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식을 끔찍이도 아끼는 여 대표의 성격으로 댁의 며느님이 자기의 소중한 딸더러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게 했는데 가만있자 하겠어요? 아마도 여씨네 부부는 지금 댁의 며느님을 원망하고 있을 거예요. 쯧쯧, 이건 당신네 전씨 가문에게 번거로움을 가져다주는 거랑 마찬가지잖아요. 전씨 사모님, 며느님 좀 잘 가르쳐야겠네요. 지금 전씨 가문의 체면을 대표하고 있는데. 그리고 며느님이 출신도 별로 좋지 않고,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아무런 가르침도 받지 않고 성질이 야만적이라고 들었어요. 만약 사모님이 가르치지 않는다면, 어떻게 전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수 있겠어요?”상대방이 일련의 말을 했는데, 모두 다 하예정에 대한 헐뜯음이었다.장소민은 듣자마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전현림은 아내의 얼굴빛이 급변하자 관심 조로 물었다.“누구의 전화인데? 뭐라 하는데 이러는 거야?”장소민은 남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하여 전화를 했다.“온씨 사모님, 이 일은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우리 집 며늘애가 남의 집 일에 참견한다더니, 지금 온씨 사모님도 남의 집 일에 참견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내 며늘애가 어때서요? 우리 며늘애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게 아니라 착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준 거예요. 여씨네 큰아가씨의 생명을 구해줬다니, 난 우리 며늘애의 정의로운 행동이 자랑스럽네요.”“...”“우리 집 며늘애가 누구랑 사귀던지 나는 간섭하지 않아요. 그건 며늘애의 자유이니까요. 나는 우리 며늘애의 인품을 믿어요. 우리 며늘애가 기꺼이 왕래하려 하는 대상은 분명 인품이 좋은 사람일 거예요. 그리고 내가 우리 집 며늘애를 어떻게 다스리던 그건 당신들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며늘애가 무슨 일을 하든 우리 가족은 무조건 지지할 거니까요. 여 대표의 성격이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우리 전씨 가문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예요. 여 대표가 어젯밤 일로 감히 우리 집 며늘애를 괴롭히기만 해봐요!”“아니 그게....”“우리 전씨 일가
“작은딸이 자기 친언니에게 약을 탔다고?”전현림은 듣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네, 그러니 우리 예정이는 그 집 큰딸의 목숨을 구한 것과 마찬가지죠. 분명 좋은 일을 한 건데, 말 함부로 놀리는 사람들이 예정이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다잖아요. 그리고 또 이 때문에 여씨 사모님과 작은딸의 미움을 샀다며, 여 대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 하는데, 나라고 뭐 가만있을 것 같아요? 예정이가 내 며느리인데, 뭐가 두려울 게 있어요? 그냥 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 거라면 온 관성 사람의 미움을 산다 해도 내가 책임지고 지켜줄 거예요! 화가 나 죽겠어요. 내 앞에서 이간질하려 하는데, 내가 우리 집 분위기를 망치기라도 하길 바라는 건지.”전현림은 웃으며 위로했다.“우리 마누라는 똑똑해서 절대 속지 않을 거야.”“내가 이렇게 화나 있는데, 당신은 아직도 웃어요? 예정이는 당신 며느리기도 해요. 앞으로 밖에서 누가 우리 예정이더러 시골 처녀라고 하거나 철이 없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기 좋아한다고 하면 절대 가만있지 말고 되받아쳐요!”장소민은 이만저만 화가 난 게 아니다.비록 그녀도 하예정의 출신이 좀 낮아 장남과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뭐라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수 없었다.게다가, 자신도 시어머로서 매번 하예정에게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눈치를 주거나 비난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욱이 뭐라 할 자격이 없다.전현림은 급히 응대했다.“알았어, 알았어, 안 웃을게. 난 그저 당신이 예정이를 그렇게 감싸는 걸 보고 뿌듯해서. 그리고 예정이는 우리가 보호할 필요가 없어, 태윤이 혼자만으로도 충분히 잘 보호할 수 있을 거야. 아마 관성에서 제멋대로 행동해도 누가 찍소리 못할걸. 그럼 1년도 안 돼서 예정이한테 새 별명이 생길 거야. ‘관성여왕’이라고.”장소민은 남편을 흘겨보며 말했다.“이게 무슨 별명이에요? 그나저나 예정이가 게를 아주 좋아하던데... 다음에 태윤이가 집으로 데려오면 조씨 아저씨에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밤새 얼음물에 몸을 담근 여운별은 늦은 밤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여씨 사모님은 서둘러 가정의를 불러 약을 처방하여 딸에게 먹인 후 줄곧 딸의 곁을 지켰다.열이 완전히 내리고 나서야 그녀는 안심하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운초는요? 어젯밤에 돌아오지 않았나요?”큰딸에 관해 물을 때, 여씨 사모님은 방금까지만 하여도 자상하던 얼굴이 갑자기 귀찮은 표정으로 바뀌었다.“장님 주제에 무슨 운이 그렇게 좋은지, 갑자기 성씨 아가씨와 그 시골 여동생이 돕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비도 어미도 없는 촌놈일 뿐인데 재벌가에 기어올랐다고 몸값이 오른 줄 아나 봐요. 그 시골 처녀가 참견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운별이는 무사했을 거예요. 시골뜨기가 손이 얼마나 빠른지... 무예라도 익힌 솜씨였어요.”부부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어젯밤 일을 이야기했다.여씨 사모님은 자기 딸을 병들게 하고,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당하게 한 하예정이 극도로 미웠다.“운초는 매일 8시 전에 가게 문 열러 떠나니 이 시간에는 이미 외출한 지 오래야.”여 대표가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에는 운별이도 좀 지나쳤어. 운초는 어쨌든 친언니인데 항상 괴롭히려 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운별이도 이미 스무 살이고 몇 년 후면 시집갈 텐데, 이러면 누가 결혼하려 하겠어?”“우리 운별이가 얼마나 우수하다고요. 우리 집이 돈 없는 집안도 아니고, 시집가고 싶다고만 하면 반드시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남자를 데릴사위로 들일 거예요. 나는 운별이가 다른 집으로 시집가는 것이 아까워요. 아무래도 친정이 시댁보단 훨씬 낫죠. 당신도 좀 운초를 대신해서 말하지 말아요. 그년은 그저 재수 없는 사고뭉치예요. 그년만 아니었어도 운별이의 명성이 나빠지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말했잖아요, 애초에 확 죽여버렸어야 한다고.”“여보!”여 대표가 차가운 표정으로 부르자 여씨 사모님은 입을 다물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다시 입을 뗐다.“그럼,
여씨 사모님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여 대표의 요구대로 후한 선물을 준비하였다.여 대표가 떠난 후 여씨 사모님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전씨 도련님이 시골뜨기인 자기 와이프를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 지금은 단지 신선감에 좋아하겠지만 조금 지나 신선함이 사라지면, 그 큰 사모님 자리를 계속 지킬 수가 있을까?’30분 후, 조 비서가 전태윤에게 내선전화를 걸어와 여 대표가 만나러 왔다고 전했다.묻지 않아도 전태윤은 여 대표가 찾아온 목적이 짐작됐다.그가 여 대표를 찾아가 따지기도 전에, 여 대표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이다.“들어오라고 해.”전태윤이 싸늘하게 대답했다.조 비서는 내선 전화를 끊은 후 프런트에게 다시 통지했다.사무실 빌딩 1층의 귀빈실에서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여 대표는 발소리를 듣고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태연한 척하며 들어오는 프런트를 바라보았다.“여 대표님, 우리 대표님께서 위층으로 올라오라고 하십니다.”여 대표는 급히 일어나 프런트에게 감사하다고 하고는, 직접 선물을 들고 프런트 뒤를 따라갔다.경호원을 따라오지 못하게 한 건 전태윤에게 그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대표실에 있던 전태윤은 조 비서와 전화를 끊은 후, 전이진에게 내선전화를 걸어 대표실로 올라오라고 했다.업무상의 일이라고 생각한 전이진은 서둘러 하던 일을 멈추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여 대표보다 한발 먼저 대표 사무실에 도착한 전이진이 사무실 문을 닫으면서 물었다.“형, 무슨 일인데?”“앉아.”전태윤이 동생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전이진이 자리에 앉아 형님의 말을 기다렸지만,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형, 무슨 일인데? 형이 말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 일인지 모르잖아, 괜히 마음이 뒤숭숭하게.”자신의 최근 업무 내용을 돌이켜 본 전이진은 아무런 오차도 없이 일을 확실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확신하자, 마음이 좀 놓였다.“아무 일 아니야, 넌 그저 앉아있기만 하면 돼.”“...”“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여 대표는 전태윤이 성격이 차갑고 까다로워서 친해지기 어렵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었었다.전태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는 감히 단정할 수 없지만, 그의 성격이 냉담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여러 해 동안 비즈니스계에 몸담아왔고, 여씨 그룹을 인수한 후, 십여 년의 노력 끝에 작은 기업을 자산 2천 억이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비록 그들 여씨 가문의 사업은 모두 외지에 있지만, 여 대표는 여전히 관성에서도 알아주는 인맥이 있는 사람이다.“전 대표님, 작은딸과 와이프 대신 사과하러 왔습니다.”여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해석했다.전태윤이 차갑게 말했다.“나는 여 여사와 아가씨를 본 적이 없습니다.”“전 대표님, 제 와이프와 작은딸이 사모님과 작은 오해가 있은 것 같은데, 제가 이미 그들을 호되게 꾸중했습니다. 작은딸이 열이 나서 제 아내가 돌보느라 직접 사과하러 오지 못하고 제가 그들을 대신해서 사모님께 사과하러 왔습니다.”여 대표가 온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대표님의 동의 없이 감히 사모님을 뵐 수 없어서 사모님께 사과드려도 되는지 먼저 대표님께 허락받으러 왔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전태윤이 하예정에 대한 보호는 매우 엄격한바, 지금까지 어떤 언론 기자도 감히 하예정을 공개적으로 방해하지 못했다. 몰래 사진을 찍더라도 전태윤의 동의 없이 아무도 감히 인터넷에 올리지 못했다.전이진은 좀 어리둥절해 났다. 여 대표가 형수님한테 미움을 샀는데, 형님이 왜 그를 불렀을까?“직접 사과하실 필요는 없고, 돌아가서 사모님과 딸을 잘 단속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 와이프가 여운초 아가씨를 좋아해서 친구로 사귀고 싶답니다.”오지랖이 넓은 하예정이 할머니가 전이진의 짝으로 점찍은 여운초를 감싸려고 이 일에 참견한 것이다.하지만 아직 위엄이 결핍한 하예정의 말을 여씨 모녀는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돌아가서 여운초를 찾아 결판을 낼지도 모른다.그러나 전태윤의 말은 여 대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알아듣게 말하였으니 여운초의 처지도 아마 좀 나아
전태윤은 대답하지 않고 냉랭하게 여 대표를 바라보았다.전태윤의 차가운 눈길에 여 대표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여 대표님께선 사과하러 오신 거 맞습니까?”형님이 몇 마디 더해주길 바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고 있는 전이진이 사무실의 짧은 침묵을 깨뜨렸다.여 대표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저의 형수님께선 대범하셔서 보통 크게 따지지 않지만, 우정을 아주 소중히 여기십니다.”여 대표가 얼굴에 웃음을 바르며 말했다.“큰 사모님께선 정이 많으시고 의리를 중히 여기시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여 대표님께서 들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다른 일은 없으니 돌아가십시오.”‘더 이상 여기서 연기하지 말고 돌아가지, 그들 전씨 가문은 여씨 가문과 거래도 없는데.’여 대표는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다. 전태윤의 노려보는 눈빛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가 알 수 있으랴.그는 전태윤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전태윤의 아버지뻘이 되는, 큰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다. 하지만 전태윤을 마주하면 마치 자신은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이고, 전태윤은 엄숙한 담임 선생님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전이진이 축객 명령을 내리자, 여 대표는 서둘러 작별을 고했다.형제는 모두 일어나서 배웅하지 않았다. 전이진이 조 비서에게 여 대표를 배웅하라고 통보했을 뿐이다.여 대표가 떠난 후, 전이진이 형에게 물었다.“형수님께선 어떻게 여운초를 만나셨고, 또 무슨 일로 그녀 때문에 여씨 사모님과 사이가 나빠진 거야? ”“어젯밤 일이다.”전태윤은 자초지종을 전이진에게 설명했다.“여운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 너의 형수는 그녀가 너의 미래 와이프라는 것을 알고 이 일에 참견한 거야. 하지만 네 형수 성격으로 여운초가 누군지 몰랐어도 여씨 작은딸이 약을 타는 것을 보면 말렸을 거야.”그런 일을 보고 가만있을 하예정이 아니다.전이진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형, 난 아직 여운초를 본 적도 없어. 그녀는 내 와이프가 아니야!”전태윤은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었다.
금방 해가 뜬 것 같았는데 벌써 서산으로 졌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낮과 밤이 바뀌었다.토요일, 하예정이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나니 전태윤이 일어났다.“내가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할 때까지 기다릴 거지.”전태윤은 그녀의 뒤로 가서 그녀를 껴안았다. 깨어났을 때 그녀를 볼 수 있는 이런 날들이 좋았다.비록 소소한 일상이지만, 그는 매우 행복하다고 생각했다.싸움과 냉전, 오해를 겪은 후 전태윤은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있다.“난 저절로 깰 때까지 실컷 잤어요. 일부러 당신을 깨워서 아침 식사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둘 중 누가 만들든 마찬가지예요.”하예정이 그의 품에서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다정하게 그를 바라보는 하예정의 입가에는 웃음이 어려있었다.“여보, 좋은 아침이에요.”“좋은 아침.”전태윤은 그녀에게 이마를 맞대고 부드럽게 대답하고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이때, 초인종이 울렸다.하예정이 얼른 그를 밀쳤다.“언니가 왔나 봐요.”만약 이모와 심효진이라면, 그녀에게 전화했을 것이다.“내가 가서 문을 열게.”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아니나다를까 하예진 모자였다.“처형.”전태윤은 온화한 목소리로 하예진을 부른 후 주우빈을 끌어안았다. 준수한 얼굴에 웃음이 어려 있었다.“우빈아, 이모부 보고 싶었어?”“네. 보고 싶었어요.”주우빈이 대답하면서 전태윤의 어깨에 엎드렸다.“우빈아, 어디 아픈 거니? ”평소와 다르게 열정이 없는 주우빈이 아픈 거로 생각한 전태윤이 급히 주우빈의 이마를 짚어보았으나 체온은 정상이었다.하예진이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내가 자는 우빈이를 깨워 데려와서 그런 거예요.”전태윤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좀 있다가 이모부의 차에서 좀 더 자.”시내에서 하씨네 마을까지는 몇십 킬로미터이다.“언니, 아침 식사가 준비됐어.”하예정이 주방에서 나와 남편 품에서 잠이 덜 깬 우빈이를 받아안았다.“언니, 차를 사든지 해, 그러면 우빈이도 차에서
하예정 자매가 이경혜 일행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하 영감은 아들과 두 손자를 데리고 하예정을 찾아 돈 문제를 상론하려고 관성중학교로 갔다.그는 자기들이 며칠 동안이나 소란을 피웠는데 전씨 일가에서 아무런 일도 없는 듯이 가만있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어쩌면 하예정은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관성중학교에 도착하니 하예정의 가게가 문을 닫았을 줄이야.“왜 문을 안 열었지? 무슨 장사를 이렇게 하는 거야, 벌써 8시가 되었는데?”차에서 내린 하 영감은 서점이 문을 열지 않자, 얼굴색이 어두워지며 하예정이 장사할 줄 모른다고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명이 주변 가게를 둘러보며 할아버지한테 말했다.“할아버지, 오늘 토요일이어서 학교가 쉬는 날이에요. 이 부근 가게들은 모두 학생들 장사예요. 학생들이 쉬는데 문을 열어도 장사가 안 돼요.”“...이전에는 그 망할 계집애가 토요일에도 문을 열었는데, 지금은 부잣집 사모님이 되어 돈도 많으니 가게를 차려서 번 그까짓 돈을 대수로이 여기지 않는 거야. 지명아, 만약 그 계집애가 타협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방법을 바꿔서 이 가게를 너희들이 운영하게 해달라고 하자.”“할아버지, 이 가게는 하예정과 그녀의 친구 공동명의인데 주로 그녀의 친구에게 의존해서 꾸린 거예요. 제가 알아보았는데, 그 심씨네는 관성 토박이인데 셋집을 많이 임대해주고 있대요. 그리고 고모는 부잣집에 시집간 사모님이고요. 삼촌, 큰아버지, 사촌들도 모두 매우 능력이 있답니다.”그러니 하예정의 책 가게를 쉽게 뺏을 수 없다.“그 망할 계집애가 무슨 운이 이렇게 좋담?”다른 사람들이 하예정의 운명을 질투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친할아버지마저도 그녀를 질투하고 있다.왜냐하면 그녀의 팔자가 아무리 좋아도 하씨 가문에 이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그 계집애 집에 찾아갈까?”하 영감이 제일 아끼는 둘째 손자 하지문에게 물었다. 그는 모든 일에 대해 손자의 뜻을 묻는 게 습관이 되었다.그의 아들들은 그저 기세를 돋구러 따라온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
여운별은 예전에도 당한 적 있었다.여운초는 이전에 추미자의 강박적인 요구로 인해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힘이 세졌다.여운초가 손을 놓지 않자 여운별은 다른 손을 뻗어 여운초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여운별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여운별을 너무 아픈 나머지 돼지 잡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여운초! 언니, 언니. 욕 안 하고 안 때릴게. 놔. 손 놔. 아파!”여운별은 아파서 내내 사정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그렇게 한참을 용서를 빌다가 그제야 손을 놓고 여운별의 손에서 입을 뗐다.여운별의 손은 이내 움츠러들었고 계속 떨고 있었다.그녀의 손등은 여운초에게 물려 핏자국이 났다.잡힌 손목도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여운초가 언제 동작이 이렇게 민첩했던가!놀랍게도 여운초가 여운별의 손목을 정확하게 잡고 손등을 물어뜯었다.여운별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에 탄 언니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여운별은 진작에 여운초를 눈빛으로 수없이 베어버렸을 것이다.“여운초! 여긴 내 집이야. 난 집에 갈 거야. 네가 뭔데 집안 하인들을 다 바꾸고 나를 들여보내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에돌아 여운별 앞으로 다가갔다.여운초가 더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멍하니 여운초를 바라만 보았다.‘설마 여운초가 눈이 보이는 거야? 고모가 말하길 전이진이 어떤 신의의 제자를 청하여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그 신이의 제자가 이렇게 단 기간 내에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단 말인가! 실력이 이렇게 대단했다고?”여운초가 10년이나 앞을 보지 못해서 여준희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녀도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신의의 제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눈을 치료해 주었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무척 놀랐다.여운별은 탐색하듯 손을 뻗어 여운초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여운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여전히 똑같네. 안 보이지?”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운
경비원은 여운별이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집사가 대답했다.“여운별 씨가 더 떠들면 쫓아내요.”“알겠습니다.”최성욱은 그 상황을 보더니 김양훈을 꾸지람했다.“왜 또 운별이를 저렇게 소란피우게 만들어. 전씨 가문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우리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잖아.”김양훈은 격분하며 대답했다.“뭐가 두려워? 회사도 집도 차도 없는데 우리를 어쩌지도 못할걸. 우리가 잃을 일자리가 있어? 안 되면 쓰레기 수거하러 가도 돼. 요즘 그런 일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던데.”최성욱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나중에 쓰레기 수거도 못 할까 봐 걱정이야. 전씨 가문의 사람들 수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가서 운별이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자. 저렇게 소란을 피우게 놔두지 말고.”김양훈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별이를 이용해 운초와 싸울 궁리나 하자. 운별이가 여씨 가문의 딸이니 우리 조카들은 그들 친딸과 재산을 다툰다 해도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최성욱의 말을 들은 김양훈은 그제야 최성욱과 함께 여운별의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갔다.두 형제는 여운별을 끌고 산에서 내려갔다.여운별은 두 남자보다 힘이 약했기에 그렇게 한참을 끌려갔다. 그러다가 여운별이 그들을 따라 내려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비로소 그녀를 풀어주었다.여운별은 자신이 지금 두 사촌 오빠들에게 챙겨줄 이익이 없어 사촌 오빠들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얌전히 그들을 따라갔다.여운별이 서원 리조트에 가서 난리를 피운 사실을 명해은도 알고 있었다.여운초가 여운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여운별이 입구에서 난리를 피우게 내버려 두었다. 몇 분 후면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 믿었다.즐거운 주말은 이내 지나갔다.월요일이 곧 다가왔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전태윤 일행은 일요일 저녁에 리조트에서 시내로 돌아왔다.새벽 7시 반, 여운초는 차를 타고 꽃집에 가려고 준비했고 오후
여운별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김양훈의 뺨을 후려갈겼다.짜악!김양훈의 얼굴은 화끈거렸다.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되받아쳐 여운별의 얼굴을 떼렸다.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어려서부터 사촌오빠들과 사촌 언니들은 여운별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기 때문이다.사촌 남매는 물론이고 두 고모도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여운별이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여 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녀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양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감히 날 때리다니!”김양훈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아직도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 줄로 알아? 퉤! 넌 단지 감옥살이하는 여자일 뿐이야. 더는 고상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고!”“잘 들어! 네 엄마는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수 없어! 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 표현이 너무 안 좋아서 2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형 집행을 받을 거야. 네 아버지가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십여 년 후일 텐데.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가 예전처럼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네 부모님이 내 작은외삼촌을 죽였어. 이제 여운초의 세력이 강해졌으니 절대로 너희들을 행복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네 아버지가 나오더라도 운초는 네 아버지를 괴롭힐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 네 부모님이 널 지지해 주시기를 바란다면 꿈 깨!”“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안 보여? 감히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을 장님이라고 욕해? 뭐? 천한 년? 죽고 싶으면 우리 둘을 끌어들이지 마! 우린 죽고 싶지 않으니까.”“넌 아직도 여운초가 예전에 네가 그 여운초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네가 운초를 괴롭히면서 그녀한테서 아무런 이득도 못 얻더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우리가 너에게 양보한 것은 단지 너의 부모님께 잘 보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야.”“아직도 상태를
이러한 사실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여운초를 몰랐을 때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서 어떤 날을 보냈는지, 여운별이 여운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로 여운별이 평생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를 바랐다.따라서 여운초가 여운별을 상대할 때 모두는 여운초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도가 너무 가볍다고 여겼다.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그녀를 지지했다. 여운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는 그녀를 지지했다.지금으로 오기까지 여운초는 너무 고생했다.팔자가 세지 않았다면 여운초는 오늘까지 살 수 없었을 것이다.여운초가 여운별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과 추미자 모녀가 여운초에게 한 짓을 비교하면 여운초의 행동이 아주 가벼운 복수에 불과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흘겨보며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이진의 손을 맞잡았다.그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또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사촌 오빠들과 함께 리조트 입구에서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밖에 에어컨이 없어서 경비실 입구에 앉아있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여운별은 너무 덥다고 느꼈다.사람은 더우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여운별은 초조해하면서 투덜댔다.“물음 하나만 물었는데 왜 이렇게 답장이 안 와? 이게 무슨 X 같은 날씨야! 11월인데 아직도 이렇게 덥다니.”“조금만 더 기다려. 곧 답장이 올 거야. 관성 날씨는 원래 이렇게 더워. 음력으로 11월이 되어야 덥지 않을 거야.”내년 양력 2월이면 설이 다가온다.하지만 관성에서는 설날에도 춥지 않았다.“여운초가 일부러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 햇볕에 쬐어 죽으라고 괜히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이렇게 햇볕을 쬐는 줄 알았으면 양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여운별이 화를 내려고 할 때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여운별에 말했다.“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운별 씨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어서 돌아가세요.”여운별은 벌떡 일어나 예쁜 얼굴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