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건호는 아들이 그렇게 말할 것이로 생각했다.그렇게 말해야 자기들 마음에 드니까!하지만 반원명은 더 세게 울었다.그는 반건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나 아빠 엄마 친아들 아니고 데려온 아이 맞아요?”반건호는 당황했다.그의 아내도 당황한 말투로 말했다. “얘야, 그게 무슨 소리야?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니? 누가 그렇게 얘기했어?”반원명의 목소리에는 처량함이 가득했다.처량하고 절망적이었다.마음속으로는 두려웠고 말투는 의기소침했다. “재산을 뺏으러 온 아이라는 말 자주 들었지만, 재산이 뭔지도 몰라요. 재산 같은 거 빼앗을 생각 없어요.다 우리 집 건데 왜 내가 빼앗아야 해요?”반건호와 아내 “...”“아빠, 엄마, 하지만 데려온 아이가 뭔지는 저도 잘 알아요.그건 나랑 누나들은 다르다는 거죠. 저는 아빠 엄마 친자식이 아니고 누나들만 아빠 엄마가 직접 낳은 아이라는 뜻이죠?”반원명의 물음에 반건호와 아내는 몹시 난처했다.반원명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대답해 주지 않아도 다 알아요. 내가 재산을 빼앗으러 온 아이라고 그러시고, 누나들만 사랑해 주고 나는 예뻐해 준 적 없잖아요.할머니가 집에서 기른 닭이 낳은 계란을 삶아 누나들에게만 주고 저는 안 주는 거 봤어요.나도 계란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할머니가 나는 누나들 재산도 다 빼앗았는데 먹는 건 덜 먹으라고 하셨어요.아빠, 엄마, 나 정말 데려온 아이예요?정말 그렇다면, 내가 재산 뺏을까 봐 두려우시면 혹시...”반원명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어릴 때부터 마음이 차분하고 주견 있는 아이였다.가슴이 너무 아팠지만 그래도 말했다. “그럼, 저를 저의 친부모에게 데려다 줄 수 없을까요? 저도 누나들처럼 사랑받고 싶어요.”그 말을 듣자, 엄마는 불쌍한 아들을 안고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아들. 미안해.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해 줄게, 누나들 사랑하는 것처럼, 너도 많이 사랑해 줄게. 내 아들...”그 후로 반원명은 조금 편하게 살 수 있었다.할아버지, 할머니도 더 이상
반원명은 멍해서 물었다. “아빠... 무슨... 무슨 말씀이세요?”반건호 “대학 포기해라. 집안 사정상 더 이상 네 학비 대주기 어렵구나.”“아빠!” 반원명은 격동해서 눈물을 보였다. 18살이나 된 사내가 쉽게 눈물을 보이면 안 되지만 그 순간 너무 견디기 어려웠다.정말 견디기 어려웠다.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다 견뎌냈다.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를 많이 사랑해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누나들이 깔보고 우습게 봐도 다 참았다.반원명은 나중에 대학에 붙어 집을 떠나면 다시는 집에 손 벌리지 않고 혼자 사는 날이 오기를 꿈꿨다. 집안 재산도 물려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출세하면 꼭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효도할 생각이었다.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반원명에게 대학은 유일한 길이었다.하지만 지금 반건호가 그더러 대학을 포기하라고 한다.반건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처럼 작은 현성에서 어느 집에서 네 나이가 되도록 공부하라고 돈을 대주니? 네 누나들은 벌써 공장에서 일하잖아. 누나들 시집갈 돈도 다 너한테 줘야 하는 거야? 그 돈도 다 너 공부하는 데 써야 하겠어?”“아빠!” 반원명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몰래 모은 돈도 몇천만은 돼요. 그 돈이면 여기서 집도 몇 채는 살 수 있어요.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마세요.엿들은 건 아니에요. 할머니가 지난번에 옆집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그렇게 얘기했어요. 손녀들 시집갈 때면 집 한 채씩 선물하겠다고 그러셨어요.할머니 돈이니 그건 그렇다고 쳐요.하지만 우리 집 상가는요.한 달에 상가당 20만 원도 넘는 월세를 받잖아요. 네다섯 상가면 월세가 거의 100만 원이에요. 그리고 아빠 모래 파는 돈에 땅도 있잖아요.모래 한 차면 돈이 얼만데요?회중 현 채시 거리에서 우리 집보다 잘사는 집안은 없을 거예요. 아빠, 제 말이 맞죠?그런데 내가 대학 갈 돈을 누나들이 대준다고요?”그때가 90년대였다.국내 대부분 지역은 경제가 발달하지 못했다남성
반원명 “...”한참이 지난 후 반원명이 냉랭하게 물었다. “아빠? 나, 아빠 엄마 친아들 맞아요?”“당연하지! 또 허튼 생각! 너 그 의심 많은 성격은 대체 누굴 닮은 거니?”“아빠 닮은 건 아니겠죠. 아빠는 함부로 누굴 의심하지 않잖아요!” 반원명은 화가 나서 반건호에게 대들었다.반건호 “너! 말대꾸하는 건 어디서 배웠어!”“내가 아빠 친아들이면, 대학 가겠다는 아들 앞길을 막겠어요?”“당연히 아니지!” 반건호가 바로 대답했다.반원명이 웃었다. “하하!”반원명의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내가 친아들이에요?”반건호 “다 컸다 이거냐? 나를 떠보고 나한테 대들고. 허튼짓 그만둬라! 어쨌든 넌 네 엄마랑 내가 다 키웠다. 너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다 키웠다고! 키운 정이 낳은 정보다 무서운 거야!너를 지금까지 키우는 게 쉽기만 한 줄 알아?우리가 늙으면 우리 곁에서 효도하고 보살피라고 널 데려다 키운 건데, 대학 붙어서 가버리면, 다시는 여기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는 어쩌라고!” 반원명이 모질게 “딸이 셋이나 있잖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그러지 않았다.그 말을 들으면 반건호는 마음이 아플 것이다. 자기를 키워준 부모님이다. 먹여주고 학교도 보내준 사람들인데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님을 거역하지는 말아야 했다.낳아준 부모면 어떤가?낳기만 하고 키우지는 않았다. 심지어 돈을 받고 아이를 팔아버렸다.낳아준 부모를 생각하면 키워준 부모가 조금 이기적이긴 해도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18살 사내 반원명은 부러움과 괴로움 속에서 그해 여름을 보냈다.자기보다 성적이 낮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는 걸 바라만 봐야 했다.다른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품는 걸 지켜만 봐야 했다.하지만 반원명은 부모님 곁을 지켜야 했다.반원명은 매일 거리에서 잡일을 했다.일이 바쁠 때면 모래장에서 부모님 일을 도왔다. 1년이 지나자, 대학의 꿈도 거의 잊히는 것 같았다.하지만 반원명은 알았다. 그는 매일 저녁 밤늦게까지 공부했
부모님의 대화를 들은 반원명은 마음이 칼에 베이듯 아팠다.다행히 그는 이미 어린애가 아니었다.아픈 마음도 잘 숨길 줄 알았다.그는 이미 19살의 사내였다.웬만한 일들은 스스로 삼킬 수 있었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우습기도 했다.나중에 어른들 시중을 들어야 하니 떠나지 못하게 반원명을 묶어두기는 하지만 절대 재산은 그에게 남겨주지 않으려 한다.반원명은 문을 열고 들어가 따지고 싶었다. “내 재산은요, 나에게는 무얼 남겨주실 건가요?문을 두드리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그만뒀다.반원명의 꿈은 이 현성에 묶여있는 게 아니었다.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가 따지면 부모님이 마음에 걸려 그에게도 재산을 나눠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봤자 재산을 네 등분해서그에게 한몫만 나눠줄 것이다.하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는 평생 현성에 남아있어야 한다.아니다!반원명은 그게 싫었다.그는 반드시 대학에 붙어 꼭 출세해야 했다. 출세해서 꼭 부모님에게 효도할 생각이었다. 부모님이 그를 어떻게 대해줬든 키워준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가슴 속에 늘 미안함이 있었는데부모님이 그렇게 얘기하는 걸 듣고 나니 반원명 마음도 편해졌다.반원명은 마음속의 짐을 다 내려놓았다.그날 저녁, 반원명은 부모님에게 편지를 남겼다.아빠, 엄마,저 떠나요.저 꼭 대학에 가야겠어요.제 성적으로 꼭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집안의 재산, 제가 포기할게요.걱정하지 마세요. 대학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올 거예요.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저 영원히 아빠, 엄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나중에 출세해도 절대 아빠 엄마 버리지 않을 거예요.반드시 돌아와 아빠 엄마 모실 거예요.이 편지를 보실 때면 전 이미 집을 떠난 지 하루가 지났을 거예요.누구도 반원명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반원명이 가진 돈은 20만 원이 전부였다.반원명이 지난 1년간 일하며 번 돈을 아껴서 모은 것이다.반원명도 오랫동안 숨어서 지낼 생각은 아니었다. 학교를 찾아 시험
절대 누나들이랑 재산도 뺏지 않을게요.그리고 부모님은 제가 모실 겁니다.”아들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어느 마음 독한 부모가 아들 대학 길을 막겠는가?반건호 부부는 바로 승낙했다.반원명을 별로 예뻐해 주지 않던 할머니도 손자에게 40만 원을 줬다.누나들도 각각 20만 원씩 줬다.반원명은 희망과 사랑을 안고 대학으로 떠났다.7년의 대학 시절 동안반원명은 연애도 한 번 하지 않았다.멋진 외모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짬짬이 일도 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철이 들고 냉정한 성격의 반원명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많았지만그는 반드시 현성으로 돌아가야만 했다.그래서 연애하면 오히려 여자애에게 상처를 남길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7년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26살이 된 반원명은 많은 재능을 익혔다.26살밖에 되지 않은 방금 의학원을 졸업한 학생이었지만, 반원명은 이미 수술잘 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었다.반원명은 3년 전부터 수술대에 섰다.그는 타고 난 의사였다.심지어 첫 수술을 할 때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사람을 구하는 일이니 긴장하지 말고 좋은 마음가짐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26살의 반원명은 학교에서 꽤 이름 있었다.하지만 그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았다.교수님이 “학교에 남으면 어때?”라고 제안했지만,반원명은 웃으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교수님. 전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현성으로 돌아가면 절 받아줄 병원은 많을 거예요. 평생 큰 꿈은 없어요. 전 그냥 의사가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좋은 직장을 가지면 어떻게든 굶어 죽지는 않겠죠. 그리고 전 부모님 모셔야 해요.”하지만 그때 반원명의 소박한 그 꿈도 실현하기 어려웠다.고향으로 돌아가는 수속을 다 밟고 나서야 그가 졸업하는 해부터 국가에서 더 이상 대학생들의 직장을 배정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의사도 마찬가지다.이 소문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그래서 정식으로 통지가 내려오기 전, 현성의 힘 있는 집안에서는 미리 자식들의 직장을 안배했다.그러고 보니
반원명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부모님이 아니었으면 한 대 치고 싶었다.독하게 마음먹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었다.하지만 그 순간, 반원명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해도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아빠, 엄마.” 반원명은 애써 마음을 가라않히고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대학 다닐 때 인턴을 해서 모은 돈이 조금 있어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도 짬짬이 일해 돈을 벌었잖아요. 집에 손을 벌린 적 없었어요. 그 대신 저축도 했어요.”반원명은 지난 7, 8년간 고생하면서 모은 돈을 저축한 통장을 반건호에게 보여줬다.“여기 200만 원 있어요.” 반원명이 말했다. “이 돈으로 상가 2개 빌려 쓰고 싶은데 충분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것밖에 드리지 못해요. 나머지 여윳돈으로는 문서도 받고, 약재도 사야 해서 더 드릴 수는 없어요.이 돈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세요.다른 사람에게는 돌아온 아들에게 대범하게 병원을 차려줬다고 얘기해도 좋아요.그럼, 사람들이 얼마나 아빠 엄마를 좋게 보겠어요?재산 따위는 지금 당장 포기하겠다는 문서를 쓸게요.”부모님의 머뭇거리는 표정을 본 반원명은 바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는 더 이상 18살의 어린애가 아니다.이미 사람 상대하는 방법을 익혔다.“싫다고 하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요. 여기서 낳고 자라서 이웃들도 절 잘 알잖아요. 제가 병원을 열면 당연히 아는 사람이 많은 곳을 선택해야 해요. 그래야 환자도 많죠. 그러니 만약 아빠 엄마가 싫다고 하면 건너편 상가를 물어불 수밖에 없어요.그 사람한테도 200만 원만 줄 거예요. 나머지 돈은 제 의사 면허증으로 대출을 받을 거예요.가까운 이웃이니 이 정도는 봐줄 거예요.하지만 아빠 엄마는...사람들이 많이 비웃겠죠.자기 아들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고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그러겠죠.”반원명의 말을 들은 부부는 등골이 오싹해졌다.특히 엄마가 더 그랬다.엄마는 아들이 가여웠다.어쨌든 어릴 때부터 키운 자식이다.엄마는 울며
어릴 때부터 반원명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깊은 밤 혼자 그 상처를 치유했다.반원명은 가족의 정을 갈망했다.가족의 버림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반원명은 이미 마지막 선택을 했다. 재산도 그 무엇도 다 포기할 수 있었다.부모님이 그에게 사랑을 준다면, 그를 가족으로 받아준다면 뭐든 양보할 수 있었다.반원명은 의지가 굳은 사나이다.공부도 잘하고 품성도 좋고 의술도 높았다. 겉보기에는 온화하고 착하고 냉정한 사람이다.하지만 그의 마음이 얼마나 약지 아무도 몰랐다.가족이 정이 얼마나 그리웠을까?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누나, 누구라도 그에게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사랑을 준다면, 가족의 정으로 따뜻하게 그를 품어준다면반원명은 반 씨 집안에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가족을 위해 죽어야 한다고 해도 괜찮았다.하지만 부모님은 그에게 그렇게도 갈망하는 정과 관심을 주지 않았다.그래도 반원명은 부모님을 포기할 수 없었다.어떻게든 이대로 지내고 싶었다.이렇게 자기를 속이고 싶었다. 자기도 이 세상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고, 부모님에 할아버지, 할머니, 누나들까지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싶었다.거짓 속에서 살아도 이렇게 하루하루 지낼 수 있으면 충분했다.“그럼 아빠, 엄마는 무슨 생각이세요?” 반원명이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절대 상가를 내줄 수 없는 건가요? 아무래도 건너편 상가를 알아봐야겠죠?”반건호가 입을 열었다. “원명아, 네가 우릴 오해한 거야. 부모가 돼서 어떻게 너한테 월세를 받아? 우린 네 돈을 받고 싶지 않아.하지만 네 세 누나도 공평하게 대해줘야지?그러니 돈 내고 상가 빌려 써.우린 이 뜻이었어.아빠 엄마 마음을 헤아려야 해. 우리가 네 돈을 받으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픈 건지, 꼭 알아둬.하지만 네 누나들도 똑같이 대해야 하지 않겠니?내 말이 맞지?”“아빠 엄마 말씀이 다 맞아요.” 반원명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하면 되겠죠? 먼저 200만 원 드릴게요. 제가 돈을 벌면 나중에 더 드
반건호 부부는 반원명이 이렇게 세게 나올 줄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그들은 다른 생각이 없었다.그냥 반원명이 너무 잘 되는 걸 막고 싶었을 뿐이다.너무 잘 돼서 아들이 그들의 말도 안 듣고 달아나면 어떻게?그래서 집안 식구들끼리 토론해서 이런 수를 썼다.병원은 계속 열어도 좋다.그래야 집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다.반 씨 집안 거리의 장사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었다.하지만 장사가 잘돼서 번 돈이 다 넷째 반원명 주머니에 들어가는 건 싫었다.번 돈은 반원명이 아닌 반 씨 집안의 수입이어야 했고, 제일 좋기는 반 씨 집안 세 딸이 그 돈을 나눠 가졌으면 했다. 그래야 돈도 집안사람들이 벌고 아들도 곁에 남겨둘 수 있다.손에 돈이 없으면 반원명도 멀리 가지 못할 것이고집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이게 반 씨 집안사람들의 생각이었다.그들은 반원명이 흔쾌히 동의할 줄 알았다.지난 세월 동안 반원명은 계속 양보해 왔고 양보가 습관이 된 사람이다.이번에 반원명이 거절할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반원명은 병원을 닫고 집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 그는 병원과 사업을 포기할 생각이었다.희망이 없었기 때문이다.반원명은 의기소침해졌다.죽을 생각까지 했다.반 씨 집안사람들 마음이 조급해졌다.하지만 그들은 자기의 잘못이라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를 키웠다고, 반원명에게 얼마나 많은 걸 줬는데 은혜를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이웃들이 비아냥거리는 말을 하자 그들은 더 상심이 컸다.“에휴, 역시 데려온 자식은 달라. 마음에 내키지 않으니 바로 어른 거역하는 거 봐.얼마나 더 잘해줘야 해?아들 대학까지 보내줬잖아!대학을 7년이나 다녔어.이웃 중에 누구 집 아들이 자네 아들보다 더 귀하게 컸어? 대학을 다녀?우리 아들은 중학교만 다니고 일을 시작했어. 큰 도시로 가서 시멘트나 나르고 있는데.자네 아들은 데려온 아이인데도 그렇게 잘해주고.대학까지 보내주고, 상가도 내주고, 병원까지 차려줬잖아.그런데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