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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신세희는 순간 당황해서 할 말을 잃었다.

룸 안이 무척 조용했기에 이름도 모르는 남자의 고백은 부소경 일행의 귀에까지 똑똑하게 들렸다.

가장 분노를 느낀 사람은 부소경이었다.

무표정했던 얼굴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고 표정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다.

정문재와 장진혁은 친구의 이런 반응이 무척 재미있었다.

같이 어울려 지낸지 벌써 20년, 온갖 것을 같이 경험한 그들이었다.

그들 중 아무도 여자에게 쓰는 시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그들 중에서 가장 냉혹하고 잔인했던 남자가 사랑에 빠졌다.

친구들은 덤덤한 표정으로 신세희의 대답을 들었다.

“당신 누군데요? 나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수화기 너머의 그 목소리는 지난 번처럼 묘한 애달픔이 있었다.

“하지만 난 당신을 포기하지 못하겠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당신이야. 그리고 당신 딸, 유리까지… 하늘은 왜 나한테만 이렇게 잔인한 걸까? 정말 너무해!”

신세희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 혹시….”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거 알아, 신세희? 가끔은 너무 억울해서 이 세상을 저주하고 싶어!”

말을 마친 남자는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다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소경 씨, 이 사람 혹시….”

“나도 알아!”

부소경은 차갑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

신세희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소경 씨….”

“진작 이럴 줄 알았어!”

이때, 구경민이 웃음을 터뜨리며 상황을 설명했다.

“세희 씨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놈이 여기 와서 1층 종업원들을 폭행하고 사라졌거든요.”

신세희가 떨떠름한 말투로 물었다.

“그 사람이 남성에 있다고요? 왜요? 언제 왔대요? 남성에 소경 씨가 있는 줄 알면서 어떻게 남성에 올 생각을 했을까요?”

부소경은 잔뜩 짜증이 담긴 말투로 대꾸했다.

“남성에 당신이 있으니까.”

신세희는 어이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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