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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신유리는 눈썰미가 꽤 좋은 편이었다.

서시언은 정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었는데 신유리는 날카롭게 그 눈빛을 캐치해 냈다.

악랄하고 독기가 가득 서린 눈빛이었다.

놀란 신유리가 움찔 몸을 떨었다.

“유리 왜 그래?”

뭔가 이상함을 느낀 서시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신유리는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뭘 잘못 봤나 봐. 착각인가?”

그 눈빛은 스쳐가는 듯이 사라져서 신유리가 다시 자세히 보려고 했을 때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착각?”

서시언은 피식 웃었다.

“고작 여섯 살 주제에 아는 것도 많아!”

신유리는 씩씩거리며 서시언을 흘겼다.

“흥! 나도 알 건 다 알 거든?”

아이는 자신을 너무 어린애로만 대하는 삼촌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이제 여섯 살이고 내년이면 학교도 들어가는데!

요즘 가족들이 바쁘게 지내면서 일손이 부족하니 아이는 숙모에게 간단한 아침이라도 해줄까 고민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자신이 아주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으스댔지만 서시언 눈에는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그는 요즘 성유미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조카에게 신경 쓸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게 서시언은 조금 미안했다. 신유리를 집으로 데려간 서시언은 정색하며 말했다.

“오늘 숙제 내줄 건데 영어 단어 각 세 번씩 써! 두 시간 뒤에 네가 잘 썼나 게으름 부렸나 검사할 거야! 게으름 부리면 알지?”

“알았어! 삼촌 나빠!”

신유리는 입이 뿌루퉁해서 소리쳤다.

하지만 아이는 삼촌의 명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서시언은 평소에는 아이의 말을 무조건 들어주는 편이지만 학업에 관해서는 아주 엄격했다.

이제 고작 여섯 살인데….

서시언이 돌아간 뒤, 신유리는 얌전하게 거실에서 숙제를 시작했다.

서시언이 남긴 숙제를 완성한 뒤, 아이는 삼촌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서시언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분만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다들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신유리는 다 완성한 숙제를 삼촌에게 보여준 뒤, 시무룩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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