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의 안색이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허리를 반쯤 숙여 신유리에게말했다.“아가야, 엄마한테 말해봐. 어젯밤에 잘 잤어? 무서운 꿈은 안 꿨고?”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뿌듯한 얼굴로 신세희의 손을 잡아당겨 앉히고, 신세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엄마, 악당의 침대가 너무 편해요. 공주님 요람에서 자는 것처럼 너무 잘 잤어요. 하나도 안 무서웠어요. 엄마, 유리는 용감해요. 엄마는 어젯밤에 잘 잤어요? 안 무서웠어요?” 신유리의 침대는 부소경이 특별히 유리를 위해 주문 제작한 고급 침대다, 침대 옆은 달이 휘감겨 있고 침대 주변은 모두 조화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동화책의 주인공이 쓰는 침대 같았다. 신유리는 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무척 마음에 들었다.다만 어제 부소경에게 화가 나서 내색하지 않고 잠을 잔 것이다. 지금은 부소경에 대한 화가 가라앉았고 두려움도 사라졌다.하지만 엄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엄마가 부소경을 무서워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지금 엄마의 모습을 보니 아직도 저 악당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신세희는 미소를 머금고 신유리를 바라보았다.“유리가 편안하게 잘 자서 엄마가 마음이 놓이네. 엄마는 어제…” 세희는 어떻게 유리에게 어젯밤 부소경과 함께 잤다고 말할 것인지 망설여졌다. “엄마, 악당이 엄마한테도 침대를 마련해 줬어요? 어젯밤 엄마를 못살게 굴진 않았어요?”옆에 있던 가정부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신유리가 악당이라고 부르는 부소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침대를 마련해 주지 않아서 네 엄마는 나랑 잤어. 밤새도록 내가 안아줬어!”신세희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고 창피하여 고개를 떨구었다.그러자 신유리는 “엄마가 어린애도 아닌데 왜 악당이 엄마를 안아줘요!”라고 순진한 목소리로 물었다.“네 엄마는 어린애가 아니었지만 혼자 자면 무서워해. 곡현에 살 땐 네가 엄마를 안고 잤겠지만 지금은 내가 안고 자지.” 부소경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아.”신유리는
유리는 더 이상 악당이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신세희는 침실로 안겨들어가면서 낮게 말했다. “당신 침실 안에 탐색 장치랑 암호 기계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그랬지.”“그럼, 나…” 세희는 몸이 굳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잘못 움직여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가봐.“이 방은 사람을 인식해, 당신 몸에는 내 체취가 가득해, 특히 가장 깊은 곳까지. 그러니까 당신은 내 방에서 안전해.”부소경의 말에 신세희는 얼굴을 붉혔다.그녀는 자신이 정말 한심했다. 걸핏하면 얼굴이 붉어지니까, 부소경에게 자신을 들킬 때마다얼굴이 붉어졌다.그녀를 다시 이불 속에 집어넣고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이 씨 아주머니, 구스다운 이불 좀 주세요.”이불은 아주 빨리 도착했고 부소경은 신세희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세희는 이불 속에서 부소경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가 방에 있다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의 앞에서 옷을 벗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부소경의 몸매는 정말 좋았다.옷을 입으면 훤칠해 보이고 벗으면 탄탄한 몸매였다.특히 정장을 입은 그의 모습은 인기 있는 남자 영화배우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신세희는 홀린 듯 그를 바라보았다.머릿속에는 온통 구릿빛 피부와 근육질 몸매가 떠올랐다. 그리고 어젯밤 자신은 그의 품에 안겨있던 장면까지 떠올랐다. 생각에 너무 잠긴 나머지 소경이 나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사모님.” 밖에서 가정부가 외쳤다.적응 안 되는 호칭이었다.신세희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사모님, 죄송하지만 제가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주세요, 방안의 탐지 장치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합니다.”“들어오세요.”라고 세희가 명료하게 말했다.가정부가 들어와 식판을 손에 들고 웃으며 신세희에게 다가왔다. “사모님, 아침 드세요. 이건 대표님께서 특별히 지시하신 영양 죽입니다. 자, 사모님, 아 하세요.”다정하게 챙겨주는 가정부는 나이가 쉰도 안 되는 모습
신세희는 수줍어하면서도 이 씨 아주머니의 뜻에 따랐다. 그녀는 주치 간호사가 맞았다, 전문적인 데다 신세희를 잘 간호해 줬다. 사람 자체도 이해심이 많고 따듯했다.오히려 신세희가 난감해했다.이 씨 아주머니는 “사모님 제 눈치 보지 마세요, 사모님이 남들처럼 뻔뻔하게 안구시니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이리 좋아하시나 봅니다.”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세희가 아무 말 없이 있자 “사모님.”라며 이 씨 아주머니가 다시 한번 말했다.“네.” 비록 신세희는 자신이 사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씨 아주머니에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공주님께서도 동생을 바라는 눈치인데 저희 대표님의 재력으로 절대 아이 한 명만 원하지 않을 겁니다. 추후에 아이를 원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건강부터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모님 움직이지 마세요, 약을 넣겠습니다.” 신세희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이 씨 아주머니는 신세희에게 “사모님, 적어도 한 시간은 침대에 누워 계셔야 합니다.”라고 세심하게 당부했다.신세희는 이불로 머리를 가린 채 “그럴게요.”라고 중얼거렸다.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이 씨 아주머니는 조용히 물러났다.신세희는 주인 없는 침실 안의 큰 침대에서 혼자 잠이 들었다. 뜻밖에도 평온하게 잠들었고, 아주 잘 잤다.신세희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사모님.” 이 씨 아주머니가 밖에서 외쳤다.“네.” 잠에서 깬 신세희는 몸이 많이 좋아진 것을 느꼈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이 씨 아주머니의 솜씨는 부드러웠고 약효도 좋았다. 신세희는 몸을 일으켜 앉으며 믈었다.“무슨 일이에요? 이 씨 아주머니?”“사모님, 대표님께서 옷을 보내오셨는데 나와서 한번 입어 보시겠어요?” 이 씨 아주머니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옷?당장 가야 한다!자신에게 입을 만한 옷이 단 한 벌도 없었고 옷을 입지 않으면 외출할 수 없었다. 무조건 입어야 했다.절실하게 필요했다!부소경이 보내왔다니?신세희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감정이 피어올랐다.급하
신세희가 입은 옷들은 세희의 분위기와 어울렸다, 차가워 보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다.하지만 임서아는 온몸을 보석들로 치장을 했다.임서아는 6년 전보다 더욱 빛나고 아름다워졌다, 그녀는 6년 전보다 더욱 대담해졌다. 전처럼 가만히 숨어서 행동을 하지 않았고 숨길 것이 없이 당당하게 행동했다.신세희는 마음이 씁쓸했다.부소경 집안의 가정부가 그녀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만약 그녀가 부소경의 부인이라면, 임서아는 또 뭐지?하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신세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임서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임서아, 난 여기서 살 뿐만 아니라 부소경과 한 침대를 쓰고 있어, 우리는 사실혼 사이야, 사실혼이 뭔지 알겠지? 부소경은 지금 나를 매우 사랑해.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은 부소경이 보내온 거야. 어때, 서아야?” 서아는 분노에 차서 하마터면 자신의 이를 깨물 뻔했다.잠시 말을 잇지 못한 임서아는 독살스럽게 말했다.“신세희! 너 왜 이렇게 뻔뻔해! 야! 너 정말 뻔뻔해! 내 약혼자가 널 남성으로 데려온 이유가 뭔지 알아?”신세희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알아, 날 가지고 노는 거. 잠자리를 하게 하기 위해서인 거. 근데 그게 왜?”“알고 있다고, 근데 왜 이렇게 당당해?” 임서아가 비꼬며 되물었다.신세희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왜 당당하면 안되는 거야? 난 원래 이런 애야. 6년 전 남성의 상류층들도 다 알고 있었어, 6년 전, 당신들 눈에는 난 그저 뻔뻔하게 상류층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로 보았잖아. 임서아, 넌 6년이 지나서야 내가 이렇게 뻔뻔하다는 걸 알았어?”임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세희의 냉소도 매서운 웃음으로 바뀌었다. “임서아! 6년 전 내가 너 대신 감옥에 가고, 네 아버지 임지강이 날 속여 부소경에게 보냈을 때도 난 당신 가족들을 원망하지 않았어. 근데 내 뱃속의 아이는 날 속인 너 때문에 부성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았어. 임서아, 난 그때부터 당신 가문을 뼛속까지 미워했어. 기왕 내가 여기로 다시 돌아
"내 외할아버지라고! 난 우리 외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외손녀란 말이야. 신세희, 나랑 우리 임씨 집안 사람들을 죽여버리겠다고? 꿈도 꾸지 마.""서씨 집안 어르신? 그 사람이 네 외할아버지라고?"신세희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이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드디어 임서아가 왜 이렇게 제멋대로일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든든한 뒷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그래, 내 외할아버지."잔뜩 거들먹거리며 신세희를 바라보는 임서아의 눈빛 속에는 시커먼 질투심이 그득했다.6년 전, 부소경은 임서아와의 결혼이 취소된 후 그녀를 임씨 저택에 연금시켜 아이를 낳게 했었다. 그때 그들은 공포에 잠식되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부소경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임서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런 아이가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임씨 집안은 절대 무사하지 못할 터였다.그런데 마침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서씨 집안 어르신이 찾아온 것이었다.임서아는 아직도 서씨 집안 어르신이 찾아왔던 때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검은 세단 20대가 줄줄이 도착하더니 경호원 4명을 거느린 서씨 집안 어르신이 임씨 저택에 들어선 것이었다. 임지강과 허영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들은 부씨 집안에서 이자를 내세워 그들을 없애버리려 하는 줄 알았다. 세 가족을 바라보던 노인이 날 선 목소리로 물었다."임지강 자네에게 전처가 있었나?"혼비백산한 임지강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안절부절못했다."예, 전처가 있긴 한데... 아, 아니요, 전처는 아니구요. 저... 어르신, 차라리 무슨 일인지 제게 그냥 말씀해 주십시오.""이 여자인가?"노인은 딸의 젊은 시절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사진을 훑은 임지강은 단번에 그 여자를 알아보았다. 감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런데 왜, 왜 그러십니까, 어르신?""이 아인 내 딸이야."매서운 눈빛을 하고 있던 노인은 이 순간만큼은 어쩐지 지
서씨 집안 어르신은 고개를 숙여 임서아를 바라보았다."네가 서아냐? 내 딸이 낳았다던?"임서아는 눈물 젖은 얼굴로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우리 엄마의 아버지셨군요. 다들 우리 엄마더러 거지라고 했었는데... 사실 우리 엄마에게 이렇게 명망이 높은 아버지가 계셨던 거였어요! 그런데 외할아버지, 왜 우리 엄마는 그때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임서아는 아버지와 그 여자 사이의 일을 꽤 많이 알고 있다.어느 날 임지강이 그 여자를 주웠고, 그 여자는 임지강만 바라보며 살았었다. 그러나 그 여자와 동거했던 임지강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작은 천 가방 속 자잘한 장신구들을 빼앗은 후 그 여자를 쫓아버렸다.그리고 나중에 임지강은 허영과 결혼했다.허영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었기에 그들은 한 살짜리 임서아를 입양했다. 어린 나이에 데려왔기 때문에 그들은 임서아를 친자식처럼 여겨왔다.세 가족은 언제나 화목했다.그러나 난데없이 임지강에게 쫓겨난 그 여자가 서씨 집안 어르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이십여 년이 지나서 알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그리고 그 여자는...세 가족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임서아는 기회주의적이었으며 눈치를 봐가며 온갖 달콤한 말들을 곧잘 쏟아내는 사람이었다. 현재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눈물을 흘리며 서씨 집안 어르신의 비위를 맞췄고 어머니가 자기를 낳았을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줄줄이 읊어댔다.불과 몇 분 만에 서씨 집안 어르신의 눈시울도 붉어졌다.허리를 굽혀 임서아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던 찰나, 그는 그녀가 피를 흘리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바닥에... 대체 바닥에 어찌 피가 이리도 많은 게냐?"하얗게 질린 노인이 급히 물었다."헉!"피로 흥건하게 젖은 자기 모습을 본 임서아도 깜짝 놀랐다.사실 며칠 전부터 아랫배가 살살 당기며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었다.이전에 그녀는 몰래 사립병원에서 진찰한 적이 있었다. 의사는 그녀의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했다. 낙태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부주의로 임신했
임서아는 곧장 노인이 대동한 경호원에게 안겨 서씨 집안의 사립병원으로 보내졌다. 그녀는 보안이 가장 뛰어난 VIP 병동에 입원했다. 물론 의사도 당연히 임서아가 갖고 있던 병과, 배 속의 아이가 조산한 원인을 밝혀냈다.그러나 방금 자기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노인은 임서아가 자신의 유일한 외손녀라는 데만 급급해서 그녀의 과거가 얼마나 형편없든, 부소경을 속였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노인은 오직 제 외손녀를 인정하고 싶었을 따름이었다.그는 가장 좋은 의사더러 임서아를 보살피게 했다. 더구나 본인이 직접 부소경을 상대하며 뻔뻔하게 해명했다."소경아, 준명이의 고모를 찾고 싶은 마음에 이 할아비가 그만 네게 몹쓸 짓을 했구나. 때마침 네 삼촌이 그 애가 임지강이라는 남자와 함께 살았었다는 걸 알아내서 바로 임지강네 집으로 찾아갔었다. 난 그곳에 도착해서야 네가 서아를 연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뭐니. 서아는 내가 왔다는 말을 듣고 네가 사람을 보내 자기에게 무슨 해코지라도 하는 줄 알고 허둥지둥하다가 그만 계단에서 떨어졌어. 그래서 결국 아이도 지켜내지 못하게 되었구나. 서아는 지금도 속상해하고 있어. 저 아이는 널 아주 사랑한단다. 아이가 있으면 그래도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로 여겼다만... 이젠 아이도 없으니 당연히 네가 자기를 버릴 거라고 말하더구나. 소경아, 이 모든 건 다 내 잘못이다. 그러니 벌하려면 이 늙은이를 벌하려무나. 내 얼굴을 봐서라도 우리 서아는 내버려 둬. 준명이 고모가 남긴 유일한 핏줄 아니니! 내가 이리 부탁하마."노인이 누구인가?서씨 집안은 남성에서 부씨 집안에 버금가는 명문가였다. 비록 부씨 집안만큼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젊은 시절 정계에도 몸담았고 군부대에 보직한 전적도 있었다. 아직 그의 부하들도 건재했으며 세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다만 부소경은 노인의 세력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예전에 그와 그의 어머니 하숙민의 목숨을 살려준 적 있었다. 부씨 집안 모두가 두 모자를 미워하고
하도 무안했던 임서아는 가까스로 웃음을 쥐어짜 내며 부소경을 쳐다봤다."소경 오빠. 아무리 그래도 난 오빠의 아이도 임신했고 목숨도 구해줬던 여자예요. 내 외할아버지 가문도 이렇게 훌륭한데 내가 오빠한테 안 어울릴 건 뭐예요?"부소경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그런 게 아니야.""그럼 뭔데요?"부소경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신세희가 우리 결혼을 망쳤어. 이 남성에서 누구도 감히 나 부소경의 결혼식에서 소란을 피우진 못해. 그런데 신세희가 그런 일을 저질렀으니 반드시 그녀를 산채로 끌고 와야겠어. 신세희를 잡기 전에는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야.""......"임서아는 이 말 그대로 부모에게 전해주었다. 세 사람은 부소경은 절대 신세희를 잡아다가 죽일 계획이 아닐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 배 속의 아이 때문일 것이다.부소경은 아마 신세희의 말을 반쯤 믿었을 터였다.신세희가 아이를 무사히 낳고, 만약 정말 그 아이가 부소경의 자식이라는 게 밝혀진다면 임씨 집안은 여전히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었다.하지만 이 역시 그들의 추측일 뿐이었다.왜냐하면 부소경 부하들이 전국에 소문을 냈기 때문이었다.신세희를 생포해라, 그러나 반항한다면 죽여도 상관없다.그제야 그들은 부소경이 신세희를 죽이려 한다는 걸 굳게 믿게 되었다.그날부터 임지강과 허영은 돈에 눈이 멀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킬러들을 고용해 신세희를 끊임없이 쫓았다.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매번 신세희의 소식을 알아내고 찾아가면 신세희는 한발 빠르게 도망갔다.6년 동안 임지강이 킬러를 고용한 돈만 해도 수십억을 웃돌았으나 끝끝내 신세희의 그림자에도 닿을 수 없었다.결국 신세희는 부소경의 손에 끌려오게 되었다.그들은 또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부소경은 사실 다른 사람이 신세희를 죽이게 내버려 두기 싫은 건지도 모른다고, 신세희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부소경이었으니 직접 고문하려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하지만 부소경은 신세희와 그녀의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편찮은 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