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사람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어. 그저 외부인들만 모를 뿐이지. 하지만 예정아, 당신은 걱정 안 해도 돼. 우리 전씨 일가는 그런 암투가 없으니까. 우리 가족들은 돈을 준다 해도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는 빼앗으려 하지 않을걸.”하예정은 전태윤의 말을 믿는다.그녀는 시댁 식구들과 몇 번 접촉했는데, 어른이든 동년배든 다 좋은 사람이었다. 유일하게 그녀에 대해 편견이 있고 그녀를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은 그녀의 시어머니인데,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그녀와 전태윤의 사이가 틀어졌을 때도, 시어머니는 그저 할머니를 모시고 와서 사과하셨을 뿐, 기회를 틈타 전태윤과 이혼시키려 하지 않았다.시어머니에게는 며느리 출신도 중요하지만, 아들의 생각과 행복이 더 중요했다.“여씨 사모님은 그때 나를 아주 사납게 노려봤는데, 집에 돌아가서 남편에게 내 험담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요. 태윤 씨, 여씨 가문은 어떤 가문인가요? 내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해서 그 집 모녀의 미움을 산 게 당신한테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걱정되네요.”전태윤은 마사지를 다 한 후, 그녀의 곁에 앉아,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꼭 끌어안은 후 오만하게 말했다.“내가 자기 자랑을 하는 게 아니라, 관성에서 우리 전씨 가문과 겨룰 수 있는 가문은 당신 이모의 집안 말고는 없을 거야. 정말 끝장 볼 때까지 겨룬다면 당신 이모네 집안은 우리 전씨 가문의 적수가 아니야. 우리 전씨 가문은 식구가 많고 한마음인 데다 사돈도 많아. 그러니 우리 가문과 적이 되는 것은 동시에 몇 개의 재벌 가문과 적이 되는 것과 같아.”전태윤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여씨?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리고 그 집 비즈니스도 주로 관성이 아닌 다른 도시에 있어. 나도 그들을 얕잡아 보지 않고 그 집 내막을 파헤쳐 봤는데, 아마도 가산이 한 2천억 정도 될걸. 여씨네는 줄곧 조용하게 지내 숨어 있는 재벌가에 속해. 남편이 죽은 지 백일 만에 시숙과 재
“방에 가서 이 옷부터 갈아입어.”전태윤은 말하며 그녀를 안아서 들려 했는데 그녀에게 저지당했다.“내가 못 걷는 것도 아니고...”하예정은 일어서며 말했다. 전태윤이 마사지해 준 후, 그녀의 두 다리는 많이 거뿐해졌다.“당신은 나에게 도와줄 기회도 주지 않아. 나도 팔 힘을 키우고 싶단 말이야. 당신을 안고 걸으면 딱 맞춤할 텐데.”하예정은 그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당신은 매일 헬스하면서 꼭 나를 안고 단련해야겠어요? 어서 가요, 이젠 자야죠.”“그럼 난 가서 당신한테 목욕물 준비해 줄게.”전태윤은 그녀 먼저 방으로 들어가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워 넣고, 또 잠옷을 가져다 놓았다. 그는 그녀가 뜨거운 물에 목욕한 후,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랐다.샤워하고 나온 후 하예정은 침대에 올라가 전태윤의 옆에 누웠는데,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고 전태윤의 얼굴에 두 번 뽀뽀했다.“여보, 잘 자요.”전태윤도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당신도 잘 자, 좋은 꿈 꿔.”“난 악몽을 거의 꾸지 않아요.”하예정은 습관적으로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어 갔고, 전태윤은 흡족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안고 잠들었다.다음날, 부부는 각자 출근했다.멀리 서원 리조트에서.장소민은 일어난 후 같이 여러 번 고스톱을 쳤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장소민 씨.”상대방은 전화 너머로 장소민에게 말했다.“댁의 그 며느님은 너무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의 집안일에도 참견하는데 그러면 미움을 사기 쉬워요.”장소민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우리 애가 무슨 일에 참견했는데요? 누구 집안일에...? 혹시 당신 집에 실례되는 일이라도...?”“며느님이 어젯밤에 동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하러 갔는데, 혹시 몰라요? 성씨 사모님을따라갔던데... 자기 시어머니를 놔두고 성씨 사모님을 따라가는 게 어딨어요. 혹시 둘 사이가 나쁜 거 아니에요? 그리고 저 같으면 그런 레벨의 연회에 보내지 않겠어요. 비록 며느님이 시골 출신이라지만 이미 댁의 도련
“자기 자식을 끔찍이도 아끼는 여 대표의 성격으로 댁의 며느님이 자기의 소중한 딸더러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게 했는데 가만있자 하겠어요? 아마도 여씨네 부부는 지금 댁의 며느님을 원망하고 있을 거예요. 쯧쯧, 이건 당신네 전씨 가문에게 번거로움을 가져다주는 거랑 마찬가지잖아요. 전씨 사모님, 며느님 좀 잘 가르쳐야겠네요. 지금 전씨 가문의 체면을 대표하고 있는데. 그리고 며느님이 출신도 별로 좋지 않고,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아무런 가르침도 받지 않고 성질이 야만적이라고 들었어요. 만약 사모님이 가르치지 않는다면, 어떻게 전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수 있겠어요?”상대방이 일련의 말을 했는데, 모두 다 하예정에 대한 헐뜯음이었다.장소민은 듣자마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전현림은 아내의 얼굴빛이 급변하자 관심 조로 물었다.“누구의 전화인데? 뭐라 하는데 이러는 거야?”장소민은 남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하여 전화를 했다.“온씨 사모님, 이 일은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우리 집 며늘애가 남의 집 일에 참견한다더니, 지금 온씨 사모님도 남의 집 일에 참견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내 며늘애가 어때서요? 우리 며늘애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게 아니라 착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준 거예요. 여씨네 큰아가씨의 생명을 구해줬다니, 난 우리 며늘애의 정의로운 행동이 자랑스럽네요.”“...”“우리 집 며늘애가 누구랑 사귀던지 나는 간섭하지 않아요. 그건 며늘애의 자유이니까요. 나는 우리 며늘애의 인품을 믿어요. 우리 며늘애가 기꺼이 왕래하려 하는 대상은 분명 인품이 좋은 사람일 거예요. 그리고 내가 우리 집 며늘애를 어떻게 다스리던 그건 당신들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며늘애가 무슨 일을 하든 우리 가족은 무조건 지지할 거니까요. 여 대표의 성격이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우리 전씨 가문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예요. 여 대표가 어젯밤 일로 감히 우리 집 며늘애를 괴롭히기만 해봐요!”“아니 그게....”“우리 전씨 일가
“작은딸이 자기 친언니에게 약을 탔다고?”전현림은 듣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네, 그러니 우리 예정이는 그 집 큰딸의 목숨을 구한 것과 마찬가지죠. 분명 좋은 일을 한 건데, 말 함부로 놀리는 사람들이 예정이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다잖아요. 그리고 또 이 때문에 여씨 사모님과 작은딸의 미움을 샀다며, 여 대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 하는데, 나라고 뭐 가만있을 것 같아요? 예정이가 내 며느리인데, 뭐가 두려울 게 있어요? 그냥 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 거라면 온 관성 사람의 미움을 산다 해도 내가 책임지고 지켜줄 거예요! 화가 나 죽겠어요. 내 앞에서 이간질하려 하는데, 내가 우리 집 분위기를 망치기라도 하길 바라는 건지.”전현림은 웃으며 위로했다.“우리 마누라는 똑똑해서 절대 속지 않을 거야.”“내가 이렇게 화나 있는데, 당신은 아직도 웃어요? 예정이는 당신 며느리기도 해요. 앞으로 밖에서 누가 우리 예정이더러 시골 처녀라고 하거나 철이 없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기 좋아한다고 하면 절대 가만있지 말고 되받아쳐요!”장소민은 이만저만 화가 난 게 아니다.비록 그녀도 하예정의 출신이 좀 낮아 장남과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뭐라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수 없었다.게다가, 자신도 시어머로서 매번 하예정에게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눈치를 주거나 비난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욱이 뭐라 할 자격이 없다.전현림은 급히 응대했다.“알았어, 알았어, 안 웃을게. 난 그저 당신이 예정이를 그렇게 감싸는 걸 보고 뿌듯해서. 그리고 예정이는 우리가 보호할 필요가 없어, 태윤이 혼자만으로도 충분히 잘 보호할 수 있을 거야. 아마 관성에서 제멋대로 행동해도 누가 찍소리 못할걸. 그럼 1년도 안 돼서 예정이한테 새 별명이 생길 거야. ‘관성여왕’이라고.”장소민은 남편을 흘겨보며 말했다.“이게 무슨 별명이에요? 그나저나 예정이가 게를 아주 좋아하던데... 다음에 태윤이가 집으로 데려오면 조씨 아저씨에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밤새 얼음물에 몸을 담근 여운별은 늦은 밤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여씨 사모님은 서둘러 가정의를 불러 약을 처방하여 딸에게 먹인 후 줄곧 딸의 곁을 지켰다.열이 완전히 내리고 나서야 그녀는 안심하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운초는요? 어젯밤에 돌아오지 않았나요?”큰딸에 관해 물을 때, 여씨 사모님은 방금까지만 하여도 자상하던 얼굴이 갑자기 귀찮은 표정으로 바뀌었다.“장님 주제에 무슨 운이 그렇게 좋은지, 갑자기 성씨 아가씨와 그 시골 여동생이 돕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비도 어미도 없는 촌놈일 뿐인데 재벌가에 기어올랐다고 몸값이 오른 줄 아나 봐요. 그 시골 처녀가 참견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운별이는 무사했을 거예요. 시골뜨기가 손이 얼마나 빠른지... 무예라도 익힌 솜씨였어요.”부부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어젯밤 일을 이야기했다.여씨 사모님은 자기 딸을 병들게 하고,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당하게 한 하예정이 극도로 미웠다.“운초는 매일 8시 전에 가게 문 열러 떠나니 이 시간에는 이미 외출한 지 오래야.”여 대표가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에는 운별이도 좀 지나쳤어. 운초는 어쨌든 친언니인데 항상 괴롭히려 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운별이도 이미 스무 살이고 몇 년 후면 시집갈 텐데, 이러면 누가 결혼하려 하겠어?”“우리 운별이가 얼마나 우수하다고요. 우리 집이 돈 없는 집안도 아니고, 시집가고 싶다고만 하면 반드시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남자를 데릴사위로 들일 거예요. 나는 운별이가 다른 집으로 시집가는 것이 아까워요. 아무래도 친정이 시댁보단 훨씬 낫죠. 당신도 좀 운초를 대신해서 말하지 말아요. 그년은 그저 재수 없는 사고뭉치예요. 그년만 아니었어도 운별이의 명성이 나빠지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말했잖아요, 애초에 확 죽여버렸어야 한다고.”“여보!”여 대표가 차가운 표정으로 부르자 여씨 사모님은 입을 다물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다시 입을 뗐다.“그럼,
여씨 사모님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여 대표의 요구대로 후한 선물을 준비하였다.여 대표가 떠난 후 여씨 사모님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전씨 도련님이 시골뜨기인 자기 와이프를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 지금은 단지 신선감에 좋아하겠지만 조금 지나 신선함이 사라지면, 그 큰 사모님 자리를 계속 지킬 수가 있을까?’30분 후, 조 비서가 전태윤에게 내선전화를 걸어와 여 대표가 만나러 왔다고 전했다.묻지 않아도 전태윤은 여 대표가 찾아온 목적이 짐작됐다.그가 여 대표를 찾아가 따지기도 전에, 여 대표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이다.“들어오라고 해.”전태윤이 싸늘하게 대답했다.조 비서는 내선 전화를 끊은 후 프런트에게 다시 통지했다.사무실 빌딩 1층의 귀빈실에서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여 대표는 발소리를 듣고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태연한 척하며 들어오는 프런트를 바라보았다.“여 대표님, 우리 대표님께서 위층으로 올라오라고 하십니다.”여 대표는 급히 일어나 프런트에게 감사하다고 하고는, 직접 선물을 들고 프런트 뒤를 따라갔다.경호원을 따라오지 못하게 한 건 전태윤에게 그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대표실에 있던 전태윤은 조 비서와 전화를 끊은 후, 전이진에게 내선전화를 걸어 대표실로 올라오라고 했다.업무상의 일이라고 생각한 전이진은 서둘러 하던 일을 멈추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여 대표보다 한발 먼저 대표 사무실에 도착한 전이진이 사무실 문을 닫으면서 물었다.“형, 무슨 일인데?”“앉아.”전태윤이 동생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전이진이 자리에 앉아 형님의 말을 기다렸지만,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형, 무슨 일인데? 형이 말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 일인지 모르잖아, 괜히 마음이 뒤숭숭하게.”자신의 최근 업무 내용을 돌이켜 본 전이진은 아무런 오차도 없이 일을 확실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확신하자, 마음이 좀 놓였다.“아무 일 아니야, 넌 그저 앉아있기만 하면 돼.”“...”“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여 대표는 전태윤이 성격이 차갑고 까다로워서 친해지기 어렵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었었다.전태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는 감히 단정할 수 없지만, 그의 성격이 냉담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여러 해 동안 비즈니스계에 몸담아왔고, 여씨 그룹을 인수한 후, 십여 년의 노력 끝에 작은 기업을 자산 2천 억이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비록 그들 여씨 가문의 사업은 모두 외지에 있지만, 여 대표는 여전히 관성에서도 알아주는 인맥이 있는 사람이다.“전 대표님, 작은딸과 와이프 대신 사과하러 왔습니다.”여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해석했다.전태윤이 차갑게 말했다.“나는 여 여사와 아가씨를 본 적이 없습니다.”“전 대표님, 제 와이프와 작은딸이 사모님과 작은 오해가 있은 것 같은데, 제가 이미 그들을 호되게 꾸중했습니다. 작은딸이 열이 나서 제 아내가 돌보느라 직접 사과하러 오지 못하고 제가 그들을 대신해서 사모님께 사과하러 왔습니다.”여 대표가 온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대표님의 동의 없이 감히 사모님을 뵐 수 없어서 사모님께 사과드려도 되는지 먼저 대표님께 허락받으러 왔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전태윤이 하예정에 대한 보호는 매우 엄격한바, 지금까지 어떤 언론 기자도 감히 하예정을 공개적으로 방해하지 못했다. 몰래 사진을 찍더라도 전태윤의 동의 없이 아무도 감히 인터넷에 올리지 못했다.전이진은 좀 어리둥절해 났다. 여 대표가 형수님한테 미움을 샀는데, 형님이 왜 그를 불렀을까?“직접 사과하실 필요는 없고, 돌아가서 사모님과 딸을 잘 단속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 와이프가 여운초 아가씨를 좋아해서 친구로 사귀고 싶답니다.”오지랖이 넓은 하예정이 할머니가 전이진의 짝으로 점찍은 여운초를 감싸려고 이 일에 참견한 것이다.하지만 아직 위엄이 결핍한 하예정의 말을 여씨 모녀는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돌아가서 여운초를 찾아 결판을 낼지도 모른다.그러나 전태윤의 말은 여 대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알아듣게 말하였으니 여운초의 처지도 아마 좀 나아
전태윤은 대답하지 않고 냉랭하게 여 대표를 바라보았다.전태윤의 차가운 눈길에 여 대표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여 대표님께선 사과하러 오신 거 맞습니까?”형님이 몇 마디 더해주길 바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고 있는 전이진이 사무실의 짧은 침묵을 깨뜨렸다.여 대표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저의 형수님께선 대범하셔서 보통 크게 따지지 않지만, 우정을 아주 소중히 여기십니다.”여 대표가 얼굴에 웃음을 바르며 말했다.“큰 사모님께선 정이 많으시고 의리를 중히 여기시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여 대표님께서 들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다른 일은 없으니 돌아가십시오.”‘더 이상 여기서 연기하지 말고 돌아가지, 그들 전씨 가문은 여씨 가문과 거래도 없는데.’여 대표는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다. 전태윤의 노려보는 눈빛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가 알 수 있으랴.그는 전태윤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전태윤의 아버지뻘이 되는, 큰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다. 하지만 전태윤을 마주하면 마치 자신은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이고, 전태윤은 엄숙한 담임 선생님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전이진이 축객 명령을 내리자, 여 대표는 서둘러 작별을 고했다.형제는 모두 일어나서 배웅하지 않았다. 전이진이 조 비서에게 여 대표를 배웅하라고 통보했을 뿐이다.여 대표가 떠난 후, 전이진이 형에게 물었다.“형수님께선 어떻게 여운초를 만나셨고, 또 무슨 일로 그녀 때문에 여씨 사모님과 사이가 나빠진 거야? ”“어젯밤 일이다.”전태윤은 자초지종을 전이진에게 설명했다.“여운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 너의 형수는 그녀가 너의 미래 와이프라는 것을 알고 이 일에 참견한 거야. 하지만 네 형수 성격으로 여운초가 누군지 몰랐어도 여씨 작은딸이 약을 타는 것을 보면 말렸을 거야.”그런 일을 보고 가만있을 하예정이 아니다.전이진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형, 난 아직 여운초를 본 적도 없어. 그녀는 내 와이프가 아니야!”전태윤은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