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86화

자리에서 일어선 신세희가 엄마를 부축했다.

“가자, 엄마.”

서진희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은 임지강과 허영 모녀를 바라보았다.

부소경이 그녀를 불렀다.

“장모님.”

“내 전남편은 나를 감금한 것도 부족해서 온갖 죄를 내 딸에게 뒤집어씌웠어. 악질적인 놈이야. 그리고 저놈의 딸 임서아도 마찬가지야. 9년 전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은 임서아잖아. 저들 일가족은 감옥에 보내야 해. 우리 딸 고생한 거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아.”

“걱정하지 마세요, 장모님.”

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가자.”

서진희는 부소경과 신세희와 함께 뒤돌아섰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서 씨 어르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서준명 일가도 마찬가지였다.

“진희야….”

서 씨 어르신의 지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넌 내 딸이야. 네가 네 엄마가 낳은 딸이라고 해도, 준명이 할머니가 낳은 자식이 아니라고 해도 너는 내 딸이잖아.”

서진희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어르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내가 당신 딸이라고요? 내가 어디 유치원에 다녔는지 아세요?”

“내가 어디 초등학교를 나오고 고등학교는 어디로 갔는지 아시냐고요?”

“열여섯 살에 음대에 합격했는데 돈이 없어서 학교를 포기했던 거 아시나요?”

“딸이라면서요? 내가 댁 사모님한테 몇 번이나 찾아가서 돈을 구걸했는지 알아요? 그때마다 사모님은 매몰차게 거절했죠. 그 여자가 나를 여우년이라고 욕한 건 아시나요?”

“딸이라면서요? 엄마가 힘들게 2년 동안 모은 돈으로 인문계 대학에 합격했는데 그것마저 남이 가로챈 사실은 아셨어요?”

서 씨 어르신은 말문이 막혔다.

서진희는 고개를 흔들며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내가 왜 집을 나왔는지 알아요?”

서 씨 어르신은 고개를 들고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몰랐어. 항상 그게 궁금했어. 그때 왜 집을 나갔니? 네 큰엄마는 너를 딸이라고 믿고 너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고 했는데 왜 집을 나갔어?”

“큰엄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