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사람들의 떠 받들어 주는 느낌도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이번 입체 교차교 프로젝트가 비록 명의상으로는 다니엘이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거의 70프로는 신세희가 완성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신세희는 실전 경험 출신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구조의 견고성에 발언권이 다분했다.다니엘도 그녀를 믿고 있기에 다 맡겼다. 두 사람의 협력은 무척이나 완벽했다.비록 다니엘이 큰 명성을 차지하고 있긴 했지만, 모레 토론회는 신세희가 다니엘과 함께 참석해야 했다.그래서 토론회 전까지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해내야 했다.그녀는 자신있었다.“거의 다 정리된 거지?” 부소경은 그런 그녀가 가여웠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다 정리됐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가득했다.“이제 자도 되는 거야?” 부소경이 또 물었다.“네.”“안아줄까?”그 말에 신세희는 조금 부끄러워졌다.‘결혼한 지 몇 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할 수 있는 거지?’마치 갓 연애를 시작한 처녀, 총각처럼 말이다.그녀는 달아오르는 얼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부소경은 그녀에게 발버둥 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숙여 그녀 겨드랑이쪽에 팔을 넣더니 단번에 신세희를 품속에 끌어안았다.여자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더 빨개지고 말았다.남자는 여자를 품에 끌어안고는 바로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실 안은 여전히 달콤한 향기가 흘러넘쳤다.다음 날, 두 사람은 컨디션이 무척이나 좋았다.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여자는 온란희에 대해 단 한 글자도 묻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믿음이었다.여자는 자신의 남편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있었다.이런 믿음은 부소경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곧이어 이어진 하루의 일도 무척이나 순조로웠다. 그동안, 부소경은 온란희가 걸어온 전화를 여러 번이나 받았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온란희는 관리를 받고 있었다.여자는 여자였다. 온수 그룹의 대표라고 해도 다를 게 없었다.그녀는 회사 일을
”…”온란희는 갑자기 마음이 시큰해짐을 느꼈다.하지만 이내 다시 생각을 정리했고 그녀의 기분은 순식간에 좋아졌다.‘안 그래도 한번 대결해 보고 싶었는데. 부소경의 아내가 왔다니! 정말 잘된 일이야’!“아내분, 지금 어디 계세요? 왜 같이 안 오셨어요? 소경 씨?” 부소경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하지만 부소경의 대답은 무척이나 차갑고 간결했다. “이미 안에 있어요.”“하!” 그의 말에 온란희는 웃음을 터뜨렸다.온란희는 이미 유리문을 통해 전시회 안쪽을 들여봤었다. 그곳에는 여러 귀부인들이 서 있었다.그들은 모두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앙칼지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들은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보다도 더 화려하게 자신을 치장을 하고 있었다. 온란희는 몸을 배배 꼬며 잘난 척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우스웠다.부소경은 당연히 이런 여자들과 함께 입장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어쩐지, 아내가 먼저 토론회에 와 있는 이유가 있었다.온란희는 사람들의 아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자도 발견했다.그 여자는 무척이나 젊어 보였고, 관리도 엄청 잘 된 것 같았다. 재잘대는 모습이며, 다른 사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까르르 웃는 모습이며… 정말이지 천박하기 그지없었다.천박하기만 한 게 아니었다. 그 여자는 무척이나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확실했다. 저 여자가 바로 신세희일 것이다.비록 신세희를 본 적은 없었지만, 온란희는 확신할 수 있었다!온란희는 가볍게 웃으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그럼 소경 씨한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제 휠체어 좀 밀어서 사모님 좀 소개시켜 주세요! 소경 씨 아내분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요. 온수 그룹이 F 그룹과 계약까지 했는데, 아직도 사모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뭐에요.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기회가 생겼네요!”그 말에 부소경은 휠체어를 밀며 대답했다. “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중 제일 소란스러운 사람들은 바로
온란희 혼자서도 충분했다.그녀는 휠체어를 밀어 여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온란희는 고개를 들었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멸시가 가득했다. “내가 당신 남편이랑 중요한 프로젝트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을 때, 당신은 아마 어느 피부과에서 시술이나 받고 있었겠죠?”“당신이 어떻게 알겠어요? 저희 같은 비즈니스 책임자의 고생을?”“당신이 타고난 미인이라 그래요. 아름다운 외모만으로 부소경 씨를 손에 단단히 잡을 수 있으니까!”“아! 맞다. 부소경 씨만 손에 넣은 게 아니잖아요. 한때 전국을 풍파한, F 그룹의 전임 대표였던 부소경의 아버지까지 손에 단단히 잡고 있다죠? 감히 당신에게 찍소리도 못한다던데. 불록한 배 들이밀며, 배 속의 아이만 믿고 부 씨 집안 안주인으로 신분 상승하려고 했을 때는 분명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맞죠? 사모님, 정말 수완이 대단하세요. 저 온란희도 혀를 내두를 정도에요.”여자는 분노 섞인 웃음을 터뜨리며 온란희를 쳐다보았다. “당신 이름이 온란희에요?”“맞아요. 당신 남편의 사업 파트너죠.”“제 남편이 누군데요?” 여자가 물었다.“부 사모님, 정말 순진하고 귀여우세요. 이 자리에 당신이 부소경 아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하하!” 그 말에 여자는 박장대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이미지고 뭐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정말 전혀 아무도 우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당신… 당신… 날 부 대표님의 사모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하하하!”“날 웃겨 죽을 생각이에요? 온란희 씨?”“당신이 F 그룹 사업 파트너라고요? 한 회사를 책임지는 여대표가 이렇게 천박한 말을 뱉다니. 비록 내가 부 사모님은 아니지만, 들어보니 알겠네요. 방금 그 말들이 너무 질투가 나서 한 말이라는 걸.”“질투에요! 당신은 지금 부 사모님을 질투하고 있어요!”“아니! 당신은!”여자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부소경을 탐내고 있어요!”그 말에 온란희는 차갑게 냉소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부 사모님이 아니라는 말을 하시다
신세희는 바로 온란희의 뒤에 서 있었다.그녀는 부소경과 팔짱을 끼고 천천히 온란희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온란희는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몇 분 동안이나, 그녀는 엄선희를 신세희로 착각하고 있었다.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아무 꺼림낌없이 박장대소를 하고,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부소경의 아내가 아니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감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 여자가 신세희가 아니었다니!신세희는 바로 그녀의 뒤에 있었다.게다가…신세희는 오늘 정장을 입고 있었다.그녀의 모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척이나 깔끔했다.위에는 하얀 정장 자켓을 입고 있었고 허리를 잡아주는 디자인이 그녀의 몸매를 한껏 돋보이게 했다.정장 안에는 검은색의 나시를 입고 있었고, 바지도 나시와 같이 검은색으로 깔맞춤을 했다.온란희와 똑같은 코디였다.같은 코디임에도 두 사람의 차이는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확실했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신세희의 완승이었다.온란희는 단정한 코디였음에도 자랑이 조금 섞여 있었다.하지만 신세희의 단정함은 무척이나 노련했다. 그녀에게는 적당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흘러넘치고 있었다.특히 신세희의 다리 길이가 그것을 더 돋보이게 했고 하이힐과 어울리는 와이드 핏 바지는 그녀의 환상적인 몸매를 더욱 드러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혀 저렴해보이지 않았다.온몸에서 노련함이 흘러넘치고 있었다.신세희는 그렇게 부소경의 팔짱을 낀 채, 엄숙한 표정으로 온란희를 쳐다보았다.그녀는 전혀 온란희에게 잘 보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온 대표님! 제 친구 엄선희가 비록 장난기가 심하긴 하지만! 선희가 대표님에게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선희를 저로 착각하셔서 그렇게 심한 질책을 하신 건가요?”그녀의 말에는 다른 두가지 뜻이 숨겨져 있었다.첫째는 엄선희가 뭘 잘못했냐는 뜻이었고, 둘째는 나 신세희가 뭘 잘못했냐는 뜻이었다.그 말에 온란희는 그만 말을 더듬거리고 말았다.그녀가 말을 더듬거리는 이유는 엄선희를 신세희로 착각해서
바꾸어 말하면 이 건축디자이너는 분명 다년간 시공 현장을 발로 뛴 사람일 것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이처럼 다채로운 경험을 안고 살진 않을 것이다.시공 현장을 발로 뛴다고?온란희는 갑자기 신세희가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온 사람이라는 것이 생각났다.조금 전 엄선희도 그녀의 친구들도 모두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왔다고 얘기했었다. 게다가 엄선희와 신세희는 친한 친구 사이였다.세상에!온란희는 순간 머리가 아찔해 났다.설마 그녀가 오랫동안 존경했던 여 건축디자이너가 바로 신세희였단 말인가?그녀는 신세희를 그저 집에서 사랑이 고파 애교나 부리는 여자로 여기고 있었다.게다가 아주 비천하다고 여기고 있었다.온란희는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해서 얼버무리며 말했다."설마, 당, 당신이..."바로 그때 신세희가 온란희에게 물었다."온란희 씨, 아직 저한테 원한을 품은 이유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어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왜 그런 거친 말들을 뱉은 건가요? 비록 당신이 나무란 사람은 내 친구지만 따지고 보면 나를 나무란 거나 마찬가지예요. 온란희 씨, 우리 사이에 무슨 원한 섞인 일이 있나요? 우리 만난 적 있나요?"그렇다.두 사람은 만난 적도 없는데 그녀는 신세희가 아닌 사람에게 신세희를 모욕하고 있었다.멍청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온란희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러게요, 참 이상해요. 왜 갑자기 멀쩡한 사람을 모욕해요?""당신은 얼마나 잘났다고 그러는 거예요? 다리에 철심 박고 휠체어에 앉아 사는 신세에 집에서 요양하지 않고 이런 자리에서 난동을 부리는 거예요? 부씨 가문 사모님이 교양 없다고 욕하던데 지금 보니 되레 당신이 더 교양 없는 사람이네요.""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미친 여자예요? 왜 여기까지 와서 난동을 부리는 건데요?""보아하니 남자한테 차였나 봐요?""이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겠어요?"다들 그녀를 두고 수군거리기 바빴다.모두 조금 전 온란희가 한 행동에 화가 난 모양이었다.그녀를 알지도 못하면서 휠체어
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온란희를 바라보았다."왜요, 온란희 씨는 내가 아니길 바랐나 봐요?"온란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석고상처럼 그 자리에 떡하니 얼어붙었다!그녀는 입을 떡 벌렸다.하얗게 드러난 이와 그녀의 발에 감긴 붕대는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너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또 민망하기 그지없었다.온란희는 원래부터 못생긴 편이 아니었기에 휠체어에 앉아있어도 꿀릴 외모는 아니었다.하지만 조금 전 이유 없이 난동을 부린 것도 모자라 지금 적잖이 당황한 모습까지 더해지니 신세희와 비교하면 보잘것없기 그지없었다.하필 이 순간만은 온란희가 하찮기 그지없었다.왜냐하면 그녀는 이 한국인 여 건축디자이너를 너무나도 존경했기 때문이다.그녀는 해외 유명한 건축학원에서 공부한 적도 없다고 한다.그녀의 디자인은 모두 그녀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그녀의 디자인 스타일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디자인한 작품과 건설을 마친 건축물들은 가장 단단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이런 디자인 재능은 보통 남자 건축디자이너들도 쉽사리 해낼 수 없는 것들이다.그러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디자이너 다니엘도 그녀를 스승으로 받드는 것이다.게다가 그녀를 은사님이라고 존칭한다.온란희는 오래전부터 이 여 건축디자이너를 만나보고 싶었다.왜냐하면 드넓은 동남아에서 개발해야 할 프로젝트가 많았기에 이런 최고급 여 건축디자이너의 힘을 입는다면 온씨 가문이 동남아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지위를 얻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온란희는 그 여 건축디자이너가 신세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게 신세희였다니!최근 며칠 동안 그녀가 죽도록 미워했던 여자다.참 우습기도 하지.신세희의 아이도 온란희의 치졸한 속셈을 눈치채지 않았을까?그렇지 않고서야 며칠 전 부소경과 신세희의 아이, 열두 살밖에 되지 않는 여자아이가 그녀를 두 번씩이나 밀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처음에는 정
"왜냐하면 이번 세미나는 건축업계에서 전업성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 세미나거든요. 외부인이고 온씨 가문 아가씨인 데다 시공 현장을 한 번도 발로 뛰어보지 못한 당신은 사실 이번 세미나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도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여기까지 와서 제 친구 노릇 해 줄 필요 없어요. 하지만 그래도 고마워요, 온란희 씨, 고마워요."신세희의 말은 겉으로 보면 온란희를 배려하고 이곳까지 찾아와 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고 있었다.부상도 마다하고 이곳까지 찾아온 그녀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었다.그녀를 순수하고 착한 꽃이라고 칭찬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사실은?그녀를 조롱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온실에서 핀 꽃, 자칫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였다!보란 듯이 꺼낸 저격 멘트에 온란희는 반박 한 마디 꺼내지 못했다.어찌 반박할 수 있겠는가?그녀의 말에 틀린 점이 있는가?조금 전 그녀는 등장과 동시에 신세희가 아닌 사람에게 한바탕 호통까지 쳤다.실수로 사람을 잘못 호통친 건 그렇다 치고.가장 중요한 건 신세희를 알지도 못하면서 호통을 친 것이다. 이건 즉?질투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루어야 할 목적이 있다는 뜻이었다!그 순간 온란희는 자신이 완전히 발가벗겨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속셈을 죄다 신세희에게 들켜버린 것 같았다.그녀는 신세희의 남편을 그리워하고 있다.그런데 신세희가 가만히 있을까?온란희는 민망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바로 그때 부소경이 신세희의 앞으로 걸어와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오늘은 당신과 다니엘이 주인공인 날이잖아. 일 크게 만들지 마."신세희는 곧바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여보."그녀는 부소경의 말에 아주 잘 따랐다.그녀의 표정 변화 속도는 아주 빨랐다. 신세희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웃으며 온란희를 바라보았다."농담이에요, 온란희 씨. F그룹 귀빈이시니까 이번 세미나 귀빈이시기도 하죠. 다니엘 씨가 디자인한 인터체인지도 모두
부소경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그는 도무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순식간에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뭐라고요?""나, 당신 애인이 되고 싶다고요. 소경 씨, 우리 이미 알고 지낸 사이잖아요. 당신 와이프는 나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인 거 알아요. 나도 인정해요. 그녀와 같은 대접을 해달라고 바라지 않을게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부일처제가 유명하단 것 정도는 알아요. 명분까진 바라지 않을게요. 그냥 애인으로라도 받아줘요. 애인 얼마나 좋아요? 난 당신의 아이를 낳아줄 수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온씨 가문도 당신의 소유로 될 수 있어요."온란희는 매우 간절하게 말했다.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부소경을 너무 사랑한다.그가 내뿜는 남성미, 그리고 그녀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까지.되레 이런 행위가 온란희를 그에게 더욱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그녀가 아는 남자 중에 부소경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온란희는 남자를 선택함에 있어 표준이 있었다. 바로 그녀보다 약한 남자한테 시집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에 든 남자라면 내연녀가 되어서라도 그의 곁에 머물러 있고 싶어 했다.그녀가 천박한 이유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천박하면 뭐 어떤가?그녀는 부소경이 마음에 든다.그녀는 부소경을 좋아한다.그녀는 그의 내연녀가 되어도 좋다.게다가 그녀는 부씨 가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부성웅과 부태성도 한때 밖에 내연녀를 두었었다.이건 부씨 가문에서 별로 희한한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자신을 부소경에게 갖다 바치면 그가 반드시 받아줄 거라 여겼다.그녀는 온씨 가문 아가씨였기 때문이다.그리고 온수그룹 대표이기도 했다.어느 남자가 싫어하겠는가?하지만 온란희의 예상과 반대로 부소경은 단번에 그녀를 밀어냈다."계약서에 아직 사인하지 않았으니, 앞으로 F그룹과 온수그룹은 다시 손잡을 일 없을 겁니다! 이만 꺼지세요!"온란희는 깜짝 놀랐다."당신, 뭐라고요?""당신이 살던 곳으로 꺼지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