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96화

반원명은 처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누구일까?

막연했다.

하지만 또 선명한 것 같기도 했다.

부소경을 만난 순간 친절함이 느껴졌다.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짙은 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부소경이 그에게 누구냐고 물었을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반호영인가?

이번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부터 반원명은 계속 같은 의문을 안고 있었다.

오늘 반명선, 지영주, 신유리를 만나기 전, 그는 내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고 도저히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혹시 병으로 인해 후유증이 생긴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세 여자를 만나고 갑자기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같았고 감격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우주는 무궁무진하게 오묘하고 아무도 정확히 전부를 알 수는 없다.

어떤 기묘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자기 자신, 반원명 같은 일처럼 말이다.

반원명은 중원 몹시 가난하고 뒤떨어진 현성에서 자랐다.

비록 뒤떨어진 보잘것없는 곳이지만 반원명의 집안은 아주 부유해서 회중현 채시거리 일대에서는 거의 으뜸가는 집안이다.

반원명이 어릴 때 채시거리에 반씨 집안의 점포가 20개나 넘었다.

그때 반씨 집안사람들은 모두 좋은 것만 먹고 마셨는데 다들 그들을 부러워했다.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남자애들은 왕자님 대접을 받아 마땅했지만, 반원명은 그렇지 못했다.

8살이 되던 해, 반원명은 자기가 반씨 집안의 친 자식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반건호는 그의 친 아버지가 아니었다.

반원명은 위에 누나가 셋 있었는데 셋째 누나 반유이를 낳은 후 엄마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혼이 흔치 않은 시대였다.

게다가 작은 현성인지라 사람들이 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아들이 없는 집안은 아무리 대단한 집안이라도 가업을 이어받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외지에서 남자아이를 한 명 데려온 것이다.

그 아이는 사생아였다.

소문에 의하면 아이의 아버지는 지위가 꽤 높은 상인이었고 엄마는 아버지 곁에서 일을 도와주던 비서였는데 둘은 아버지 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 서로 좋아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