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75화

“당신은 그런 나를 다시 받아줄 거야?”

구경민은 그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용서라고 할 것도 없어. 우린 그냥 헤어진 순간 이미 끝났어. 당신이 악마였다면 그래서 나한테 당신에게 반항할 힘이 없었다면 당연히 당신과 함께 돌아갔을 거야.”

“하지만 당신이 그랬잖아. 당신은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당신은 진심으로 나를 찾고 있었을 뿐이라고. 그럼 이제 말해줄게. 우린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영원히 못 돌아가. 난 정말 힘들었어. 피곤해.”

“나 이제 서른 다섯이야. 스무 살 소녀가 아니라고. 나는 다시는 그 어떤 풍파도 겪고 싶지 않아. 살아서 아이를 낳고 늙은 어머니를 보살피며 평생 밥을 빌어먹으면서 살아가더라도 그런 생활이 더 행복할 거야.”

“나는 처음부터 당신과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잖아. 당신 가족들, 그리고 당신 주변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당신까지 아무도 우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이제야 알았어. 난 처음부터 불행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인 거야.”

“서울 구 대표님, 서울을 쥐락펴락하는 남자… 그런 사람이랑 나는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 돌아가, 경민 씨. 당신을 용서했어. 앞으로 미워하지 않을게. 하지만 당신과 돌아가지는 않을 거야.”

말을 마친 고윤희는 천천히 별장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느리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였다.

그녀는 여전히 초라한 옷차림으로 조심스럽게 배를 감싸고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구경민은 울고만 싶어졌다.

그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윤희야, 나한테 한 번의 기회도 줄 수 없는 거야? 사람이 살면서 잘못할 수도 있는 거잖아. 실수 한번 했다고 이대로 나를 버리는 거야?”

“잘못?”

고윤희는 고개를 돌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구경민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7년의 정을 비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우린 매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여느 연인들처럼 뜨겁게 서로를 안았어. 나와 당신이 함께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