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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아직 유치원생인 유리는 간단한 글씨 외에 문장을 읽을 줄 모른다.

신세희, 부소경, 신유리 이름만 알고 있다.

그 때문에 그 말랑말랑하고 예쁜 젤리 사탕 포장에 알록달록 쓰여 있는 '서 할아버지 행복하세요!'라는 글씨는 그저 예쁜 꽃인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세희와 부소경은 똑똑히 보았다.

동시에 노인과 노부인도 그 글씨를 보았다.

부태성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하지만 노부인은 표정이 훨씬 더 밝아지더니 상냥하게 웃었다.

“아이고, 유리야, 증조할아버지가 또 생겼어?"

“아니요, 저는 증조할아버지 한 명 밖에 없어요. 바로 여기 저 밉살스러운 할아버지."

신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고 나서는 눈을 흘기며 부태성을 바라보았다.

부태성은 바로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웃음을 터뜨리자 입가의 희끗희끗한 수염도 같이 움직였다.

유리는 증조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그의 수염을 잡아당겼다.

“증조할아버지, 앞으로 수염을 자르면 안 돼요!"

신유리가 명령조로 말했다.

“왜 수염을 자르면 안 되는 거냐?"

“증조할아버지가 수염을 자르면 나는 누구의 수염을 잡아당기면서 놀아요? 우리 아빠는 수염이 짧아 따끔해서 너무 싫어요!"

“그래 그래, 증조할아버지는 평생 수염을 자르지 않을 거야. 우리 유리가 잡아당기며 놀아야 하니까."

신유리는 그제야 머리를 끄덕이며 증조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증조할머니 젤리 드세요, 그리고 저한테 다른 증조할아버지는 없어요."

노부인은 '서 할아버지 행복하세요!'라는 글자가 적힌 젤리를 한 입 먹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신세희와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경아, 세희야, 이 젤리는 정말 달콤하구나. 우리 세희한테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난 모두 알고 있어. 할머니는 이해한다."

"..."

어색하다는 말로는 그녀의 지금 난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부족했다.

“세희야, 이리 와, 건강한지 가까이서 좀 보자꾸나. 넌 너무 말랐어."

신세희가 미소를 지으며 노부인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노부인이 신세희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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