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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하 영감 부부가 하예정의 집에서 지내는 건 괜찮지만 두 노인네가 하예정의 부모님이 남겨주신 이 집을 하지문에게 주려고 하니 하예정 자매도 소송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이 지은 집이고 땅문서도 하예정 아빠의 명의로 되어 있어 상속법에 따라 상속하면 죽었다가 깨어나도 하지문에게 차려질 일은 없다.

두 자매가 멀쩡하게 살아있으니까!

“벽돌과 모래를 어디서 파는지는 알아?”

이경혜가 관심 조로 물었다.

“저번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경옥 이모랑 연락이 닿아서 전화해서 여쭤봤더니 작년에 금방 집을 다시 지었대요. 경옥 이모한테서 벽돌을 실어주는 기사님 연락처를 받았어요. 주말에 벽돌 한 트럭 실어주기로 제가 다 얘기해놨어요.”

하예정은 줄곧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전에는 두 자매가 그럴 능력이 없었다.

이젠 드디어 여건이 좋아졌으니 바로 실천에 착수해야 한다. 두 자매는 원래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내시겠다고 해서 두 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내게 하고 나중에 자연스럽게 그 집을 돌려받을 줄 알았다.

다만 그녀들이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녀들을 내쫓을 때 이미 그 집을 차지하고 아들과 손자에게 남겨줄 타산이었다.

그해 할아버지가 막대기로 두 자매를 내쫓으며 으름장을 놓았다.

“너희들 아빠는 내 아들이야. 아들이 죽었으니 걔가 남긴 모든 것이 아버지인 내 소유지. 아들로서 제 아비에게 드린 마지막 효도라고. 너희가 사내자식이었다면 내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끝까지 길러줬을 거야. 너희들 아비의 집도 전부 너희에게 남겨줬을 테고. 그런데 이 계집년들이 내 아들 집을 상속받으려고? 어림도 없어! 계집년이 뭔 소용이야? 다 키워봤자 시집 보내면 남이잖아. 내 아들이 힘들게 지은 집인데 누구 좋자고 딴 사람한테 넘겨!”

하 영감은 집안 재산이 딸들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셋째 아들은 딸만 둘일 뿐 아들을 낳지 못했다. 하여 셋째가 죽은 후 조카에게 집을 상속하면 적어도 하씨 집안 사람이니 다른 성씨인 남을 주는 것보단 낫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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