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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1화

타이어와 지면이 마찰하는 소리가 자지러지게 들렸다.

하지만 구경민은 사람을 보내 그를 쫓지 않았다.

이곳에서 조금만 세력을 갖췄다 하는 사람들이면 고윤희를 죽도록 괴롭혔다. 조금 전에 그 어린 열여덟 살짜리 소녀도 그렇게 애원했지만 고윤희는 그녀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고윤희는 늙은 주대규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권고했다.

그렇다는 건 주대규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다는 것을 설명했다.

구경민은 담담한 눈빛으로 고윤희를 바라보다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물었다.

“저 사람은 당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나 봐?”

고윤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구경민 씨, 백해시에서 나한테 잘해준 사람은 없어. 조금 전 그 여자애가 몰래 나한테 빵을 가져다준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들이 먹다 남은 말라 비틀어진 빵이었지. 이상한 생각하지 마. 아무도 나한테 잘해주지 않았어. 어차피 죽을 거 무고한 사람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떨어뜨리고는 한결 평온해진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나를 학대했던 인간들을 산에 묻어버리려 한다는 거 들었어. 하지만 난 왜 그러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어차피 나도 죽을 텐데 이유라도 좀 알고 죽으면 안 될까?”

그녀는 자조적인 미소를 짓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됐어. 이제 와서 이런 얘기가 무슨 소용이라고. 어차피 내가 이렇게 말해도 당신은 들어주지 않을 거잖아. 당신 마음대로 해.”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구경민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구경민은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윤희야,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믿어줄 거야? 20일 전에 해만현을 떠날 때, 당신과 한진수 씨를 축복하겠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정말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경이에게 맡기고 평생 너희 가족들 주변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했어. 최여진이 당신에게 그런 짓을 할 줄은 나도 몰랐어.”

“다 내가 소홀해서 벌어진 일이야. 이건 내 실수야. 이 실수 때문에 난 죄책감에 매일 밤 시달렸어. 내가 경솔해서 당신이 그 고생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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