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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여운별은 실은 성소현과 하예정에게 도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여운초를 한 번 도울 순 있어도 평생 도울 건 아니니까!

여운별만 원한다면 아무 때나 여운초의 꽃 가게를 박살 낼 수 있고 여운초는 감히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한다.

여운초도 바보가 아니기에 성소현이 술에 약을 탔다고 한 이상 절대 그 술을 마실 리가 없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 꽃은 그냥 너 줄게. 돈 안 받아도 돼.”

말을 마친 그녀는 성소현과 하예정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에 감격을 담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운초, 좋게 말할 때 듣지 그냥!”

여운별은 면이 안 섰다.

그녀는 여운초가 떠나려 하자 손을 뻗어 덥석 붙잡고 그녀 앞에 성큼 다가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꽉 잡고 강제로 그 술을 들이부으려 했다.

하예정과 성소현은 거의 동시에 나섰다.

하예정은 주먹질 솜씨로 가뿐히 전세 역전하여 여운별의 손에서 여운초를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여운별의 턱을 꽉 잡았다. 한편 성소현은 그 술잔을 뺏어와 재빨리 여운별에게 먹였다.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결국 그 술을 몇 모금 마셨다.

그녀가 술을 다 마신 후에야 하예정도 천천히 풀어주었다.

성소현은 술잔을 바닥에 힘껏 내던졌다. 잔디밭이라 해도 잔이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줄곧 담담하게 딴사람들과 얘기 나누던 여씨 사모님도 그제야 화들짝 놀랐다.

제 딸이 손해 보자 여씨 사모님은 곧장 다가왔다.

“엄마, 우리 가요, 얼른 가요.”

여운별은 자신이 술에 무슨 약을 넣었고 마시고 나면 어떤 후과가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고 개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그녀가 여운초를 위해 준비한 계략인데 성소현과 하예정의 간섭하에 결국 스스로 그 술을 마셔버렸다.

여운별은 초조한 마음에 빨리 떠나고 싶었다. 약발이 나기 전에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운별아, 너 왜 그래?”

여씨 사모님은 초조하게 물었다. 여운초가 옆에 서 있자 그녀는 표독스럽게 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여운초, 너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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