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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0화

고윤희가 뒤돌아서자 최여진은 20억이 든 카드를 그녀의 코앞에 대고 흔들거렸다.

“내가 말했잖아. 내 남편이 너한테 장난친 거라고. 바보 같이 이번에도 속았어?”

고윤희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최여진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나한테 한번 속았으면 좀 경각심을 챙겨야지 두 번이나 속아? 멍청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알면서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건지….”

말을 마친 최여진은 카드를 가지고 뒤돌아섰다.

“안 돼….”

고윤희는 절망한 얼굴로 울음을 터뜨렸다.

“그 카드는 내 아이의 양육비야. 돈 돌려줘. 내 아이의 양육비란 말이야….”

카드 안에는 정확한 액수가 들어 있었다. 카드를 받은 날 고윤희는 한진수와 함께 은행으로 가서 금액을 확인했다. 비밀번호는 고윤희의 생일이었다.

돈을 확인한 뒤, 고윤희는 구경민이 생각처럼 매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구경민과 최여진이 다시 화해하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그녀는 그게 서로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일 줄 누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20억 카드를 최여진이 이렇게 쉽게 가져간다고?

그래도 잠시나마 감사하다고 생각했고 세상의 따뜻함을 느꼈었는데 이것 역시 자신을 골탕 먹이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다.

‘나는 결국엔 저들의 노리개였던 거야?’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내 아이 양육비 돌려줘. 이건 내 아이가 응당 받아야 할 돈이라고!”

하지만 최여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가버렸다.

‘임신하면 멍청해진다더니 그 말 틀린 게 하나도 없네!’

여기로 오기 전, 최여진은 사람을 고용해 고윤희의 방에서 카드를 훔쳤다.

하지만 비밀번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

‘구경민 나쁜 자식, 고윤희한테 이렇게까지 하다니! 통도 크게 20억이나 줘?’

최여진은 짐작가는 비밀번호를 죄다 시도했지만 돈을 출금하는데 실패했다.

사실 고윤희가 앞에서 카드 한번 흔들어 줬다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건 예상 밖이었다.

‘하! 재밌네!’

최여진은 우아한 자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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