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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7화

한진수는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그때, 노부인이 두 사람의 뒤에 다가와 눈물 범벅이 된 고윤희를 보며 말했다.

“윤희야, 우리 아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여전히 널 사랑하고 있어. 진수 오빠도 너를 사랑하니까 우린 네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야.”

노부인의 말에 한진수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고윤희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 저 진수 오빠 사랑해요!”

“오빠, 구경민은 좋은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서 구경민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예요. 구경민이 기다리는 사람은 최여진이에요. 그는 잠을 잘 때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잠에 드니까요.”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는 구경민을 7년이나 사랑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우린 이제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서울 구씨 가문은 제가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있는 가문이 아니에요. 저 이제 30살이 넘었어요. 저한테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청춘을 받쳐 사랑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이제 어머니와 오빠 그리고 곧 태어날 우리 아이와 함께 잘 지내보고 싶어요.”

고윤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머니, 저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고윤희의 말에 한진수의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은 돌덩어리가 천천히 내려갔다. 그는 그제야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 버려. 영원히 버리지 않을게. 우린 가족이니까.”

“그래요. 우리 2억으로 해면현에 작은 가게를 꾸려요. 오빠는 예전에 큰 회사를 운영했던 사람이니까 2억은 오빠가 관리하는 게 좋겠어요. 20억은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쓸 거예요.”

고윤희는 앞으로의 생활을 천천히 그려나갔다.

“그래.”

한진수는 고윤희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늦었어요. 우리 이제 쉬어요.”

세 사람은 함께 별장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잠이 들었다.

별장의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을 본 송 기사는 뒷자리에 있는 구경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대표님, 저희도…”

송 기사의 말을 끊은 구경민의 목소리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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