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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전태윤은 대답하지 않고 냉랭하게 여 대표를 바라보았다.

전태윤의 차가운 눈길에 여 대표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여 대표님께선 사과하러 오신 거 맞습니까?”

형님이 몇 마디 더해주길 바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고 있는 전이진이 사무실의 짧은 침묵을 깨뜨렸다.

여 대표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저의 형수님께선 대범하셔서 보통 크게 따지지 않지만, 우정을 아주 소중히 여기십니다.”

여 대표가 얼굴에 웃음을 바르며 말했다.

“큰 사모님께선 정이 많으시고 의리를 중히 여기시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여 대표님께서 들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다른 일은 없으니 돌아가십시오.”

‘더 이상 여기서 연기하지 말고 돌아가지, 그들 전씨 가문은 여씨 가문과 거래도 없는데.’

여 대표는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다. 전태윤의 노려보는 눈빛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가 알 수 있으랴.

그는 전태윤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전태윤의 아버지뻘이 되는, 큰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다. 하지만 전태윤을 마주하면 마치 자신은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이고, 전태윤은 엄숙한 담임 선생님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전이진이 축객 명령을 내리자, 여 대표는 서둘러 작별을 고했다.

형제는 모두 일어나서 배웅하지 않았다. 전이진이 조 비서에게 여 대표를 배웅하라고 통보했을 뿐이다.

여 대표가 떠난 후, 전이진이 형에게 물었다.

“형수님께선 어떻게 여운초를 만나셨고, 또 무슨 일로 그녀 때문에 여씨 사모님과 사이가 나빠진 거야? ”

“어젯밤 일이다.”

전태윤은 자초지종을 전이진에게 설명했다.

“여운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 너의 형수는 그녀가 너의 미래 와이프라는 것을 알고 이 일에 참견한 거야. 하지만 네 형수 성격으로 여운초가 누군지 몰랐어도 여씨 작은딸이 약을 타는 것을 보면 말렸을 거야.”

그런 일을 보고 가만있을 하예정이 아니다.

전이진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형, 난 아직 여운초를 본 적도 없어. 그녀는 내 와이프가 아니야!”

전태윤은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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