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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거친 목소리에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2층 계단에 50대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하얗고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밖에서 생활하면서도 머리카락이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여자의 이마에는 주름이 졌는데 전혀 미모에 영향주지 않았다.

오히려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슬픈 분위기.

그녀가 신세희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그녀가 조금 전 들어온 노숙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준명의 부친이 가장 먼저 침묵을 깼다.

“내 동생!”

하지만 여인은 그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 내 동생이잖아! 나 너 본 적 있어! 우리 어릴 때 만났었잖아! 한 눈에 알아보겠어!”

서준명의 아버지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동생의 행방을 수소문한지 벌써 몇십 년이 흘렀다.

다시는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동생이 지금 눈앞에 있었다.

서 씨 어르신도 감격에 겨운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희….”

진희는 서 씨 어르신이 오래도록 그리던 딸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은 어르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던 첩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때 아기 이름이 어떠냐고 묻던 그녀가 떠올랐다.

그때도 서 씨 어르신은 못들은 척했었다.

딸이 집을 나간 뒤에야 어르신은 딸의 이름이 서진희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지금도 이름을 부르는 것이 너무 어색했다.

서준명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한 번도 서진희의 이름을 불러준 적 없었다.

집을 나가기 전, 서진희는 가문에서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였다.

“죄송하지만 어르신, 저 그 이름으로 안 불린지 오래됐어요. 삼십 년은 넘었을걸요? 저는 원효진이라고 해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네가 진희 맞잖아. 사진보다 주름이 생겼지만 이목구비는 여전해. 네가 진희야.”

원효진은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신세희가 엄마를 위해 골라준 옷은 적당한 길이의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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