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기사는 구경민이 따라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상사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구경민을 힐끗 쳐다보자 구경민은 팔짱을 끼고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그가 지금 무슨 기분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다.송 기사는 하는 수없이 그저 운전에만 집중했다.고윤희가 있는 곳에서부터 해만까지 4시간이 걸렸다.자정이 넘는 시간이 되어서야 그들은 해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그 시각, 해만의 바닷가 주변에 위치한 별장에서 70세가 넘어 보이는 노부인이 문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에게 애원하고 있었다.“제발 우리 아들과 며느리 얼굴 한 번만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두 사람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하지만 경호원들은 노부인의 애원에도 꿈쩍하지 않았다.구경민의 차가 별장 밖에 주차되자 고윤희와 한진수는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 두 사람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바로 별장 내부로 뛰쳐들어갔다.“어머니! 어머니!”고윤희는 문을 열기도 전에 노부인을 높은 목소리로 불렀다.깜짝 놀란 노부인은 고윤희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달려오려고 했지만, 다리가 불편해 얼마 가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한진수는 바로 달려가 노부인을 부축했다.드디어 한 가족이 모이게 되었다.“엄마!”한진수의 두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그는 4시간 동안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고윤희를 위로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을 본 그 순간, 그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자는 한 손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고윤희를 끌어안았다. 그들이 부둥켜 끌어안고 있는 모습에서 죽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지금 세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이제 됐어. 이제 죽음이 닥쳐도 두렵지 않아. 우리 세 식구, 아니 네 식구. 함께 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한진수는 구경민을 돌아보았다.구경민은 어두운 안색으로 그런 한진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사실 그는 매 순간 한진수를 죽이고 싶었
구경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늦었다. 쉬어.”말을 마친 그는 손을 젓더니 부하들과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현관을 지킨 사람들은 부소경의 부하들이라 구경민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구경민이 다시 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본 한진수는 바로 부소경의 부하들에게 다가가 물었다.“이…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에요?”남자는 한진수를 보며 대답했다.“당신,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그러나 한진수는 여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캐물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구경민 대표님께서 저희 대표님한테 전화 걸어 한진수 씨를 죽여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윤희 아가씨를 서울로 데리고 갈 계획이었죠. 하지만 저희 대표님께서 한진수 씨가 좋은 사람인 것 같다며 한진수 씨 어머님을 이곳으로 모셔오고 나서 다시 한진수 씨를 이곳으로 불러 함께 외국으로 보낼 계획이었어요. 한진수 씨 어머님을 여기로 모시고 올 때, 마침 구경민 대표님께서 저희 대표님께 전화를 걸었어요.”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고윤희를 쳐다보더니 다시 한진수를 보며 말했다.“구경민 대표님께서 고윤희 아가씨를 놓아주겠다고 했어요. 두 사람이 앞으로 잘 살길 바라며 이곳으로 데려온 거고요.”남자의 말을 들은 고윤희는 한참 멍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이라면…”“고윤희 아가씨 친구의 남편인 부소경 대표님입니다.”남자의 말에 고윤희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고윤희 씨, 저희 사모님께서 고윤희 씨를 많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구경민 대표님은 고윤희 씨를 해치지 못하실 겁니다. 만약 구경민 대표님께서 고윤희 씨를 건드린다면 저희 사모님께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으실 겁니다.”“그리고 구경민 대표님께서 고윤희 씨가 지독하다고 하신 말씀도 잘 생각해 보세요. 구경민 대표님과 7년을 함께 지내면서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아가씨가 제일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구경민 대표님은 친구분들 중 제일 온화한 성품을 지닌 분입니다. 그런 대표님께서 어떻게 7년을 함께 한 여자를 함부로 죽일 수 있겠습니까?”경호원의 말을 들
한진수는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그때, 노부인이 두 사람의 뒤에 다가와 눈물 범벅이 된 고윤희를 보며 말했다.“윤희야, 우리 아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여전히 널 사랑하고 있어. 진수 오빠도 너를 사랑하니까 우린 네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야.”노부인의 말에 한진수도 고개를 끄덕거렸다.하지만 고윤희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어머니, 저 진수 오빠 사랑해요!”“오빠, 구경민은 좋은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서 구경민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예요. 구경민이 기다리는 사람은 최여진이에요. 그는 잠을 잘 때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잠에 드니까요.”“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는 구경민을 7년이나 사랑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우린 이제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서울 구씨 가문은 제가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있는 가문이 아니에요. 저 이제 30살이 넘었어요. 저한테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제일 잘 알아요.”“청춘을 받쳐 사랑할 나이는 아니잖아요.”“이제 어머니와 오빠 그리고 곧 태어날 우리 아이와 함께 잘 지내보고 싶어요.”고윤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어머니, 저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고윤희의 말에 한진수의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은 돌덩어리가 천천히 내려갔다. 그는 그제야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 버려. 영원히 버리지 않을게. 우린 가족이니까.”“그래요. 우리 2억으로 해면현에 작은 가게를 꾸려요. 오빠는 예전에 큰 회사를 운영했던 사람이니까 2억은 오빠가 관리하는 게 좋겠어요. 20억은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쓸 거예요.”고윤희는 앞으로의 생활을 천천히 그려나갔다.“그래.”한진수는 고윤희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늦었어요. 우리 이제 쉬어요.”세 사람은 함께 별장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잠이 들었다.별장의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을 본 송 기사는 뒷자리에 있는 구경민을 돌아보며 말했다.“대표님, 저희도…”송 기사의 말을 끊은 구경민의 목소리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고윤희는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여자를 훑어보며 물었다.“누구세요?”“하!”여자는 콧방귀를 뀌며 고윤희를 쏘아보았다.“벌써 나를 잊어버린 거야?”고윤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 온 지 아직 보람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기억이 나질 않아 그러는데 혹시 이 부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나요?”“하!”“하하!”여자는 연속으로 고윤희를 향해 코웃음을 치더니 바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너 혹시, 서울 구씨 가문 구경민의 잠자리 파트너는 아니지?”고윤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더니 머리를 숙였다.그제야 이 여자 손님이 고윤희를 상대하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제 개업한 가게에 어떻게 그녀를 상대하러 온 사람이 나타날 수 있지? 대체 얼마나 운이 좋지 않은 거야…하지만, 이 여자는 대체 누구일까? 고윤희는 젊은 여자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마… 얼마 전 주말 연속극에 나오는 조연 배우와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혹시… 배우…?”고윤희는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러자 젊은 여자는 바로 코웃음을 치더니 고윤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고윤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여자를 가리키며 물었다.“당신이 어떻게 이곳에…”그제야 눈앞의 여자가 구경민에게 추파를 던지려다 나락으로 떨어진 연예인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그날 파티장에서 만난 연예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고윤희는 젊은 여자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젊은 여자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뒤, 싱긋 미소를 지었다.“기억하지 못해도 돼. 내가 너를 기억하고 있으니까.”고윤희는 여전히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안녕… 안녕하세요.”무슨 목적으로 그녀를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네기로 했다.“고윤희 맞지?”고윤희는 바로 대답했다.“네.”“여긴… 너의 남편?”여자는 한진수를 가리키며 물었다.“무슨 상관이에요?”“상관있지!”“너희들이 지금 분식집을 차린 이 건물이 내 건물
“고윤희가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알아?”여자는 한진수를 보며 물었다.“가정부를 했었습니다.”“너, 예전에 구씨 가문에서 가정부를 했어?”여자는 한진수와 고윤희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고윤희는 겨우 화를 참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저희가 건물주 님 건물을 임대했지만 임대비를 바로 입금해 드렸어요.”“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해?”여자는 입술을 꼭 깨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고윤희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담았다.“이 더러운 년! 네가 한 짓을 그새 까먹고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해?”고윤희는 그런 여자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내가 왜 당신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건데? 내가 당신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금 내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는 거야? 내가 전에 가정부였다는 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임대비를 모두 받았으면 찾아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야? 건물주가 아주 매너 없는 건물주네.”고윤희가 먼저 선수를 치자 여자는 바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했다.“기억해, 내 이름은 신민지야!”고윤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신민지, 내가 당신 신경을 거스를만한 행동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신민지는 바로 고윤희에게 쏘아붙였다.“고윤희, 네가 어떻게 내 신경을 거스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어!”고윤희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녀의 신경을 거스를만한 행동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러자 신민지는 바로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어 말했다.“나도 예전에는 잘나가는 톱스타였어. 그런 내가 구경민의 발을 조금 밟았다고 나를 용서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를 강제로 사과하게 만들고 넌 구경민의 파트너라는 이유로 나의 연예계 생활을 말끔하게 몰살시켰어.”“너 하나 때문에 구경민은 이제 나더러 서울에 모습을 보이지도 못하게 했지.”“너 하나 때문에 내 인생이 완전히 망해버렸어.”“내가 얼마나 잘 나갔는지 알아?
신민지는 얼얼해 나는 뺨을 감싸 쥐고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한진수를 쳐다보았다.“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뺨을 칠 수 있어? 내가 누군 줄 알고!”“이미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 따위가 감히 우리 윤희를 무시해?”한진수는 신민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리고 눈물이 고인 채로 어쩔 바를 모르는 고윤희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윤희야, 괜찮아. 아이가 다치기 않게 화내지 마… 알았지?”보름 전, 구경민이 찾아온 그날, 고윤희는 하마터면 아이를 유산할 뻔했다.그리고 지금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여자가 고윤희를 구경민의 잠자리 파트너, 창녀라고 말하자 한진수는 참을 수 없었다.“내가 아무리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이라고 해도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 나 신민지야! 내가 너 하나 어쩌지 못할 것 같아?”“내가 지금 연예인을 하지 않아도 우리 가문은 무시하지 못해! 우리 가문이 전국 각지에서 얼마나 많은 부동산 사업을 하는데, 너 까짓것 하나 내가 어쩌지 못할 것 같아?”신민지는 실성한 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환장하겠네. 너 혹시 고윤희의 전 남자친구를 믿고 내 얼굴에 손을 댄 건 아니지?”“너, 고윤희가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신민지가 계속하여 자신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자 고윤희는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당장 우리 가게에서 꺼져!”그러자 신민지는 팔짱을 끼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이곳 건물주라는 거 잊지 않았지?”건물주라는 말에 고윤희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신민지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쥔 손을 풀지 않고 한진수를 보며 말했다.“고윤희는 구경민의 여자친구가 아니야! 아니라고! 약혼자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야. 뭐였는지 알아? 잘 들어. 구경민의 잠자리 파트너. 그리고 창녀.”“다시 한번 말할 테니까 잘 들어. 창녀.”“너도 창녀잖아. 구경민의 발을 밟고 그의 관심을 받고 싶은 너는 창녀가 아니야? 창녀가 아니면 구경민 씨가 왜 너를 견제했을까? 구경민한테는 진정한 창
“네, 편히 주무세요. 어머니.”모녀 사이는 아니지만 모녀보다 더 사이가 각별한 두 사람은 한진수가 없는 밤에 서로를 위로하며 잠에 들었다.하지만 그들의 거처 맞은편 건물.최여진은 두 사람이 하는 대화를 들으며 분노를 불태우고 있었다.“망할 년이 그렇게 다쳤는데도 아이랑 둘이 무사하다니!”“배 속에 경민 씨의 아이를 품고 경민 씨를 버렸어! 하지만 경민 씨는 왜 저런 여자를 자기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지?”“그리고 한진수 그 멍청한 놈은 저 더러운 년을 위해 감옥에 가다니!”“한진수, 널 죽여버리지 않으면 내가 최여진이 아니지!”추운 겨울 밤, 최여진은 밤새 한진수를 제거할 음흉한 계획을 세웠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고윤희는 늙은 어머니를 부축해서 구치소를 찾았다. 두 사람은 구치소 문 밖에서 한진수를 기다렸다.한진수는 어제 오전 열 시에 잡혀갔으니 오늘 같은 시간에 풀려날 것이다.두 사람은 세 시간을 기다려 밖으로 나온 한진수를 맞이했다.일가족은 구치소 밖에서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장사 열심히 해! 사고 치지 말고! 장사하는 사람은 융통성이 있어야 하는데 자꾸 싸움을 벌이면 돈 못 벌어!”형사는 한진수에게 사고 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한진수는 감개무량한 얼굴로 형사 앞에 고개를 숙였다.일가족은 다시 식당으로 돌아왔다.어제 장사는 신민지 때문에 망했지만 오늘은 좀 다를 것이다.앞으로 그들의 모든 희망과 기대는 이 식당에 있었다. 남은 인생을 이 작은 도시에서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갈 것이다.고윤희와 한진수는 마음을 다잡고 영업을 개시할 준비를 했다.이날 장사는 꽤 괜찮았다.음식 가격도 합리적이고 식자재도 한진수가 가장 신선한 거로 공수해 왔다. 새로 영입한 주방장은 성실하고 실력도 좋은 사람이었다.한진수의 어머니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돕고 고윤희는 서빙을 했다.일가족이 힘을 합쳐 열심히 일했더니 하루 사이에 순수익만 20만원이 넘었다.그들에게는 너무도 큰 돈이었다!
“내가 묻잖아. 특수 서비스도 제공하냐고?”남자가 느끼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고윤희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치미는 분노를 참으며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죄송합니다만 그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가게 문 닫을 시간이니 식사는 다음에 다시 오시죠.”“무슨 이 시간에 문을 닫아? 왜 내가 그런 특수 서비스 원한다니까 찔려서 그래?”명품 액세서리를 온몸에 두른 여자가 앙칼진 목소리로 시비를 걸었다.“우리가 말한 서비스가 뭘 말하는지는 알고 그래?”“우리 다 점잖은 사람들이야. 특수 서비스는 피아노 음악이나, 뮤지컬 음악 같은 공연을 말하는 거야. 도대체 특수 서비스를 뭐라고 생각한 거야?”“설마 이상한 상상한 건 아니지?”“이상한 여자네!”“평소에 그런 짓을 많이 하나 보지!”“우리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찔려서 저러네!”그들은 너 한마디 나 한마디 고윤희를 향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고윤희는 그들이 작정하고 시비를 걸려고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아마 어제 왔던 신민지와 일행인 것 같았다.“시간이 너무 늦어서 가게 문 닫을 거예요. 다음에 다시 오세요.”구치소에서 하룻밤을 새우고 돌아온 한진수는 어제보다 말투가 한결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변했다.그는 고윤희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등 뒤로 숨긴 뒤, 부드러운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말했다.하지만 그들은 쉽게 돌아갈 생각이 없는 듯했다.“우린 밥 먹으러 여기까지 왔어! 지금 손님 내쫓겠다는 거야?”느끼하게 생긴 중년 남자가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한진수는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이 인간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정말 답 없는 인간들이네!’하지만 그가 움찔한 사이, 고윤희가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흔들었다.“오빠, 진정해요. 밥 먹으러 왔다잖아요. 돈 벌려고 영업하는 건데 우리한테는 잘된 일이죠.”“저 인간들이 계속 시비 걸까 봐 그래. 아무리 봐도 얌전히 밥 먹으러 온 사람들 같지는 않아.”고윤희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그건 당연히 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