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숙은 속으로 계속 미심쩍어 했다. 이 기회에 그녀는 아들 구서준과 처남 구경민을 따라 남성으로 왔는데, 그녀는 남성에 있는 이 병원이 가장 건강검진을 잘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이 병원으로 온 것이었다. 게다가 이건 여자 일이니 예비 며느리를 데리고 검사를 받고 싶어 했다. 일을 처리하는 김에, 며느리도 만나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구서준과 구경민 두 사람 모두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민정아가 주저 없이 흔쾌히 동의했다. 그녀는 매우 기쁘게 예비 시어머니에게 팔짱을 끼고 말했다. “괜찮아요 아주머니! 저는 그 병원을 잘 알고 있어요. 세희랑 윤희 이모 모두 거기서 아이를 낳았어요. 게다가 시언 오빠의 며느리도요. 저도 마침 유미 씨를 보러 가던 참이었는데 지금 같이 가요!” 그렇게 민정아는 기쁜 마음으로 예비 시어머니를 모시고 이 병원으로 건강검진을 보러 온 것이다.그녀는 시어머니의 건강검진이 거짓말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이는 모두 민정아를 지켜보려고 꾸민 일이었다. "아주머니, 여긴 제 친한 친구인 신세희 오빠의 아내, 성유미 씨에요. 유미 씨는 마흔 살에 아이를 낳느라고 거의 죽을 뻔했어요. 그런데 오늘 분명 무슨 어려운 일을 겪은 것 같아요. 방금 문밖에서 만난 부부가 바로 유미 씨의 시부모님이세요. 제 생각에는, 유미 씨의 시부모님이 며느리를 좋아하지 않은 게 분명해요. 유미 씨가 시언 오빠보다 나이도 많고, 집안도 시언 오빠 집안만큼 좋지도 않거든요! 전 정말 그 시부모님들처럼 부잣집만 선호하는 사람들을 싫어해요!” 민정아는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그녀는 한 손으로 성유미를 껴안고 화를 내며 말했다.“유미 씨, 이렇게 가면 안 돼요. 아직 아기를 낳은 지 3일 밖에 안 됐는데, 절대 가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 아주머니, 저 대신 유미 언니 좀 맡아 주세요! 유미 언니를 절대 보내면 안 돼요. 아기를 낳은 지 3일밖에 안 돼서 몸이 너무 허약해요! 저는 서시언 오빠에게 연락할게요.”“…”조민숙은 어안이 벙벙
민정아는 갑자기 겁에 질려 몸을 떨더니 조민숙을 소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아, 아주머니…”그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순간 성유미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본 그녀는 발끈한 나머지 현명하고 지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예비 시어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꾸짖는 것을 들은 민정아는 휴대폰을 손에 떨어뜨릴 뻔했다.그녀는 전화를 끊은 뒤 어쩔 줄 몰라 하며 예배 시어머니를 바라보았고, 너무 겁이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구서준이 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구서준은 이곳에 없으니,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이지? 이때, 서시언이 차를 타고 병원으로 왔고, 차에서 내려 서둘러 민정아와 성유미에게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여보, 무슨 일이야?"성유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눈물만 흘렸다. 서시언은 민정아에게 다시 물었습니다.“정아야, 무슨 일인데? 여보, 왜 우는 거야?” 민정아는 즉시 당황하며 말했다.“시언 오빠, 유미 씨를 잘 돌봐주세요. 저는... 아주머니와 함께 먼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게요. 전… 이만 가볼게요.” 서시언은 민정아에게서 당혹감, 혼란, 초조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즉시 걱정스럽게 물었다. "정아야, 무슨 일이야? 도움이 필요해?” 서시언은 그의 아내에 대해 극도로 걱정했지만, 그의 마음씨로는 민정아를 무시할 수 없었다. 민정아는 어색하게 고개를 저으며 예비 시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서시언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여성이 낯익은 모습임을 확인하고 몇 초 동안 생각한 후 구서준의 어머니임을 기억했고, 즉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서시언의 예의 바름과 착한 성격은 조민숙의 마음에 쏙 들었다. 민정아가 그런 남자와 친구인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이 조금 편해졌고 표정도 부드러워졌다.그녀는 한숨을 쉬며 민정아를 꾸짖으려던 참에 서시언의 품에 안겨 있던 성유미가 순간 기절하는 걸 발견했다. "여보! 여보!”
민정아는 최대한 공손한 말투로 말을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말솜씨로 시어머니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을 정도였다. 이에 민정아는 그녀의 예비 시어머니를 쳐다보았지만 시어머니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민정아의 심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시어머니가 그녀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해서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만, 지금은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었다. 성유미의 문제를 먼저 처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성유미는 2시간 후에 일어났고 의사는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휴식과 영양 보충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서시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시언의 부름을 받고 왔다. 그의 어머니는 솔직하게 말했다. "나는 사실만 말하고 있어. 성유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난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악의적인 건 아니었어. 10년 후에, 만약 내 아들이 더 이상 성유미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손해를 보는 건 역시 성유미가 아닐까?” 하지만 서시언은 단호했다."나는 이번 생에 절대 재혼을 없을 거예요. 유미가 설령 흰머리라도 난 그녀를 원해요. 아시겠어요? 내가 가장 방황하고, 나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몇 년 동안 난 자살까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난 유미를 만났고, 그녀는 내 외로움과 절망을 가장 잘 이해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다고요! 그녀는 내 평생의 동반자이고, 내가 가장 아끼는 내 연인이에요! 어머니! 전 유미가 없으면 행복하지 않아요!”그러자 그의 어머니도 눈물을 흘렸다.“아들, 엄마는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네가 유미가 좋다면, 엄마는 앞으로 며느리를 잘 대해줄게. 그러니 걱정하지 마, 유미에게도 사과를 하마.” 그의 어머니는 상당히 개방적인 사람이었고, 그녀는 즉시 성유미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유미야, 미안하구나. 날 용서하고 기회를 주지 않겠니?” 그러자 성유미는 즉시 대답했다.“네, 어머니!” 한차례 폭풍은 이렇게 지나갔고, 서 씨 집안
그러자 민정아는 즉시 기뻐하며 말했다."이모, 제 둘째 삼촌이 모든 경제권을 이모에게 물려주었을 뿐 아니라 지금은 이모를 위해 경호원까지 붙여주셨잖아요. 제 생각에는 둘째 삼촌이 이모를 보호하기 위해 경호원을 붙인 게 아니라 사실은 다른 남자가 이모를 채갈까 봐 걱정돼서 경호원을 구한 것 같은데요. 이모는 갈수록 예뻐지는 것 같아요.” 민정아는 항상 거침없이 말했다. 그녀의 낮은 자존감과 무력감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사람들 앞에만 서면 나타났다.하지만 이모에 대해 민정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매우 거침없이 말을 했다. 고윤희는 민정아에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계집애야! 너도 몇몇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만 그렇게 억척을 부릴 수 있잖아!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어?!” “헤헤, 이모… 그럼 경호원은 도대체 누군데요?”민정아가 묻자, 고윤희는 차에서 물건을 옮기는 여성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지영주.”반대편에 있던 지영주는 트렁크에 실려있던 캐리어를 꺼내 끌고 오며 부드럽게 소리쳤다. “윤희 언니.” 고윤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주야, 소개할게. 여긴 내 조카 민정아. 우린 모두 정아라고 불러.” 그러자 지영주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민정아를 바라보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정아 씨.” 그녀는 예의 발랐고, 얼굴에는 어색함이 묻어나 있었다. 민정아는 지영주가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민정아는 즉시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을 찾은 것 같은 친근함을 느끼며 말을 꺼냈다."그, 그쪽이 지영주에요?” 지영주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아 씨.” "안녕하세요!" 민정아는 즉시 활발해졌다. "그… 저를 정아 씨라고 부를 필요 없어요. 다들 저를 그냥 정아라고 부르는걸요. 가끔은 절 말괄량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전 마음씨 하나는 좋아요. 하지만… 영주 씨 앞에서는 침착해 질게요, 헤헤. 제 활력은 최여진 같은 사람만 감당할 수 있거든요.”그 둘을 비교했을
고윤희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반호영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신세희와 부소경이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또한 부소경이 쌍둥이 형제를 잃은 줄 알고 오랫동안 슬퍼하고 있던 것도 직접 보았다. 그러나 고윤희는 지영주가 반호영을 그렇게 그리워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지영주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고, 지영주는 눈물을 흘리며 모든 얘기를 말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 고통은 진작에 나아졌어요. 그리고 저희 오빠, 저는 오빠가 사실은 계속 살고 싶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단지 절 귀국시키고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겠죠. 우리에게 가족은 서로뿐이었어요. 저도 오빠가 조만간 목숨을 내걸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전 평생 연애를 해본 적은 없지만, 반호영을 사랑했어요. 윤희 언니… 언니는 이런 사랑의 맛을 아세요? 저는 그 사람을 위해서 아이를 낳고 싶고, 그 사람과 함께 살고 싶었어요. 그 사람과 함께라면 앞으로 어떤 비바람을 겪어도 두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반호영은 죽었어요… 반호영이 죽었다고요. 윤희 언니, 이런 제가 혼자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지영주의 말을 들은 고윤희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그 감정을 이해했다, 지영주는 희망을 볼 수 없었지만 반호영은 그녀의 모든 희망이자 아름다움이며 모든 것이었다. 그러나 반호영은 죽었다. 고윤희는 너무나도 잘 이해했다.하지만 사람이 살아있지 않은데 뭘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지영주를 껴안고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영주야, 나에게도 애인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 눈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었어. 그때 언니도 너무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 앞으로 너에게 더 좋은 사람이 찾아올 수도 있는 거야. 그러니 그런 사람을 만나기 전에 나를 친언니로, 형민이를 작은 조카로 대해줘. 그리고 세희. 세희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주
민정아는 고윤희를 쳐다보았고, 두 사람의 눈은 빛났다. 지영주는 친구가 없었고, 그녀가 이 세상에서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고윤희에게는 확실히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민정아도 지영주를 좋아했다.그녀는 처음 지영주를 보았지만 이미 신세희로부터 지영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지영주 역시 민정아처럼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았고 어릴 때부터 고생을 했기에 민정아는 지영주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갖고 있었다.그녀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네가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어. 남성은 내가 잘 아니까 오랜 친구를 만나고 싶은 거면 내가 데려다줄게!” "그래, 영주야. 정아가 데려다줄 거야.” "아 참, 나한테 엄선희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애는 엄청 열정적이고 말이 많아. 우리 둘이 널 데리고 가서 네 친구를 찾으면 넷이서 같이 놀 수 있겠다.” 민정아는 엄선희가 매우 수다쟁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도 말을 매우 많이 했다.“내가 뭐 하나 알려주자면, 난 이제 윤희 이모랑 세희랑 얘기를 할 수 없게 됐어. 왜 그런지 알아?”그녀는 매우 들뜬 채로 말했다. 그녀는 오늘 고윤희를 기다린 목적이 고윤희에게 시어머니를 대하는 방법을 묻는 것임을 완전히 잊고 있었고, 지영주가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그녀는 심지어 누구를 만나고 싶은 건지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지영주에게 열정적으로 하소연할 뿐이었다."지금 윤희 이모랑 세희는 둘 다 아기를 출산했어. 윤희 이모는 한 달 됐고, 세희는 열 달이 됐네. 두 사람은 매일같이 아기 기저귀는 뭘 쓰는지, 분유는 얼마나 먹여야 하는 등 이런 얘기밖에 안 한다니까. 정말 말이 하나도 안 통해. 게다가 난 두 사람이 대화할 때 끼어들 수도 없어. 아기를 내가 안아주고 있어야 하거든! 엄선희랑 얘기를 다 해놨어. 이제는 윤희 이모랑 세희에게 확실히 선을 긋자고 말이야!” “……”지영주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계집애가 얼마나 수다쟁이인지 드디어 깨달았고, 지영주 자신도
“사실 얘는 아무 생각이 없어.”“그냥 바보거든.”민정아는 헤실헤실 웃기만 할 뿐이었다. “히히…”지영주도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그건 고윤희도 별로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지영주가 지금 웃고 있다.구형민을 안고 있는 고윤희와 부민희를 안고 있는 신세희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지었다.그때, 차 안에서 작은 아이가 뛰쳐나왔다.유리의 손에는 커다란 유니콘 인형이 들려 있었다. 꽤 힘들었는지 유리가 투덜대며 걸어 나왔다. “아이참, 내가 유니콘 인형 안 들고나온다고 했지? 엄마가 기어코 들고나오라고 하더라니.”“정말!”“유리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거든!”“난 이딴 유니콘 전혀 놀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유리가 안고 있는 유니콘은 유리와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유리는 줄곧 걸을 때 앞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 유리는 민정아와 지영주도 보지 못했다.고윤희는 야유가 조금 섞인 말투로 유리에게 물었다. “유리야, 이 유니콘 인형이 그렇게 싫은데 안고 있는 이유가 뭐야?”유리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이게 다 제 동생 때문이잖아요. 쟤가 이 유니콘만 보면 헤실헤실 웃으면서 엄청 기뻐하는 것 때문에 제가 이렇게 안고 온 거에요.”신세희는 고윤희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 누나가 동생을 아주 끔찍하게 아끼거든요. 둘째가 유니콘 인형만 보면 웃는다고 굳이 저걸 들고 오더라니까요. 정말 말리지도 못해요.”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품 안에 안겨있던 부민희 어린이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민희는 어눌한 말투로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있었다. “누… ㄴ… 누나… 누나…”9개월인 부민희는 이제 간단한 단어 정도는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누나’라고 부르는 부민희의 말소리에, 10개월 된 구형민도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누… 누나…”9개월, 10개월 된 아이들이 너 한마디, 나 한마디 누나라고 말하고 있었다.두 아이 모두 엄마의 품속에서 벗어나 유리를 찾으러 가고 싶어 했
반명선?그 이름에 모든 사람이 놀라고 말았다.다들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었다. 지영주가 만나려던 사람이 반명선이라니.“너… 반면선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영주야?” 고윤희는 지영주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줄곧 반호영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지영주는 고개를 숙이더니 참담한 말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얼마 전에 해외에 잠깐 갔다 왔어요. 거기서 반호영 유물을 좀 가지고 왔는데, 반호영이 반명선을 위해서 해외 계좌에 돈을 좀 넣어놨더라고요.”“반명선이 대학 다닐 돈이라나, 뭐라나.”“그 사람은… 반명선이 다른 사람의 돈으로 학교 다니는 걸 원치 않아 해요.”고윤희와 신세희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둘 다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지영주 이 사람, 겉으로는 독하고, 차갑고, 모질어 보이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더 부드러운 사람이었다.착하기도 하고.적어도 지영주는 돈만 보면 눈이 휘둥그레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은 아니었다.고윤희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가봐, 영주야. 앞으로 명선이랑 자주 연락하고 지내.”혹시,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 기대며 온기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지영주는 연인을 잃었고, 반명선은 가족을 잃었다.두 사람의 그리움은 한곳을 향해 있었다. 분명 서로에게 온기를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알았어요.” 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정아도 바로 입을 열었다. “어렵지 않아! 명선이 지금 남성에서 대학 다니고 있어. 나랑 선희가 지금 당장 널 명선한테 데려다줄게. 엄청 착하고 참한 여자더라고. 만나면 너도 분명 좋아하게 될 거야.”그녀의 말에 지영주도 바로 웃음을 지었다. “좋아.”“그럼 지금 바로 출발할까?” 엄선희가 물었다.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다들… 다들 어디가? 나도! 나도 갈래!” 이제 막 밖에서 돌아온 삼인방 중 대장, 신유리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유리는 총총 뛰어오며 그들에게 물었다.세 남매는 어디서 구르고 다닌 건지, 돌아왔을 때 이미 몸이 흑투성이였다.유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