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하는 거 봐서요!”그녀는 부소경을 다루는 법을 점점 더 능수능란하게 익히고 있었다. 그가 인상을 쓰고 있다고 해서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의 마음을 안달나게 만들었다.두 시간 뒤, 여자는 남자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소경 씨,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그룹 대표로서 체면도 지켜야죠. 왜 이렇게 애처럼 굴어요? 그것도 자기 와이프를 상대로?”사실 그도 유치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매번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치밀었다.남성에서 부소경에게 호감을 대놓고 드러내는 여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가 이미 마누라밖에 모르는 애처가로 이름을 굳혔기 때문이다.부소경은 평생 아내만을 사랑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했다.그는 지독한 애처가였다.그리고 이 사실은 F그룹의 공식SNS와 언론 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부소경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하지만 여자는 달랐다.여섯 살이나 된 아이가 있는 명실상부 유부녀였지만 신세희의 매력에 빠진 남자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그 중에는 그녀보다 어린 남자도 수두룩했다.그러니 부소경이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남자는 뒤돌아서 여자를 품에 안았다.“앞으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남자랑 말도 하지 마!”“이… 이건 너무 과하지 않나요?”“당신, 요즘 따라 내 무서움을 계속 잊고 있어.”남자가 억지를 부렸다.그녀가 뭐라도 하기 전에 남자는 다시 그녀의 예민한 부위에 손을 뻗었다.여자는 체력으로 남자를 이길 수 없었다.다음 날.신세희는 피곤해서 일어날 기운도 없었다.주말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상태로 출근했으면 온종일 피곤해서 일에 집중도 못 했을 것이다.그녀는 남자의 이마를 콕 찌르며 얄밉게 말했다.“다 당신 때문이에요!”“그래?”남자는 나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당신이 자꾸 뭔가를 까먹으니까 그렇지.”신세희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남편을 쏘아보고는 대충 씻고 신유리의 방으로 가서 딸에게 옷을
신세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초인종이 울렸다.신세희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주말이라서 선희 씨랑 정아 씨가 놀러 왔나 봐요.”“남자만 아니면 다행이지!”부소경이 부루퉁하게 말했다.신세희는 가볍게 그를 핀잔했다.“선우 씨 빼고 다른 남자가 누가 있겠어요? 아이고!”말을 마친 그녀는 얼른 일어서서 문을 열었다.“세희야,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나 좀 도와줄래?”밖에서 잔뜩 고민에 잠긴 서준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세희와 식탁에서 밥을 먹던 부소경 부녀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부소경의 눈치를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어색한 표정으로 서준명을 맞이했다.“오… 오빠가 어쩐 일이에요?”서준명이 초췌한 얼굴로 대답했다.“세희야, 선희 씨 좀 말려줄 수 있어?”신세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선희 씨가 내 연락을 안 받아. 계속 헤어지자고 해….”신세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오빠, 두 사람 다 미혼이고 선희 씨한테도 선택의 권리는 있잖아요. 게다가 오빠는 재벌가 사람이고 세희 씨는 그런 생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서준명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희야, 너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선희 씨에게 마음을 준 이상 당연히 선희 씨 집안에 대해 신경 안 써. 지금은 선희 씨가 나를 싫어한다고. 내 인성이 어떤지 네가 가장 잘 알잖아.”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어찌됐든 서준명이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서씨 어르신은 유별난 사람이지만 그는 손자 교육에 성공했다. 서준명은 책임감 있고 여자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세희야, 원래는 전화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내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서 찾아왔어. 선희 씨가 내 마음을 다시 받아준다면 당장 혼인신고도 하고 결혼식 올리고 싶어.”솔직히 신세희도 서준명과 엄선희가 잘되기를 바랐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선희 씨한테 한 번 얘기해 볼게요. 들어와서 같이 밥
“유리야!”놀란 건 민정아와 엄선희도 마찬가지였다.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당황한 신세희는 다급히 일어서서 사방을 돌아다니며 아이를 찾았다.그녀의 목소리에서 초조함이 느껴지자 주변 사람들도 그들을 바라보았다.누군가는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를 비난했다.“엄마라는 사람이 백화점 쇼핑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애가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신세희의 두 눈에는 벌써 눈물이 맺혔다.“유리야!”이때, 신유리가 한 매장 안에서 걸어 나왔다. 아이는 한 꼬마와 손을 잡고 있었다.“엄마, 뭐 해? 나 바로 옆 가게에 있었어. 유치원 친구를 만났거든.”신유리가 말했다.신세희는 다가가서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는 아이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혼냈다.“야, 신유리!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엄마는 너 없이는 못 살아. 유리야, 친구 만났으면 엄마한테 먼저 얘기해 주고 갔어야지.”신세희가 울먹이자 당황한 신유리는 다급히 사과했다.“엄마, 유리가 잘못했어. 울지 마.”“당신도 참 이상한 사람이네요. 자기 애는 자기가 챙겨야지. 애가 없어진 게 애 탓인가요? 사람들 가득한 공공장소에서 애를 때리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차가운 여자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상대를 바라보았다.“우리 혹시…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하얀 쉬폰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자는 깔끔하면서도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여자는 예쁘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였다.신세희는 그녀에게서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여자는 별로 그렇지 않아 보였다.“부자집 사모님이라서 그런지 기억력이 별로 안 좋으시네요. 우리 어제 유치원 앞에서 만났잖아요. 내가 부자 사모님 모임에 끼고 싶지 않다고 해서 왕따 당하고 있는 중이죠.”신세희는 그제야 기억을 떠올리고 부드러운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아, 저 기억났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여자에게 말했다.“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친구들과 얘기하는 사이에 유리가
말을 마친 그녀는 아이를 불렀다.“고상은, 이제 가자.”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신유리에게 또 말했다.“유리야, 다음에 상은이 보고 싶으면 또 놀러 와.”“이모도 잘가요. 상은아, 잘가.”신유리도 활짝 웃으며 여자와 아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여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저기… 이름이 뭐예요?”하지만 여자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신세희는 약간 실망했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 독특한 사람이야. 저 사람만 보면 과거의 나로 돌아간 것 같아. 혼자 세상과 싸워야 하는 기분,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는 기분 뭔지 알거든.”“됐네요! 역겨워, 퉤!”민정아는 팔짱을 끼며 신세희를 곱지 않게 흘겼다.“정아 씨는 이제 진짜 성격 들킨 뒤로 점점 자제를 모르는 것 같아. 아, 본모습이 원래 이랬었지? 처음 만났을 때 이랬잖아. 상은이 엄마가 뭐 잘못했다고 그래?”“그냥 마음에 안 들어. 저런 여자만 보면 속이 안 좋아!”엄선희까지 불쾌감을 드러냈다.신세희는 고개를 숙이고 신유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엄마 말 무시하고 엄마 욕하면 어쩔 거야?”그러자 아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세 분이 싸우는 건 유리랑 상관없어. 아빠랑 엄마가 싸울 때도 유리는 중립이잖아. 난 아이스크림 먹고 있을 테니까 계속 싸워.”한참이 지난 뒤, 신세희는 약간 불쾌한 말투로 민정아에게 물었다.“정아 씨, 왜 그랬어? 상은이 엄마가 정아 씨한테 뭐 실수한 거라도 있어? 왜 사람을 그렇게 말해?”“나한테 실수한 건 없지! 애초에 모르는 사람이고! 그런데 일부러 자기는 고상한 척하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 세희 씨는 저 여자가 인상이 차갑고 고상해 보이면서 자기보다 잘난 사람한테도 당돌하게 대해서 마음에 들었던 거지? 그래서 그 여자가 과거의 세희 씨를 닮았다고 생각한 거지?”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아니?”엄선희도 대화에 끼어들었다.“세희 씨도 처음 만
“할머니가 좀 아프셔. 그런데 의사 진료를 거부하고 유리만 찾는대.”수화기 너머로 부소경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솔직히 그는 본가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본가에서 생활한 적도 없었기에 그곳은 그에게 집이 아니었다.할머니는 비록 그에게 상처준 적은 없지만 솔직히 자라면서 할머니 사랑을 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처음에 할머니가 그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었다.그의 할머니는 이 가문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사람이었을 뿐이다.그래서 부소경은 본가를 사랑할 수 없었다.그런데 노인이 아프다면서 자꾸 신유리를 찾았다.이런 상황에도 요청을 무시한다는 건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말을 들은 신세희는 처음에는 놀란 목소리였다가 이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당신 뭐라고 했어요? 할머니가…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다고요? 심각해요? 다 우리 때문이에요. 너무 바빠서 본가에 찾아 뵙지도 못했네요.”신세희의 말투에서 깊은 죄책감이 느껴졌다.“그런 줄도 모르고 백화점에서 쇼핑이나 하고 있었다니… 지금 어디예요? 빨리 이쪽으로 와요. 유리 데리고 바로 나갈게요.”부소경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여자는 겉보기에 차갑고 모든 일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속은 항상 따뜻한 사람이었다.할머니가 신세희에게 보였던 호감이라고 해봐야 그와 함께 유리를 데리고 본가로 갔을 때,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옥석을 그녀에게 선물한 것뿐이었다.지금도 신세희는 그 선물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아깝다고 착용하지도 않았다.사실 옥석은 원래 대대로 이어지는 보물이며 어차피 이번 대에는 부소경이 이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었기에 그에게 전해주는 것이 맞았다. 때가 되면 언젠가는 신세희에게 돌아갈 물건이었다.할머니는 그냥 적당한 시기에 그것을 선물했을 뿐이다.하지만 신세희는 그것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그녀는 항상 할머니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부소경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
“넌 미친년이야!”신세희는 민정아의 민낯을 들춘 셈이다.“그리고 나! 난 말랑 콩떡이 아니야!”엄선희가 말했다.“..."역시 친구는 많이 고민해 보고 사귀어야 하는데… 평생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신세희는 자신에게 먼저 다가온 두 사람을 환영하고 두 사람과 절친이 되었다. 결국 두 마리의 늑대를 불러들인 셈이다.신세희는 하는 수 없다는 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한 사람은 미친년, 한 사람은 강철 콩떡!"“하하하...."그녀의 말에 엄선희와 민정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민정아는 신유리를 안아 들고 귀에 속삭였다.“유리야, 우리 유리, 이모가 드디어 네 엄마를 이겼어!"“쳇!"“이모들은 모두 바보야!”“그래 맞아. 이모들은 모두 바보야! 바보 세 사람이 같이 친구가 되었어!"세 사람은 그렇게 유리를 안은 채 쇼핑몰을 나섰다. 엄선희와 민정아는 2번 출구에 가서 엄선우를 기다렸고, 신세희는 유리를 데리고 1번 출구로 가서 부소경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렸다.“유리야, 넌 고상은 엄마가 어떤 사람인 것 같아?”신세희는 신유리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나직하게 물었다.엄마의 물음에 신유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음, 선희 이모처럼 예쁘지도 않고, 정아 이모처럼 친절하지도 않은 것 같아."“윤희 이모에 비하면 어때?"“어떻게 윤희 이모랑 비교할 수 있어? 윤희 이모는 작은 엄마 같아. 고상은의 엄마는 엄마 다운 모습이 없어. 고상은도 자기 엄마가 많이 무섭대.”“... "아이의 말에 신세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엄마, 우리 상은이를 우리 집에 데려가 같이 사는 건 어때? 고상은은 아빠가 없으니 많이 불쌍한 것 같아, 예전에 나는 아빠가 없었지만, 삼촌이 있었잖아. 근데 상은이는 삼촌도 없어…."겨우 여섯 살 된 신유리는 평소에는 못된 모습을 보이지만 속은 매우 여린 아이였다. 이에 신세희는 차분한 말투로 아이를 달랬다. “유리야, 세상에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엄마들은 모두 힘들어.
여자는 신세희를 돌아보며 쌀쌀맞은 말투로 말했다.여기서 또 만났네요.”“..."“당신이 왜 내 남편 신발을 닦고 있지?!”“고귀한 사모님은 제가 이렇게 쭈그리고 앉아 구두를 닦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저의 딸이 실수로 구두를 밟아 더럽혔으니 제가 깨끗이 닦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여자는 고개를 들고 부소경을 쳐다보며 말했다."... "“난 그러라고 한 적 없어!"부소경의 말에 여자는 고개를 푹 숙였다.“죄송해요, 제 딸이…."“경고하는데 제발 내 곁에서 멀리 떨어져 줘요. 아이가 신발을 더럽힌건 괜찮은데 당신의 행동이 저를 불편하게 만들어요!"부소경은 애써 화를 참고 있었다. 신유리와 여자의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간신히 화를 참고 말했다.“네…. 죄송해요!"여자는 수치스러운 듯 돌아서서 자기 딸을 끌고 갔다. 어린 여자애는 멀어져 가면서도 고개를 돌려 신유리랑 인사를 나누었다. 신유리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신세희가 입을 열었다.“아는 사람이야?"부소경이 신세희에게 물었다.“당신 대단한데요?"“왜?"“저렇게 예쁜 여자가 열심히 쪼그리고 앉아 구두를 닦아주고, 게다가 하마터면 사람을 울릴 뻔했잖아요.""…."그는 운전을 하며 신세희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였지만 표정은 얼어붙어 있었다.그는 신세희의 얼어붙은 얼굴을 바라보며 피식 웃더니 말했다.“내가 그 여자한테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거야? 부드럽게 안아 달래줬으면 좋겠어?"“뭐라고요?"신세희는 손을 들어 부소경의 코를 꼬집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신유리는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엄마도 내 코를 꼬집는 스킬을 배웠네?"“..."‘어휴, 내가 아이와 같은 수준의 놀이를 하고 있다니.’신세희는 부녀 둘을 한 번 훑어보고 입을 열었다.“운전이나 해요, 할머니 기다리겠어요!"부 씨 가문에서 사는 동안, 신세희는 할머니와 정이 들었고, 따로 사는 지금 할머니의 건강이 걱
“진상희 씨,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아이고, 제 잘못이에요. 임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나..."“임 씨도 아니에요."“네?"“저는 신세희에요."“아아, 신세희라, 신세희 씨네요......"신세희는 진상희의 말을 가로챘다.“실례지만, 당신은 부 씨 가문의 누구시죠?"이에 진상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집사예요, 저는 부 씨 가문에서 줄곧…"“짝!"신세희는 손을 들어 진상희의 뺨을 때렸다.“미쳤어? 자기가 서 씨 어르신의 외손녀라고 나를 때려? 예전에 임선아가 서 씨 어르신의 외손녀일 때도 나랑 싸웠는데, 누가 이겼는지 말해줄까?"신세희는 담담하게 말했다.“부 씨 가문의 집사라는 사람이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지시를 내려? 부 씨 가문의 유일한 사모님인 나조차도 못 알아보다니..."“네가 신세희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짝!"신세희는 다시 손을 치켜들고 진상희의 뺨을 내리쳤다. “이건 네가 멍청한 죄.”“이건 네가 미친 척하고 잘못 부른 죄!”“이건 네가 나를 서 씨 아가씨라고 부른 죄!”“하하…."신유리는 엄마의 말에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신세희도 자신의 말을 떠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 씨 가문의 저택에 자주 오지 않지만 이 여자가 나대는 모습이 너무 눈꼴사나웠다.신세희는 딸을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유리 너는 입 다물어!"신유리는 신세희를 힐끗 쳐다보고 진상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아줌마,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여태껏 우리 엄마가 순진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지? 오늘 아빠와 엄마가 함께 왔어. 그게 뭘 뜻하는지 알기나 해? 바로 우리 엄마는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거야. 자기 주제도 모르는 아줌마, 잘 들어! 우리 엄마 성은 신이고 이름은 신세희야! 다음에 또 미친 척하면…."“잠깐, 엄마, 왜 또 다음이 있는 거야? 우리 길을 막는 것도 모자라 우릴 집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집사, 당장 잘라버려야 하는 거 아니야?"“우리 딸 말이 맞아. 진상희 씨?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