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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9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훌륭하고 착한 여자는 더 이상 구경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한숨을 쉬는 사이, 별장 대문이 열렸다.

주대규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노인을 부축하고 서 있는 고윤희를 보자 놀란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너… 구 대표님이랑 간 거….”

고윤희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 사장님….”

그녀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 뒤, 호흡을 가다듬고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에게 잡혀왔을 때 그때 알았어요. 사실 주 사장님은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요. 저에게도 참 잘해주셨죠. 하유권처럼 저를 학대하지도 않으셨잖아요.”

“제가… 임신한 몸이지만 그래도 잠은 같이 잘 수 있어요. 명분도 필요 없고 돈도 싫어요.”

“그냥 저와 제 어머니에게 먹을 것과 있을 곳만 주시면 돼요….”

“그래도 될까요, 주 사장님?”

고윤희는 간절한 표정으로 주대규를 바라보았다.

주대규는 한참 말이 없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야, 임산부! 너 내가 조금 전에 무덤까지 갔다가 간신히 도망친 거 알아?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나도 하유권처럼 땅에 묻혔어.”

“아직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고.”

주대규는 말을 하면서도 수시로 식은땀을 훔쳤다.

많이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고윤희가 여기 오기 전에 이미 그는 하유권이 어떤 결과를 맞았는지 들어서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구경민은 무고한 사람은 해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뱉은 말은 무조건 실행하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주대규를 놓아주었다는 건 그의 목숨을 취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게다가 주대규는 특별히 선을 넘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돈 좀 벌었다고 백해시에서 왕노릇을 했던 게 전부였다.

위법 행위나 인간성을 저버린 짓은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구경민도 그에게 응징을 가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주대규는 이번 사건으로 고윤희에게 흥미가 떨어졌다.

이 여자를 받아주었다가 시끄러운 일에 너무 많이 휘말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서울 구경민과 엮인 여자를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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