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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신유리의 입가에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는 집안의 모든 기물을 외할머니에게 주고 싶었다.

그날 오후, 신세희는 오랜만에 만난 엄마와 회포를 풀고 싶었지만 신유리가 외할머니를 독차지하는 바람에 밤이 되어서야 엄마와 둘 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놀다 지친 신유리는 서진희가 들려주는 동화 이야기를 들으며 단잠에 빠졌다.

아이가 잠든 뒤, 신세희는 엄마의 손을 잡으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 왜 이제야 나타났어? 나 그때 아파트 입구에서 그렇게 엄마를 불렀는데 왜 안 나타났어? 내가 엄마를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지 알아?”

말을 마친 신세희는 또 눈물을 흘렸다.

서진희는 딸을 품에 끌어안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내 딸!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내 딸이 계속 행복하기를 바랐어.”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이유를 말했다.

“엄마는 어려서부터 무시를 당하며 자랐어. 이 세상에 엄마를 사랑한 사람은 오직 네 사람뿐이었어. 네 외할머니와 엄마를 길러준 양부모님, 그리고 돌아가신 네 아빠.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괴롭혔지. 그래서 엄마는 평생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 네 외할아버지도 엄마를 무시하고 증오했잖아. 네 친아빠도 그랬고.”

“엄마는 네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네가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을 보고 너희의 생활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너를 떠나기도 아쉬웠어. 계속 네가 눈에 밟혔어. 평생 네가 행복한 모습을 멀리서 바라만 볼 수 있다면 내 옆을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행복할 것 같았어. 거지처럼 살아도 그게 뭐 어때서.”

“너는 엄마의 전부야.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네 외할아버지와 친아빠가 짜고 너를 벼랑으로 내몰지 않았다면 엄마도 나타나고 싶지 않았어. 엄마 사실 잘 살았어. 이거 봐, 건강하기만 하잖아.”

서진희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딸을 바라보았다.

세상 행복을 다 가진 것 같은 만족스러운 눈빛이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내가 미안해. 딸인데 엄마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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