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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세희 씨,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어제 아줌마네 집에서 쉰 게 부족했어?”

점심 때가 되자 민정아는 신세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첫술을 뜨던 엄선희도 고개를 들고 물었다.

“세희 씨, 혹시 그 영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신세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희 언니 걱정돼서 그래. 언니는 뭐 하고 있을지 너무 궁금해서. 나도 임신한 몸으로 거리를 방황한 적 있어서 잘 알아. 너무 힘들었어. 다행히 내 옆에는 서시언 오빠가 있었잖아. 하지만 윤희 언니 옆에는 아무도 없어.”

비슷한 불행을 경험했기에 신세희는 다른 사람보다 더 고윤희를 걱정했다.

두 친구도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닫았다.

신세희가 먼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됐어. 지금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우리 삶에 충실하자. 도움이 필요해지면 나한테 또 전화하겠지.”

하지만 두 친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희 언니 성격에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

“아니야. 두 사람은 아이를 임신한 적 없어서 몰라. 임신한 여자는 자기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돼 있어.”

신세희는 굳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고윤희가 어려움에 쓰러지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 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고윤희는 줄곧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다. 신유리가 그녀에게 인형을 선물하고 예쁜 짓을 하는 것을 봤을 때, 그때부터 고윤희는 아이를 더욱 원하게 되었다.

그녀는 구경민과의 아이를 원했다.

그가 평생 자신과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후회는 없었다.

결혼식, 반지, 혼인신고가 없어도 상관없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옆에서 평생 사는 것만으로도 고윤희는 만족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달 전에 그 꿈은 처참히 부서졌다.

고윤희는 자신의 팔자가 사나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잠깐 풍요로운 삶을 산 대가로 지금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까지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아이가 찾아왔다.

비록 고윤희도 다시 구경민과 잘해 볼 생각을 접었고 한때 꿈꾸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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