고 한계가 없는 사람이 바로 나야! 내가 외손녀를 잘못 보지 않았더라도, 임서아가 진짜 내 외손녀였더라도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내 행동은 권세만 믿고 업신여기는 행동이었어. 내 권력으로 아무 무기도 없는 소녀를 제압하려 했다. 얼마나 뻔뻔했던 걸까? 이렇게 오래 살고 보니 내가 늘 중요시했던 체면은 내가 제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더라. 늘 뻔뻔하고 체면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여기저기서 허세를 부리며 체면이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제일 부족한 것이었지.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뻔뻔한 사람이야. 내가 저질렀던 일들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마. 세희야, 이 한계도 없고 소질도 없는 뻔뻔한 나쁜 노인네가 너한테 정중히 사과할게. 당시 권력만 믿고 너에게 모질게 대했었어, 미안해.”
그 목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굳어져 버렸다.신세희와 서진희도 예외는 아니었다.모녀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보았다.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서준명과 비슷한 얼굴이었지만 서준명보다 7, 8살은 더 많아 보였다.“형님?”서준명은 깜짝 놀란 듯 외쳤다.“비행기가 지연된 거 아니었어요? 전 오후에나 오실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공항에서 저한테 전화도 안 해주시고, 제가 모시러 갔을 텐데요.”큰형이 처음으로 남성에 돌아온 건 무려 5년 전이었다.어느덧 5년이 지났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고 큰형을 다시 만나는 날이 할아버지의 임종일 줄은 몰랐다.서준명은 감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큰형의 얼굴에 비친 분노는 눈치채지 못한 채 감격스러워 큰형에게 다가갔다.“형님, 정말 제때 오셨어요. 할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위급한 상태예요. 형님도 임종 때에 할아버지를 뵐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잘 됐어요, 형님!”가족들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대체 무슨 가족이란 말인가?서준명은 세 명의 형이 있었지만, 그가 어릴 때 세 형 모두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의해 외국으로 보내졌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부모님은 서준명도 외국에 보내려 했지만 2,3년 동안 서준명의 건강이 좋지 않았기에 외국에 가면 더욱 물이 맞지 않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먹을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부모님은 그렇게 그를 집에 남겼다.그로 인해 부모님도 이민가지 못하셨다.이게 바로 서 씨 집안의 현재 상황이었다. 서진희와 서준명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을 제외해도 서 씨 집안은 3대, 7명인 가족이어야 했다.사실 3 대 7식구는 상위층 귀족 가문 중에서 많은 편이 아니었다.심지어 많지 않은 식구들이 국내외에 흩어져 있었으니.서준명의 부모님과 할아버지는 줄곧 남성에 살았고 가끔 경성에 머무르기도 했다.서준명의 세 형은 10살 때부터 외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녔고 그렇게 대학교까지 외국에서 다녔다. 나중에
큰 손자 서명헌은 넷째 동생의 인사를 무시했다. 넷째 동생의 얼굴에 비친 감격과 기쁨은 전혀 보지 못한 모양이다.서명헌은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신세희와 서진희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제때 왔기에 망정이지 속으실 뻔하셨네요. 어떻게 이렇게 경솔하게 결정을 내리실 수 있죠? 두 번이나 속으신 걸 까먹으신 겁니까! 할아버지, 마음 너무 약해지신 것 아니에요!”서 씨 집안은 입을 다물었다.“......”그는 입을 열고 설명할 힘도 없이 매우 무기력했다.그제야 서명헌은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두 여성분은 나가주세요. 이건 제 집안일이니 외부인은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사실 서명헌은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을 한 번 만난 적 있었다.바로 5년 전.서명헌이 외국에서 돌아왔을 때 어르신은 기뻐하셨다. 서준명에게 특별히 서진희와 신세희도 초대하라고 하셨고 그렇게 그들은 큰 레스토랑에서 서 씨 집안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였다.신세희와 서진희는 별로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서준명의 체면을 보아서였다.서준명은 고모를 아꼈고 고모도 그를 아들처럼 생각했다.고모는 서 씨 집안 어르신과도 가깝지 않았고 서 씨 집안 가족들 모두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유독 서준명과만 가깝게 지냈다.신세희도 마찬가지였고.그래서 그들은 서 씨 집안 가족과 식사하기로 했던 것이었다.식사 자리에서 신세희와 서진희는 말을 몇 마디 하지 않았었고 서 씨 집안의 삼 형제도 마찬가지였다.말이 제일 많은 건 서준명이었다.이따금씩 신세희와 서진희에게 물었다.“세희야, 고모,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음식을 집어 드릴까요? 아 맞다, 세희야 앞으로 너 일이 안 바쁠 때 고모를 모시고 큰형님이 계시는 곳에 놀러 가도 돼. 큰형님은 외국에 개인 섬도 갖고 계셔. 그 섬에 햇빛이 얼마나 눈부시던지. 시간 나면 꼭 가봐.”그 말에 서명헌은 못 들은 것처럼 무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