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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화

고개를 돌려 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고윤희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최… 최여진?”

‘저 여자가 왜!’

고윤희는 증오로 가득한 눈빛으로 최여진을 쏘아보았다.

이 여자 때문에 맞아서 아이를 유산할 뻔했고 챙겨서 나온 돈도 모조리 빼앗겼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남자들을 고용해서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3개월 동안 보이지 않더니 여기까지 따라왔을 줄이야!

“너 아직도 살아 있어?”

고윤희가 이를 갈며 최여진에게 물었다.

고윤희와 신민지 사이에는 척을 질만한 일이 없었다. 그래서 신민지가 비꼬는 말도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이 최여진이라는 여자는 달랐다.

고윤희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 이 여자였다!

구경민이 떠나고 고윤희는 최여진에 대한 미움을 내려놓으려 했었다. 그녀에게 온갖 악행을 저질렀지만 그건 모두 구경민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쫓아올 줄이야!

최여진은 생글생글 웃으며 고윤희에게 말했다.

“고윤희 참 뻔뻔하네? 난 당연히 멀쩡하지. 서울에서 공주님 대접받고 사는데 내가 왜 죽어?”

“난 경민 씨네 본가에서 생활해. 아저씨도 나를 너무 예뻐하시고 경민 씨도 예전처럼 나를 사랑해 줘. 그런데 내가 왜 죽어? 내가 안 죽어서 배 아파?”

고윤희는 마음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절망한 얼굴로 최여진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이 모든 게 다 네가 설계한 거야?”

최여진은 사악한 미소를 짓고는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여자가 임신하면 멍청해진다더니 넌 그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네? 똑똑한 네가 맞혀봐. 내가 여기 온 거, 경민 씨는 알고 있을까?”

고윤희는 가슴이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팠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구경민 씨가 시켰어?”

“글쎄? 똑똑하니까 그 정도는 알아맞혀야 하는 거 아니야?”

최여진이 되물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고윤희의 창백한 얼굴을 노려보았다.

최여진은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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