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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부소경은 말을 하면서도 서 씨 가문과 그 집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신세희, 신유리의 신분 문제가 거론되자 노숙자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서 씨 어르신과 서준명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난 저 사람들이랑은… 정말 아무 상관없어. 저 사람들이 내 딸의 삶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안 그러면 정말 용서하지 않을 거야.”

“고모….”

서준명이 애처롭게 그녀를 불렀다.

삼십 대 정장차림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가 구슬피 울고 있었다.

“저는 고모가 좋아요. 고모가 나타나자마자 알아봤잖아요. 비록 머리카락이 얼굴 절반을 가렸지만 눈빛이 세희와 닮아서 알아볼 수 있었어요. 6년 전 세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아는 고모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서준명은 간절한 눈빛으로 노숙자에게 사정했다.

서 씨 어르신도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입을 뻐금거렸다.

하지만 노숙자의 얼굴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미안하지만 나와 내 딸의 가족 상봉을 방해하지 말아줄래? 자네 고모를 잃어버린 건 유감으로 생각할게. 하지만 이미 가족을 찾았잖아? 임지강 일가를 가족으로 인정한지 6년이나 지나지 않았니? 이미 가족이 있는데 왜 만족을 못하지?”

“그건 거짓이잖아요! 고모!”

서준명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고모를 바라보았다.

서 씨 가문은 수많은 인력과 재력을 동원해서 고모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렇게 몇십 년이 지나 드디어 진짜 고모를 만났는데 고모는 그들을 모르는 척하고 있다.

노숙자는 지친 목소리로 대꾸했다.

“뭐가 거짓인데? 고작 가족 중 한 명이잖아?”

서준명은 고개를 흔들었다.

“가장 소중한 가족이죠!”

“그렇게 소중한 가족인데 왜 집을 나가서 안 돌아왔을까?”

서준명은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돌렸다.

서 씨 어르신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한숨만 쉬고 있었다.

딸을 볼 면목이 없었다.

“고작 열여덟 살 소녀가 집을 버리고 길거리 생활을 택했어. 그 소녀는 결국 가족의 정을 느끼지 못했던 거야.”

“소녀가 집을 나간 뒤에 당신들이 소녀의 행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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