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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7화

살아있는 순간이든 죽는 순간이든,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소중하다.

한진수는 목이 찢어라 외쳐댔다.

고윤희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한진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진수 오빠, 오빠 마음 다 알아요.”

“오빠 내 말 좀 들어봐요. 오빠는 이제 겨우 40살이에요. 3,4년만 돈을 더 모으면 예쁜 아내를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어머니도 빨리 손주를 보고 싶어 하시잖아요. 오빠는 앞으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요. 좋은 사람이니까 자식도 많이 낳을 거예요. 그러면 그때 저의 무덤에 비석을 하나만 세워주세요. 저는 그거 하나면 충분해요.”

그리고 고윤희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말한 소원은 누구나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이다.

그녀가 죽은 후,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도 그녀를 기억한다면, 그녀는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오빠, 제가 죽으면 세희한테 제가 빌린 돈만 갚아주세요. 세희는 저한테 밝은 햇살과 같은 존재예요. 이 세상에 태어나 만난 사람들 중 세희는 제일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빌린 돈은 꼭 갚아주세요. 세희도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에요.”

한진수는 울음을 터뜨렸다.

“윤희야…”

고윤희는 구경민을 돌아보며 조금 전보다 더욱 간절한 말투로 말했다.

“진수 오빠 이제 놓아줘. 응? 오빠만 풀어주면 내가 너를 따라갈게.”

“경민아, 응?”

“경민 씨?”

“구경민.”

구경민의 이름을 부르는 고윤희의 간절한 목소리가 그의 심장을 후벼팠다.

구경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그의 쉰 목소리에 그의 부하들은 몸을 흠칫 떨었다.

“저 사람이 그렇게 좋아? 사랑해?”

고윤희가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눈물이 차가운 바닥을 적셨다.

“사랑해! 진수 오빠를 너무 사랑해! 경민아, 내가 빌게. 네가 나를 죽여도 싫다고 하지 않고, 네가 나를 안아도 거부하지 않을게.”

구경민이 고윤희를 일으키려고 허리를 굽히자 고윤희는 바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바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외투 단추를 풀었다.

“아니, 내가 직접 벗을게. 나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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