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으면 부소경은 목숨을 걸고 F 그룹을 지켰을 것이다. F 그룹을 신세희와 맞바꿀 것인가?부소경은 아무 말 없이 반호영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부소경! 너는 신세희 옆에 있을 자격이 없어! 신세희는 벌써 임신 8개월이나 됐어! 네가 하루라도 신세희랑 같이 있어준 적 있어? 너는 하루 종일 밖에 나가서 얼굴 코빼기도 안 비쳤어! 그러고도 네가 세희를 가질 자격이 있어?!” 부소경은 반호영에게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반호영의 말이 모두 맞기 때문이다. 잠시 후, 부소경은 반호영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신세희 줘!” 반호영은 말했다. “그건 절대 안 돼!” 부소경은 말했다. “그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 유리는 지금 나랑 같이 있어. 이따 신세희가 오면 누구한테 갈 것인지 결정할 거야.”이때, 신세희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호영, 나 여기 있어! 나는 유리만 아무 일 없으면 돼.”신세희는 최대한 웃으며 말했다. 신세희의 목소리를 들은 부소경은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 “반호영, 나는 유리만 무사하면 돼. 알겠지?”반호영은 매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응! 그럼 나 언제 갈까? 너 어디야?” 신세희는 반호영에게 물었다. 반호영은 말했다. “부소경 바꿔.”신세희가 부소경에게 핸드폰을 건네자 부소경은 말했다. “듣고 있으니까 말해.”“나를 찾을 생각하지 마, 넌 나를 찾을 수 없어. 나의 첨단 기술과 신유리를 내가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알겠어, 너 안 찾아.” 부소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리고! 섬 주위에 놓은 무기랑 배를 모두 치워! 네 배 안에 있는 대포들이 섬을 폭파할 수 없을 거리만큼 치워! 멀리 치울수록 더 좋아!”“......”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 안에 있는 것은 전부 다 물자이다!하지만 반호영에게는 그저 대포였다. 이것이 바로 쌍둥이 형제의 약속인가?그야말로 아이러니하다. “알겠어.” 부소경은 반호영의 말을
부소경만이 신세희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때, 신세희는 애처롭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신세희는 대성통곡하며 말했다. “소경 씨, 유리.. 저는 유리 데리고 와야 해요. 흑흑흑...”“......” 부소경은 아무 말이 없었다. 부소경도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이때, 부소경은 ‘부성웅하고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잖아’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세희와 신유리는 뼛속까지 착하다. 부소경의 친아버지가 신유리를 납치할 줄 누가 알겠는가?친아버지가!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부소경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부소경은 그 누구도 신유리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했다. 또한 엄선우에게도 신유리를 잘 보살피라고 했다.하지만 친아버지를 막지 못했다.부소경은 오늘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병상에 누워 의식조차 없는 부태성을 보고 마음이 약해진 부소경은 신세희와 신유리에게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아침저녁 모두 병원에서 부태성을 보고 있다가 반호영에게 신유리를 납치당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부소경에게 남성을 뒤집어엎으라고 할까?만약 그렇다면 부소경은 남성을 발칵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 부소경은 말을 하면 피를 토할 것 같아 말없이 그저 신세희의 어깨만 토닥였다. 피를 토하는 모습을 신세희에게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 하지만 결국 신세희는 부소경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 부소경은 점점 차오르는 피를 억제할 수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소경 씨! 입... 입술에서 피났어요?” 눈물을 흘리던 신세희는 당황해하며 물었다. 신세희는 신유리를 걱정하면서도 이성을 놓지 않았다. 남편과 뱃속의 아이도 있는 신세희는 이대로 쓰러질 수 없었다. 신세희가 쓰러져 죽으면 뱃속의 아기가 가장 불쌍하다. 그리고 신유리는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부소경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신세희의 가정은 무너져버릴 것이다.
이 씨 아주머니는 따뜻한 물로 부소경의 입에 적신 후 신세희에게 물었다. “사모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저희한테 말씀해 보세요. 저희랑 같이 해결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부소경은 그저 눈만 뜨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신세희는 울먹이며 말했다. “ 유... 유리가 반호영한테 납치당했어요.”전 씨 아주머니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이 씨 아주머니는 한동안 넋을 놓고 말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이 씨 아주머니는 정신을 차리고 곧장 서시언에게 전화를 했다. “시언 도련님, 빨리 좀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공주님이 납치당했어요.”“선희 씨예요? 유리가...”“여보세요? 시언 대표님...”“구경민 대표님, 부 씨 집안에 큰일이 생겼어요.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이 씨 아주머니는 10분 만에 모든 사람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서진희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나이가 있어 몸이 좋지 않은 서진희가 신유리 납치 소식을 들으면 분명히 쓰러질 테니 알리지 않았다. 잠시 후, 이 씨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심지어 이 씨 아주머니의 전화를 받지 않은 조의찬과 반명선까지 왔다. 조의찬은 원래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오늘 반명선이 수업이 없어 퇴근을 하고 반명선과 함께 성유미를 보러 병원에 갔다. 어쨌든 서시언과 조의찬은 한때 가장 친한 친구였다. 두 사람이 부잣집 도련님이 된 지도 오랜 세월이 흘렀다. 조의찬은 여전히 서시언을 가장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조의찬과 반명선은 서시언의 병실에 찾아갔을 때 이 씨 아주머니와 전화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전화를 받은 서시언은 욕을 했다. “개자식! 반호영, 유리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내가 너를 가만히 두면 서시언이 아니야!”그래서 조의찬은 부소경과 신세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시언과 함께 부 씨 집안에 도착한 조의찬과 반명선은 정신을 잃은 부소경을 보았다.
구경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부소경을 쳐다보며 말했다. “소경아, 너 뭐라고 했어?”“모든 추적을 멈추고 반호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부소경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구경민은 말했다. “소경아,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너랑 나랑 힘을 합치면 남성을 다 뒤질 수 있는 거 몰라? 아니면...”구경민은 유리가 죽든 말든 관심이 없는 거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경민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시언이 말을 가로챘다. 항상 겸손하던 서시언은 버럭을 화를 내며 말했다. “형! 형이 사람에요?! 유리는 형 딸이에요! 이렇게 반호영 변태 새끼한테 유리를 뺏길 거예요?”“저희 삼촌 변태 아니에요.” 반명선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명선아, 조용히 해.” 조의찬은 말했다. 반명선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서시언은 계속해서 말했다. “유리 찾지 마세요! 제가 찾을게요! 서 씨 기업의 재산을 걸고 유리를 찾을 겁니다. 형 돈은 한 푼도 필요 없어요 형같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은 아빠가 될 자격이 없어요!”잠시 후, 서시언은 신세희에게 말했다. “세희야! 나랑 가자!”“......”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말 못 들었어? 세상에 깔린 게 남잔데 굳이 이 냉혈한 인간하고 살아야겠어? 나랑 가자!” 서시언은 화를 내며 말했다.구경민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시언아! 지금 중요한 순간에 불을 붙이지 마. 문제가 있으면 우리 같이 해결하면 되잖아. 지금 제일 힘든 사람은 세희 씨야. 세희 씨가 너랑 같이 갈 것 같아?”서준명도 서시언을 달래며 말했다. “그래, 시언아 일단 진정해. 유리는 소경이 형 친 딸이야, 형이 저렇게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일단 형의 말을 들어보자.”서준명은 부소경에게 물었다. “소경이 형, F 그룹과 경민 형이 힘을 합치면 남성 전체를 뒤질 수 있어요. 그리고 저랑 시언이, 의찬이도 있고요. 저희 전부 하던 일을 멈추고 유리를 찾을 거예요. 형, 도대체 뭘 걱정하는 거예요? 걱정되는 게 있으면 말해
여기 있는 사람들보다 부소경이 신유리를 가장 사랑하는 건 그도 알고 있었다. 부소경이 반호영을 놓아준 건, 여러 차례 심사숙고를 거치고 결정했을 수도 있다. 신유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부소경은 처량한 목소리로 흐느끼듯 말했다.“그래도 반호영은 유리를 아끼고 사랑해. 그 마음에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어. 놈을 자극하는 건 유리를 점점 위험으로 몰아갈 뿐이야.”부소경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나도… 유리가 제발… 살아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남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남성 최강 F그룹의 집권자, 8년이나 남성을 주름잡던 남자는 어릴 때도 눈물을 흘린 적 없었다.그런데 그런 부소경이 흐느끼고 있었다.신세희는 그런 남편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남편의 어깨에 기대며 흐느꼈다.아이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했다는 건, 그 아이의 일가족에게는 파멸과도 같은 일이었다.가주가 부소경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었다.“다들 돌아가.”부소경이 힘없이 말했다.“형, 우리는 여기 남아 있을게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서시언이 말했다.구경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소경아. 지금 너와 세희 씨 모두 제정신이 아닐 거야. 우리가 어떻게 그냥 돌아갈 수 있겠어?”다른 사람들도 분분히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도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으나 부소경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핸드폰 다 있잖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할 테니까 일단은 돌아가. 우린 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구경민은 그제야 마지못해 말했다.“그래. 무슨 일 생기면 꼭 연락해.”그들은 부소경의 집을 나왔지만 아파트 근처에 차를 세우고 대기했다.아무도 잠을 자지 않았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까 봐 연락만 기다렸다.한편, 신세희와 부소경은 거실에서 서로를 끌어안았다.“소경 씨.”신세희는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윤희 언니가 출산하기 전날밤에 내가 당신한테 매달렸던 거 기억해요?”“그때 사실 엄청 불안했거든요. 뭔가 일이
수화기 너머로 반호영의 만족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신세희, 나한테 오는 길은 내가 다 깨끗이 터놓았어. 그래서 언제 올 거야?”신세희가 물었다.“유리는?”반호영은 흔쾌히 그녀의 질문에 응했다.“유리야, 이리 와서 엄마 전화 좀 받아봐.”수화기 너머로 아이가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전화를 바꾼 아이는 숨을 헐떡이며 엄마에게 말했다.“엄마, 뭐 하고 있어?”아이의 목소리는 아주 기분 좋아 보였다.“유리야, 호영 삼촌네서 재밌게 놀았어?”신세희는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애써 다정한 목소리로 유리에게 물었다.신유리가 말했다.“호영 삼촌네 너무 좋아. 삼촌이 아빠보다 유리를 더 예뻐해 줘. 유리 준다고 변신로봇을 사왔는데 유리보다 엄청 커. 기어서 올라가고 싶은데 못 올라가겠어. 너무 좋아.”신세희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재밌으면 됐어.”“엄마, 유리 걱정은 하지 마. 호영 삼촌네서 며칠만 더 놀다가 갈게. 엄마랑 아빠가 보고싶으면 그때 다시 연락할게. 걱정할 필요 없어. 여기 재미난 것들이 너무 많아.”“엄마, 나 로봇이랑 놀래. 이만 끊을게.”신세희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신유리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변신로봇을 향해 달려갔다.아이의 키를 훌쩍 넘은 커다란 로봇이었다.신유리는 장난감이 무척 마음에 드는 듯, 옆에 앉아서 반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삼촌, 앞으로 엄마한테 전화 안 하면 안 돼? 우리 엄마 요즘 잔소리가 너무 많아. 유리는 여기서 더 놀고 싶은데. 엄마가 자꾸 집으로 오라고 해서 짜증나잖아.”신유리가 겁을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호영은 자기가 아이를 인질로 부모한테 협박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사실 반호영은 신유리를 무척 사랑했다.자기가 낳은 아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아이의 요구에 반호영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유리야, 삼촌이 집에 전화를 안 하면 엄마가 많이 걱정하실 거야. 너희 엄마 이제 임신 8개월이야.
반호영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아이가 왜 아빠가 갖고 싶다고 했는지 이제 이해할 것 같았다.아빠를 그만큼 그리워했고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아빠가 보고 싶으면서 미운 감정이 생긴 것이다.반호영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더 실컷 미워하렴.신유리가 아빠한테 적대심이 생기면 언젠가는 그를 아빠보다 더 좋아할 날이 올 것이다.그리고 지금이 그 기회였다.아이 아빠가 아이한테 무심할수록 그는 더 아이한테 잘해줄 것이다.아이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 그게 그가 원하는 일이었다.“유리 울지 마. 뚝. 삼촌이 아빠랑 쌍둥이니까 아빠가 못해준 거 삼촌이 대신 해줄게. 아빠 너무 미워하지 마. 아빠가 바쁘니까 삼촌이 그 시간 동안 유리 옆에 있어줄게.”아이는 그제야 눈물이 대롱대롱 달린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정말?”신유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아빠 버리고 삼촌이랑 놀래!”“그래!”반호영은 드디어 자신의 계획이 한발 성공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그가 물었다.“그럼 유리는 뭐가 갖고 싶어?”신유리는 짐짓 고민하다가 말했다.“사실 집에 없는 장난감이 없어. 우리 아빠는 나랑 놀아주지는 않고 매일 장난감만 사주거든. 한 번도 아빠랑 놀이공원 같은데 가본 적 없어. 사실 남성 이곳저곳 다니고 싶었는데 아무도 나랑….”반호영은 아이의 말을 듣고 고민에 잠겼다.그는 아이랑 같이 여기저기 다니며 노는 모습을 상상했다.아이가 부소경과 멀어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것이다.어차피 데리고 이곳을 떠날 텐데 마지막으로 둘러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그는 앞으로 유리의 보호자로써,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아빠로 살아갈 것이다.딸이 밖을 구경하고 싶다는데 당연히 만족해 줘야지. 그는 부소경, 신세희보다 유리에게 더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반호영은 유리를 꼭 안아주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유리야, 아빠가 못해준 거 삼촌이 다 해줄게. 내일 삼촌이랑 놀이공원도 가고 여기저기 둘러보자.”“정말? 그래도 돼?”유리가 눈을 반짝이
그날 밤, 유리는 이불 속에 숨어 소리없이 흐느꼈다.아이는 겁이 났다.너무 두렵고 불안했다.하지만 용감해져야 한다고, 어떻게든 반호영을 속여야 한다고 스스로 되뇌었다.반호영이 조금 안쓰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에 취할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빨리 반호영을 피해 도망쳐야 했다.도망가야 해!‘울면 안 돼! 내일 눈 부은 거 보면 삼촌이 또 의심할 거야!’‘신유리, 너 강한 아이잖아! 울면 안 돼! 곧 동생이 태어나는데 내가 가서 보살펴 줘야 해!’신유리는 눈물을 쓱 닦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아이는 맨발로 화장실로 가서 찬물에 세수를 했다.그리고 다시 침실로 돌아와서 잠을 잤다.푹 자야 했다.잠시 후, 아이는 드디어 잠들었다.그날 밤, 아이는 엄마가 남동생을 낳는 꿈을 꾸었다.그리고 아이는 사랑스러운 남동생을 잘 돌봤다.아이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잘 도와주는 착한 아이였다.신유리는 웃으며 잠에서 깼다.눈을 뜨자마자 보인 건 침대머리에 서 있는 반호영이었다.그는 하얀 원피스를 흔들며 아이에게 인사를 건넸다.“이제 깼어?”신유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에게 물었다.“삼촌? 왜 들어왔어?”반호영이 말했다.“오늘 우리 할 거 많아. 그래서 깨우려고 들어왔다가 네가 하도 달게 자고 있어서 기다렸어. 그러다가 네가 오늘 나갈 때 입을만한 옷들을 골라서 가져왔는데 꿈 꾸면서 웃고 있더라. 무슨 꿈을 꿨어?”신유리는 눈을 깜빡이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흥! 미운 아빠 골려주는 꿈을 꿨어!”반호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정색해서 말했다.“유리야, 그래도 아빤데 예의는 갖춰야지. 아빠가 그렇게 싫으면 멀리하면 돼. 삼촌이 아빠만큼 예뻐해 줄게! 안 좋은 생각하지 마.”“맞아! 부소경은 악마야! 멀리해야 해!”“빨리 일어나서 옷 입자. 오늘은 남성 시내를 돌아볼 거야.”앞으로 넌 다시 이곳에 올 일 없으니까 오늘 최대한 여기저기 다 둘러보자.반호영이 하고 싶었지만 참았던 말이었다.그는 진지하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