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씨 어르신은 그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그는 경멸에 찬 말투로 주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걸 노리고 그날 밤 날 받아준 건가? 어쩌면 내 동료가 날 배신한 것도 당신과 관련 있을 수도 있겠군!”주희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반박했다.“그럴 리 없잖아요. 난 그냥 평범한 자원봉사자일 뿐이에요. 권력도 없고 돈도 없는 내가 무슨 수로 그런 엄청난 일을 버리겠어요?”서 씨 어르신은 그제야 날카롭던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애 지우는데 돈이 필요해서 온 거야?”주희진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아… 아니에요.”“그럼 왜 왔지?”“난 가정이 있는 남자야. 난 내 아내를 사랑해! 우린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어. 대외적으로 난 책임감 있는 남편이고 좋은 아빠야! 이런 난잡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그러니까 아이 지워. 돈이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줄게. 보상이 필요하면 그것도 해줄 수 있어. 원하는 숫자만 얘기해!”주희진은 울음을 터뜨렸다.“나 아파요!”“아픈 사람 같아 보이네!”“난 선천적으로 병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앞으로 10년밖에 더 살지 못해요. 아직 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아직 세계 일주도 이루지 못했단 말이에요. 연애도 못 해봤고….”“아직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의사가 그러더라고요. 난 앞으로 10년밖에 더 살지 못 한다고요.”“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를 지우면 아마 수술 과정을 견디지 못할 거예요.”주희진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서 씨 어르신이 물었다.“무슨 병이길래 그래?”“심장병이요.”주희진이 말했다.어르신이 오래도록 아무 말이 없자 주희진은 애처롭게 애원했다.“난 죽고 싶지 않아요. 아직 10년이나 남았어요. 부탁할게요. 아이를 낳게 해줘요. 아이는 죄가 없잖아요.”서 씨 어르신은 차갑게 거절했다.“안 돼!”“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매몰차요?”주희진이 울며 물었다.하지만 서 씨 어르신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
주희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한참 망설이던 그녀는 더 애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한 번만 도와주세요. 명분 하나면 만족해요.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만 낳고 바로 이혼할게요. 그때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돌아가세요!”“미친년이네!”서 씨 어르신은 혐오스럽게 한마디 하고는 주희진을 뿌리쳤다.그 일이 있고 3일 뒤, 서 씨 어르신은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다.하지만 그는 그 사이 한 번도 주희진을 찾아가지 않았다.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두 여자의 인생을 다 책임질 수는 없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집에서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자였다.그는 돌아가서 아내에게 어쩔 수 없었던 그날의 사실을 말하고 용서를 구할 생각이었다.집으로 돌아온 어르신은 아내와 달콤한 시간을 보낸 뒤, 즐겁게 뛰노는 아들을 바라보며 이 일을 이야기했다.그의 아내는 밤새 슬피 눈물을 흘렸고 그는 밤새 아내의 곁을 지켰다.아내가 울음을 그친 뒤에야 그가 말했다.“한 번도 그 여자한테 흔들린 적 없어.”그의 아내는 배려심 많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울다 지친 그녀는 남편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어떤 일이 있든 같이 해결해요. 그 여자가 찾아오면 같이 쫓아버려요! 어린 여자가 미혼모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 봐야 돈이겠죠! 주면 돼요!”하지만 그 일이 있고 한동안 주희진은 서 씨 어르신을 찾지 않았다.불러온 배 때문이었다. 아이를 지울까 생각도 했지만 현지인 친구도 없었기에 수술 동의서에 사인해 줄 사람도 없었다.주희진은 어쩔 수 없이 귀국을 선택했다.그녀가 귀국하고 이틀 째 되던 날, 서 씨 어르신의 아내가 그녀를 찾아왔다.“주희진 씨? 남성 근교에 사는 거 다 알고 왔어요. 해외로 자원봉사를 갔었다고요. 참 따뜻한 사람인데 왜 남의 남편을 탐냈을까요?”겁에 질린 주희진은 몸을 웅크리고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욕을 먹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컸던 탓에 근처에 살던 주희진의 친척오빠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렸
잠시 머뭇거리던 주희진이 서 씨 어르신에게 말했다.“이렇게 됐으니 난 이제 갈 곳도 없어요. 그러니 나와 결혼해 줘요.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을게요. 난 그냥 살고 싶어요.”비굴하고 구슬픈 그녀의 목소리에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서 씨 어르신은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었다.결국 그는 여론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와 이혼한 뒤, 주희진과 식을 올렸다.주희진이 출산 동의서를 손에 넣자 두 사람은 이혼하고 서 씨 어르신은 전처에게 돌아갔다.그 뒤로 주희진은 그들의 저택 근처에 집을 마련했다.서 씨 어르신은 매달 그녀에게 생활비를 주기로 약속했다.많지 않은 돈이지만 주희진이 생활하기에는 충분했다. 주희진도 피아노나 그림을 가르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삶을 향한 갈망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이를 임신하고 강해진 건지 주희진의 건강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출산 과정이 너무 힘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녀는 임신 5개월 때부터 매일 산책을 했다. 출산하는 그날까지 주희진은 혼자였다.그녀는 혼자 여자 아이를 출산했다.아이가 생긴 뒤, 삶을 향한 주희진의 갈망은 더욱 커졌다. 그녀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아이의 곁을 지키고 싶었다.주희진은 아이를 자신의 목숨처럼 아꼈다.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 탓인지 서 씨 어르신의 아내가 출산한 여자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태어날 때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하던 아이였다.하지만 끝내는 하늘나라로 가버렸다.그 일로 주희진을 향한 서 씨 어르신 부부의 증오는 깊어져만 갔다.매달 주희진이 생활비를 요구할 때면 어르신의 아내는 욕을 퍼부었다.가끔 서 씨 어르신과 마주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주희진을 철저히 무시했다.아이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주희진이 서 씨 어르신을 찾아가서 아이의 이름을 알려주며 물었다.“내 아이도 서 씨 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마음대로 해!”서 씨 어르신은 차갑게 대답했다.주희진도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름은 서진희라고
“아이는 내가 매달마다 생활비 챙겨줄게. 근데 너도 엄마로써 육아의 의무를 다 해야지. 앞으로 아이가 잘 되든 말든,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리고 서씨 집안 어르신은 돈을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 주희진은 혼나 남아서 소리 없이 울었다. 그녀는 얼마나 아빠가 보고싶을까? 얼마나 보고싶을까? 그러나 아이는 아빠를 보지 못 한다. 아빠가 바로 앞에 있는데, 서희진은 한 살이 되었어도 아빠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가끔 주희진은 이 한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가서 놀 때, 한 살짜리 아이들이 말을 배우면서 ‘아빠’라는 단어를 뱉는 걸 보았다. 이 아이는 입에 침을 머금고 어눌하게 불렀었다. “아…빠, 아… 빠…” 이럴 때마다 주희진은 매우 속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희진은 계속 서가네 근처에서 지냈고,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 자신의 친 아빠를 만나보지 못 했다. 3살이 조금 넘은 진희는 말을 배웠고, 아이는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주희진을 보았다. “엄마, 유치원 친구들은 다 아빠가 있는데, 우리 아빠는 죽은 거야?” 주희진은 바로 진희의 입을 막았다. “그렇게 아빠를 저주하면 안돼!” 그녀는 꾸짖었다. 서진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우리 아빠 안 죽었어? 아빠가 안 죽었으면 왜 진희를 보러오지 않는 거야?” 주희진은 진희를 품에 안았다. “아가야 잘 들어, 아빠가 널 보러오지 않는 건 아빠 잘못이 아니라, 엄마 잘못이야.” 어린 희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날 이렇게 사랑하는데, 엄마가 무슨 잘못이 있어?” 주희진은 울면서 말했다. “널 향한 엄마의 사랑은 이기적인 거야, 네 아빠는 한번도 엄마를 사랑한 적이 없었어, 네 아빠는 한번의 실수로 엄마와의 관계가 생긴 거야. 아빠는 좋은 사람이니까, 진짜 아내한테 책임을 지는 게 맞아.” “만약 내가 그 아내였어도, 이런 남편이 있기에 위로가 되고 자랑스러웠을 거야.” “하지만 엄마는 달라. 엄마는 너무 외로웠어.
그 날 오후는 3살짜리 애가 처음으로 자신의 아빠를 보는 날이었다. 남자는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남자는 정장을 입었고, 여자는 원피스를 입어서 신사 숙녀처럼 고귀하게 차려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의 옆에는 7-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가 있었다. 이 세 가족의 모습을 보니 정말 보는 사람마저 부럽게 만들었다. “봐봐, 진희야, 저 분이 네 아빠야.” 주희진은 딸에게 말했다. “아빠 엄청 잘생겼다.” 어린 진희가 말했다. “응, 네 아빠는 엄청 잘 생기고 권력도 있어. 아빠는 좋은 사람이고 정직한 남자야. 진희야, 엄마가 할 말이 있는데, 네 아빠가 널 못 알아보더라도, 나중에 네가 크면 꼭 아빠한테 효도해야 해. 왜냐면 너에게 생명을 주신 분이니까. 알겠지?” 주희진은 이렇게 딸을 교육했다. 그녀의 아이는 비록 한 부모 가정의 아이였지만, 그녀는 아이에게 이로 인한 원한을 심어주고 싶지 않았다. 아이 아빠가 평생 아이를 보러 오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주희진은 아이의 마음속에 좋은 아빠라는 인상을 남겨주고 싶었다. 어린 애는 말도 잘 듣고, 철도 들었다. 3살짜리 서진희는 엄마 앞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엄마, 나중에 크면 내가 꼭 아빠를 아껴줄게.” “가자 그럼.” 주희진이 말했다. “아니, 엄마, 나 아빠 더 보고싶어. 아빠 차도 아직 안 출발했잖아. 차 출발했을 때 우리도 가면 안될까?” 아이는 욕심을 부리며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의 마음은 씁쓸했다. 하지만 그녀는 동의했다. 모녀는 멀리 서서 서가네 문 앞을 보면서, 그들의 차가 서서히 출발하며 속력을 올렸을 때, 3살짜리 진희는 어디서 생겨난지 모르는 힘으로 엄마의 품속에서 벗어나 차를 향해 달려갔다. 아이는 뛰면서 작은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여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아빠, 아빠… 진희는 아빠를 사랑해요…” 뒤에 있던 주희진은 놀라서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
“엄마 나 피아노 연습 좀 하고 싶어.” 3살짜리 아이는 아직 악보도 모르고, 어떻게 치는지는 더더욱 몰랐지만, 주희진은 평소에 아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자주 아이를 안고 어떻게 치는지 알려주었다. 매번 아이에게 알려줄 때마다 그녀는 아이에게 말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능력이 있어, 음악은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줄 수도 있고.” 아이는 이 말을 대략적으로 이해했는지, 3살짜리 어린 진희는 잠재적으로 자신이 피아노를 칠수 있게 되면, 잘 치게 되면 아빠를 기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기쁘면 어린 진희를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날 저녁, 3살인 어린 진희이는 두 시간동안 피아노 연습을 했다. 그녀는 정말 그럴 듯했다. 3살밖에 안된 아이여도 재능이 있었다. 그 이후로, 아이는 매일 피아노를 연습하며, 엄마가 데리고 나가서 놀겠다고 해도 연습시간을 아까워했다. 반년도 안돼서, 4살인 어린 진희는 악보를 칠 수 있게 됐다. 그 악보명은 징글벨이었다. 잘 치진 못 했지만, 4살짜리 아이만의 어리숙함이 있었다. 4살 어린이의 마음속엔 한 가지의 소원이 있었다. 그건 바로 다시 아빠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었고, 아이도 이러면 아빠가 자신을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소원이 생긴 뒤로 그녀는 희망이 생겼다. 어느 날 오후, 어린 진희의 유치원 선생님이 친구들을 다 똑바로 앉혀놓았고, 유니폼을 폼 나게 입히고, 작은 손도 깨끗히 씻게 했다. 왜냐면, 유치원에 많은 사람들에게 존중받는 아저씨가 그들을 보러온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이 아저씨가 누군지 몰랐다. 유치원 친구들은 선생님의 말을 잘 들었다. 그 중 어린 진희가 제일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아이들의 하원시간이 다 될쯤 서씨 집안 어르신이 왔다. 그가 오늘 유치원에 온 건 방문을 하러 온 게 아니라, 아내의 부탁 때문에 아내의 언니의 아이를 데리러 온 거였다. 그 아이 역시
서씨 집안 어르신의 얼굴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살기가 보였다. 그는 이 아이의 얼굴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게 보였다. 특히 자신의 어렸을 적과 비슷했다. 단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의 어렸을 적 얼굴을 몰랐을 뿐이지, 아니면 이 아이가 그의 딸이라는 걸 단번에 눈치챘을 테다. 얼굴의 불쾌함은 누가봐도 보였다. 선생님도 보였다. 그녀는 힘껏 어린 진희를 끌어당겼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 이 자리에 없었다면, 이 선생님은 당장이라도 서진희를 때렸을 테다. 어린 애가 왜 이러는 거지? 서씨 집안 어르신은 차갑게 말했다. “놓아주세요, 저도 애가 뭐하고 싶은 건지 궁금하네요.” 그 순간, 서씨 집안 어르신은 결심했다. 만약 이 어린 아이가 자신을 감히 아빠라고 부른다면, 당장이라도 주희진 모녀를 먼 곳으로 보내버릴 생각이었다. 그들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 하게 할 셈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이 서진희를 놓아줬을 때 어린 진희는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달콤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피아노 칠 줄 알아요. 제 피아노 소리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기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아저씨께 한 번 들려드리고 싶은데, 어떠세요?” 그 순간, 그는 마음이 흔들린 건가? 서씨 집안 어르신은 알 수 없었다. 그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거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꼬마 아가씨는 총총총 피아노 앞으로 가서 의자 위로 올라간 뒤, 작은 두 다리를 들고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그녀가 피아노 치는 모습은 꽤나 귀여워 보였다. 자신의 피아노 소리에 본인도 취해 있었고, 그러면서 또 진지했다. 왜냐면 엄마는 그녀에게 본인이 열심히 쳐서 진짜 몰두했을 때, 관중을 매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곡 내내 꼬마 아가씨는 몰두해 있었다. 한 곡이 끝났다. 꼬마 아가씨는 기쁘게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자랑스럽게 아빠에게 묻고싶었다. “저 잘치죠?” 그리고 그녀는 너무 자랑스럽게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다. “
아니면 모녀를 제일 먼 곳으로 보내버릴 생각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지? 주희진은 바로 마음이 급해졌다. 먼 곳으로 가 버리면 아이가 교육을 따라가지도 못할뿐더러, 그녀의 병은 작은 도시에서 치료하기엔 어려웠다. 그녀는 바로 서씨 집안 어르신에게 내일부터 유치원에 보내지 않겠다고 한 뒤, 아이를 새로운 유치원에 보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린 진희는 나중에 또 아빠를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었지만,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 이후 한참 동안, 그녀는 아빠를 만나지 못 했다. 그녀는 많은 친구들의 아빠가 데리러 오는 모습을 종종 보았고, 여자 아이나 남자 아이들이 다 아빠의 목마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어린 진희는 그러지 못 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부러움은 부러움이었고, 어린 희진은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녀의 엄마는 넘치는 사랑을 줬기 때문이다. 아빠는 좋은 사람이었다. 아빠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었다. 아빠는 신용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아빠는 대장부였다. 어린 진희는 아빠가 자랑스러웠다. 서진희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서씨 집안 어르신은 예전만큼의 생활비를 주었다. 하지만 주희진은 아이가 더 좋은 교육을 받길 바랐다. 그동안 그녀는 아이에게 모든걸 다 사주지 못해서 만약 학교라도 더 좋은 곳에 보내주지 못 한다면 더욱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것 같았다.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주희진은 피아노 과외도 하고, 한가할 때는 갤러리에서 가서 일을 하면서 그림도 팔았다. 그녀의 그림 실력은 엄청 뛰어난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배운 게 있었고, 특히 그녀가 매화를 그릴 때는 독보적인 풍격이 느껴졌다. 초등학교 6년동안, 서진희는 남성에서 제일 좋은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녀는 피아노 연습도 열심히 해서 이제는 제대로 연주를 할 수 있는 정도였다. 6년동안, 서진희는 성적도 우수했고, 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