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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서준명과 서씨 어르신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검은색 코트를 입고 손에 몽둥이를 든 서진희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르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가….”

서진희가 이를 갈며 말했다.

“사람 말을 왜 이렇게 안 들어요? 어제 내가 좋게 얘기했잖아요. 나도 많이 참았다고요. 당신이 우리 엄마와 나한테 한 일, 지금 생각해도 피가 거꾸로 솟아요. 하지만 내 몸에 당신의 그 더러운 피가 흐르고 있어서 당신을 죽일 수도 없다고요!”

“내가 이제 다시 보지 말자고 했잖아요. 왜 당신은 항상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냥 네 엄마를 보러 온 거야….”

“엄마는 당신 만나고 싶어하지 않아요!”

서진희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가 살아 계실 때, 엄마가 당신 목숨을 구해줬을 때, 당신의 실수로 임신하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를 낳을 때, 당신은 엄마가 가장 당신을 필요로 할 때 배은망덕하게 엄마를 저버렸잖아요! 이제 와서 이런 거 다 필요 없어요!”

“꺼져! 당장 꺼져! 안 꺼지면 아무리 아빠라도 정말 팰 거야!”

그 말을 들은 서씨 어르신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진희야, 그러니까 나를 아빠로 인정해 주는 거니?”

“난 태어난 자체가 고통스러웠어요! 만약 시간을 되돌리고 할수만 있다면 엄마 배속에 있을 때 혀 깨물고 죽었을 거예요. 내 몸에 당신 피가 흐른다는 게 역겨워요!”

서씨 어르신은 비굴하게 사과했다.

“진희 네 말이 맞아. 아빠가 여기 오면 안 됐어. 아빠가 앞으로 다시는 엄마를 찾으러 오지 않을게. 네 엄마 기분 나쁘게 하지 않을게. 아빠는 그냥 너한테 살 집이랑 용돈 좀 주고 싶었어. 너도 이제 호사를 누리며 살아야지. 계속 세희 집에 얹혀살 수는 없잖아….”

“꺼지라고요! 제발!”

서진희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절규했다.

서씨 어르신은 당황한 표정으로 몸을 피했다.

항상 피라미드의 정상에서 사람을 부리던 존재가 이토록 초라한 모습이라니!

옆에 있던 경호원들이 어르신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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