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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신세희는 부소경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쓸쓸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내가 당신한테 빚진 거잖아요, 내가 당신 돈을 빚지지 않았더라도 당신은 나를 빚지게 만들 거니까, 어쨌든 당신은 날 찾아냈고, 당신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어쨌든 남성의 상류층 사람들의 눈에 나란 사람은 진작에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당신 같은 사람들 눈에 난 모략을 짜는 여자일 뿐이잖아요. 뭐가 되었든 상관없어요. 내 딸을 살려만 준다면.”

방금 통화 내용을 똑똑히 들은 것 같았다. 비록 부소경의 아버지를 만난 적은 없지만, 누가 전화했는지 알고 있는 눈치였다. 게다가 통화 내용으로 보아 남성의 모든 사람들이 부소경이 자신에게 복수를 해주길 바라는 듯했다.

어차피 도망갈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 이젠 상관없다.

부소경은 신세희의 말에 화가 나서 바로 그녀를 돌려 앉혀 한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가냘픈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충동적인 생각이 억제되었다.

그는 신세희의 헝클어진 긴 머리카락 속에 거친 손을 집어넣고 매서운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잘 들어, 내 친구가 이미 그 20억의 빚을 나한테 남겼어. 이제부터 내가 채권자야! 내가 장사꾼인 거 잘 알고 있겠지? 내가 얼마나 악랄한지 직접 봤을 테고, 그 20억의 빚이 내게로 넘어왔으니, 매일 이자가 붙을 거야. 매일 이자가 붙는다는 게 뭔지 알고 있지?”

신세희는 마음이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그녀는 결론이 났다.

부소경의 손에 잡힌 이상 부소경은 반드시 자신에게 죽는 것보다 더한 생지옥을 겪게 할 것이다, 6년 전 부소경이 신세희에게 그렇게 친절했던 이유는 세희가 소경의 어머니를 정성껏 돌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부소경은 세희에게 한없이 차가울 뿐, 아무것도 없었다.

신세희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부소경을 마주 보고 그가 하는 말들을 듣고 있자 온몸이 떨렸다.

가슴에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스며들었다.

“이, 이자는 얼마예요?” 그녀가 벌벌 떨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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