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정과 고가령 두 사람도 놀라긴 했지만 겁을 먹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이런 현장을 수없이 많이 목격해 왔었다.고소정은 갑자기 나타난 남자를 보며 물었다.“너! 대체 누구야! 어디서 나타났어? 여기 포국 호텔이야! 너 절대 도망 못 가! 경호원! 빨리 문부터 막으세요! 이 남자가 도망치지 못하게...”고소정의 말에 정신을 차린 경호원은 바로 대문을 향해 달렸다.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는 고소정의 말에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아...”깜짝 놀란 고소정은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벌벌 떨었다.고소정이 바닥에 주저 앉자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는 그녀의 몸을 짓밟으려 했다.군화를 신은 남자가 고소정을 있는 힘껏 짓밟는다면 고소정은 죽게 될 것이다.고신걸은 남자가 고소정을 위협하는 것을 보고 죽을 힘을 다해 몸을 내던졌다. “윽!”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고소정의 얼굴에 튀었다.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는 있는 힘껏 고신걸의 등을 짓밟았다.“이... 고신걸! 지금 뭐 하는 거야!”고소정이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고신걸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의 여신... 내가 지금 너를 지켜주고 있어! 내가 지켜주겠다고 했잖아. 은행 비밀번호 잊지 않았지?”고신걸이 인정하지 않아도 남자가 고소정의 애인이라는 사실은 모두 밝혀졌다.남자의 행동은 아마 고소정의 동의를 걸친 것이다.안내 데스크에 몸을 숨긴 직원들도 그제야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니까, 지금 피해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신세희 맞지?”“그래, 전에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다고 했으니 이번에도 맞는 것 같아. 그런데 저 남자는 누구지?”“휴, 복잡하네.”“쉿, 조용히 해. 우리 이러다 들키면 죽을 수도 있어.”안내 데스크 뒤에 숨은 여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한테 들킬 가봐 몸을 깊숙이 숨겼다.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늘 자리를 떳던 남자는 오늘 떠나지 않았다.호텔 문도 닫겼으니, 한 명씩 죽이면 그만이다.남자는 고신걸을 옆으로 내던지고 고소정에게 다가갔다.신세
반호영은 깜짝 놀랐다.그는 글썽이는 눈으로 신세희를 돌아보았다.“여긴 대체 왜 왔어! 두 여자가 너를 얼마나 괴롭히고 싶어 하는지 몰라서 그래?”신세희의 두 눈이 빨개졌다.“가! 빨리! 가란 말이야!”“빨리!”신세희는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대문을 꽁꽁 닫는 보안요원들에게 달려가 손으로 문을 잡으며 소리를 질렀다.“빨리! 가란 말이야! 제발!”반호영은 바보가 아니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문으로 뛰쳐나간 그는 신세희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반호영이 도망치고 1분 뒤,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숨었던 사람들은 그제야 하나둘씩 몸을 일으켰다.고소정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곁에는 기절한 채 누워있는 고신걸이 있었다.반호영이 이제 도망쳤으니 무서울 것도 없었다.그녀는 신세희를 가리키며 말했다.“너 공범 맞지?”부성웅도 씩씩 거리며 다가와 물었다.“어... 어떻게 된 일이야? 바람을 피운 남자가 2명이야?”“아버님.”신세희는 이제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땅에 쓰러진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조금 전에 보셨잖아요? 이 남자는 제가 아니라 고소정을 만나러 왔어요.”“아니야!”고소정은 강하게 부정했다.“이 남자는 나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해 주러 왔어! 신세희, 함부로 말하지 마. 너 진짜 대단한 사람이구나!”“뭐가?”“한 번에 두 남자랑 바람 피우는 여자는 너밖에 없을거야. 두 사람이 너 하나 때문에 싸우는 장면 너도 봤잖아? 진짜 능력도 좋아.”고소정의 말에 부성웅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그때, 경찰들이 들아왔다.“무슨 일입니까? 폭행 신고가 들어와서 출동했습니다.”“이 여자예요! 이 여자의 공범이 사람을 죽이려고 했어요!”고소정은 신세희를 가리키며 말했다.경찰은 고소정의 손짓에 따라 신세희를 보았다.“내 딸을 데려가려면 나를 죽이고 데려가!”신세희가 힘든 상황에 닥치자 서진희는 자신의 딸 앞을 막아섰다.경찰은 신세희를 보며 물었다.“저 분 말씀이 사실입니까?”“아니요!”“흥!”
경찰은 사람들이 말하는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다녀갔다고 확신했다.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신세희와 그 남자가 공범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현장에 있는 사람을 아무리 심문해도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그저 우물쭈물 고개만 저을 뿐이다.사실, 신세희의 무고함을 밝혀주고 싶었지만 직원들은 용기가 없었다. 모든 사실을 알 수 없으니 사실을 말해도 신세희의 무고함을 풀어줄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그러니 조용히 입을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한 경찰들은 하는 수없이 고신걸을 병원에 데리고 간 뒤,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를 찾기로 했다.서진희는 신세희를 감싸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세희야! 엄마 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을 거예요. 엄마.”“괜찮다고?”고가령은 신세희를 노려보며 말했다.“경찰은 증거가 없어 너를 잡아가지 않은 것뿐이야! 네 행동들을 우리 모두가 봤어. 그리고 성웅 오빠도 현장에 있었지. 성웅 오빠는 너의 시아버지야. 너 어떻게 변명하려고 그래?”말을 마친 고가령은 서진희를 비웃으며 쳐다보았다.서진희가 오늘 이곳에 온 것은 모두 그녀의 전화 한 통 때문 이다.서진희가 자기 딸의 만행을 보고 땅을 치며 스스로 후회하길 바래서였다.흥!서진희는 그녀의 상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두 모녀에게 패배감을 확실하게 안겨주고 싶었다.“성웅 오빠, 우리 가요. 언니도 많이 놀란 것 같아요.”고가령은 부성웅에게 다가가 말했다.부성웅은 아직도 몸을 떨고 있는 진문옥을 감싸 안고 신세희를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난 알아. 아까 그 놈 반씨 가문 아들 맞지? 너 내가 소경이한테 다 이를테다!”말을 마친 부성웅은 진문옥과 함께 떠났다.부성웅이 진문옥의 허리를 감싸고 나가는 걸 본 고가령의 얼굴은 일그러졌다.그러나 티를 내지 못하고 그저 두 사람의 뒤를 조용히 따를 뿐이었다.서진희는 신세희를 가엾게 쳐다보았다.“세희야...”“엄마, 나 진짜 괜찮아.”서진희의 두
고소정이 부소경의 뒤에서 웃으며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신세희의 가슴은 찢어질 것 같았다.마치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그녀는 그저 두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부소경의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운전을 하는 사람은 엄선우였다.이틀 전, 엄선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처음에 그가 대체 왜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항상 밝게 웃음 짓는 엄선우는 절대 무례한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나 이제야 알게 되었다.엄선우는 잘릴 위험을 감수하고 그녀에게 사실을 전하고 있었다.부소경의 마음이 변했다고...신세희는 다시 차에 올라 진정을 되찾으려 애쓰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신세희, 정신 똑바로 차려. 절대 사고가 나면 안 돼.엄마가 기다리고 있어... 6살 유리가 기다리고 있어...신세희 정신 차려! 제발! 제발...’ 한 시간 뒤, 신세희는 다시 엄마의 집에 도착했다.떠난 신세희가 다시 집으로 찾아오자 서진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신세희는 얼굴만 하얗게 질렸을 뿐만 아니라, 입술에도 핏기 하나 없었다. 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세희야, 대체 무슨 일이야? 빨리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도와줄게. 우리 두 사람 힘을 합치면 다시 일어날 수 있어.”자신에게 큰 힘은 없었지만 돈이 필요하다면 딸을 위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면 되었다.두 사람은 서로에게 제일 큰 힘이 되어 주며 살아가면 그만이었다.지금 이 순간, 서진희는 누구보다 정신이 맑았다.그녀는 천천히 신세희를 방으로 데려가 물었다.“딸, 엄마한테 말해. 무슨 일 있었어? 말하고 싶지 않으면 우선 좀 쉴래?”“엄마, 나 좀 잘게 피곤해. 유리 유치원 끝나는 시간에 좀 깨워줘. 데리러 가게.”“그래. 우리 딸 오늘 힘들었지? 얼른 쉬어.”서진희는 신세희를 방에 눕히고 자신은 소파에 누웠다.커다란 소파에 서진희의 왜소한 체구가 더욱 작아 보였다.신세희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녀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역시, 남성 시의 절대적인 세력이다.천한 사생아로 태어나 하루아침에 모든 남성 시의 정권을 바꾼 남자.이런 남자는 배뚱뚱이 남자보다 100배 아니 천배 만 배는 좋았다.고신걸 같은 남자를 10트럭이나 보내도 부소경과 비길 순 없다.고소정은 어떻게든 부소경과 결혼하고 싶었다.꿈에 그리던 남자와 한 방에서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귀국하고 한 달 만에 이 남자와 이렇게 가까이에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다.고소정은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릴까 부끄러웠다.진짜 좋아!어쩌면, 오늘 부소경 씨 와 함께 침대에서..."소경 씨..."부소경은 말없이 계약서 내용만 훑어보았다."소경 씨 아버지와 우리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대요. 저는 이제 아버님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했어요.""네.""그리고 오늘 아버님을 잘 위로해 드리세요. 나이가 있으시니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고요. 그리고 세희 씨, 아니 사모님은 절대 아버님이 말한 것처럼 나쁜 사람은 아닐 거예요."고소정은 대화의 주제를 신세희로 돌렸다.부소경은 드디어 고개를 들고 고소정을 쳐다보았다.고소정은 미친 듯이 좋았다."소경 씨... 화내지 말아요. 사모님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회사 인장, 가져오셨어요?"부소경이 물었다."네?""회사 인장, 가져오셨냐고요? 그리고 서도영의 친필 사인.""아... 사인은 가져왔어요. 여기 확인해 보세요."고소정은 얼른 그의 말에 대답했다."인장!""인장도 있어요."고소정은 가방에서 인장을 꺼내어 그에게 건넸다.회사 인장은 서도영이 함부로 회사 밖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고 했다.그러나 부소경과의 계약이라는 말을 듣고 흔쾌히 승낙했다.너무 어렵고 소중한 기회라 인장을 고소정에게 맡겼다.부소경은 인장을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장모님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장모님?""소경아, 너 세희한테 대체 뭐라고 한 거야?"
신세희가 일부터 전원을 꺼둔 것은 아니다.휴대폰 배터리가 없었을 뿐이다.그 시각,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흐느끼고 있었다.자신의 휴대폰이 배터리가 나간 것도 모르고 말이다.한 시간 뒤, 울다 지친 그녀에게 서진희가 다가와 말했다."세희야, 일어나서 뭐라도 좀 먹고 유리 데리러 가야지?"신세희는 바로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나 괜찮아.""그래. 엄마도 있고, 유리도 있다는 걸 기억해."유리만 생각하면 신세희는 가슴이 아파왔다. 시간을 보려고 휴대폰을 확인하자 전원이 꺼져있었다.휴대폰을 충전한 뒤 그녀는 마당으로 나가 잠시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멈추려고 해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머릿속에는 온통 부소경 뿐이었다.결국 참을 수 없었던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더 이상 마당에 만개한 꽃들도 예뻐 보이지 않았다.부소경을 너무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1년 전, 부소경이 그녀를 데려왔을 때, 일부러 도도한 척, 고상한 척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부소경을 너무 많이 사랑한다.어떻게 부소경없이 살 수 있을까?어떻게?할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될까?할 수 없을 것 같아...할 수 없어!세상 모든 남자들은 빨리 싫증을 내는 것 같다.더 좋은 여자가 나타나면 그 여자에게 모든 걸 빼앗기고 만다.자신이 아무 미련도 없이 부소경의 곁에서 떠날 수 있을까?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불가능했다.그러나 이미 떠난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 수 있단 말인가?신세희, 넌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났어?부소경이 너한테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더 열심히 노력했어야지!사랑은 마치 유통기한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엄청 짧은 유통기한... 고작 1년...재벌 가문의 남자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웠다.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부소경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하는데... 신세희 너는 그저 가만히 그의 사랑을 받기만 했어. 남자의 사랑은 영원하지
고윤희가 제일 똑똑한 것 같다.고윤희는 지금 모든 속세를 벗어던지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와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마침, 고윤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무엇 때문인지, 신세희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동병상련의 아픔일까... 신세희는 최선을 다해 눈물을 참아보려고 애를 썼다.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언니? 언니에요?""세희 씨, 잘 지내고 있어요? 미안한데 빌린 돈은 당분간 못 갚을 것 같아요. 지금 이곳에서 일하고 있긴 한데 하루 일당이...""언니, 괜찮아요. 돈은 갚지 않아도 돼요.."잠시 후, 고윤희는 깜짝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세희 씨, 울어요?""아니요.""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요?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어요?"고윤희는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저... 그러니까...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요..."고윤희가 보고 싶다고 말을 한 신세희는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제가 이곳으로 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언니도 알 거예요. 사람들 모두가 나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았는데, 언니만 제 편이 되어줬어요. 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언니... 너무 보고 싶어요..."말을 하는 신세희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왔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고윤희의 품에 안겨 맘껏 울고 싶었다.그녀의 말에 고윤희는 큰 감동을 먹었다."세희 씨... 우리 곧 만나게 될 거예요. 꼭 다시 만날 거예요.""네. 언니, 저 언니 믿어요. 언니 잘 지내야 돼요.""세희 씨도 잘 지내요...""네 언니...""끊을게요. 기회가 되면 다시 연락할게요.""네, 언니 쉬세요."전화를 끊은 신세희는 핸들에 엎드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어떻게든 눈물을 참아보려고 했으나 한번 터진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그렇게 차에서 10여 분을 울고 나서야 천천히 운전을 해 유치원으로 향했다.유치원에 도착하자 신유리는 까치발을 하고 유치원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신세희를 발견한 신유
호텔에서 빠른 속도로 도망친 반호영은 신세희에게 다른 말을 할 시간도 없었다.다시 반호영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울었어?"그는 신세희의 빨개진 눈을 발견했다.신세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최근에 남성 시에서 행패를 부린다는 사람이 당신이지??"반호영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오늘 호텔에서 봤잖아. 내가 아니었으면 너 오늘 죽었을지도 몰라."그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마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 같았다."진문옥은?""왜? 진문옥도 죽이려고?"반호영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제일 먼저 죽어야 될 사람이야.""그런데 왜 그동안 죽이지 않았어? 호영 씨가 진짜 진문옥을 죽이려고 했으면 한 방에 죽일 수 있었던 거 아니야?"반호영은 아주 많이 아픈 표정이었다."신세희, 진문옥이 한방에 죽으면 너무 아깝지 않아? 나는 끝까지 괴롭히고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 그때 죽일 거야! 세상의 쓴맛을 모두 보여줄 거라고.""부성웅은? 부성웅도 죽일 수 있어?"반호영은 한참을 망설이다 말했다."너, 내가 얼마나 아픈지 알아? 네가 알기나 해?""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를 죽이고 싶어.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다고!""알아!""아니까 당신 놓아준거야."그렇다. 오늘 신세희가 그를 풀어주지 않았다면 붙잡히고 말았을 것이다.그때, 신유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엉엉엉..."신세희는 다급하게 몸을 숙이고 물었다."유리야, 왜 그래?""호영 삼촌, 화내지 마. 나 무서워..."반호영은 바로 표정을 풀었다.그는 바로 신유리를 품에 안고 어르고 달랬다."그래 삼촌이 잘못했어. 삼촌이 무서운 표정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삼촌이 유리를 무섭게 만들었구나. 맞지?"신유리는 바로 환하게 웃었다.아이는 반호영의 목을 껴안고 말했다."삼촌, 웃으니까 너무 예뻐. 삼촌, 그동안 남성에서 할아버지한테 미움을 많이 샀어?"아이는 똑똑하고 예뻤다.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