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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그녀는 전태윤과 평생을 함께 사는 수밖에 없다. 그녀가 헤어지겠다고 하면, 가만 놔두지 않을 텐데. 그한테 맞추어 살 수밖에.

“최근 초대장을 많이 받았는데 아직 안 봤어. 집사가 특별히 주의를 주지 않은 걸 보니 모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네가 이모를 따라다니며 경험을 쌓고 싶다고 하니, 이제부턴 내가 너를 데리고 모든 연회에 참석할게.”

말을 마친 이경혜는 집사에게 그 초대장들을 가져오라고 분부하고는 초대장을 한번 훑어보고는 하예정에게 건네주었다.

“예정아, 먼저 이 초대장 날짜를 가까운 데로부터 먼 날짜 순서로 배열해 놓아. 그러면 내가 너에게 연회를 주최하는 주인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그 가족들은 어떤 성품을 가진 사람들인지 이야기해 줄게. 교제하려면 성품을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해. 사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야.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전백승할 수 있어.”

“알겠어요”.

하예정은 초대장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날짜에 맞춰 배열해 놓았다.

“엄마, 예정이 왔어요?”

이때, 성소현의 목소리가 집 밖에서 들리더니 그녀가 차 키를 흔들며 나타났다. 주우빈을 발견한 그녀는 이경혜의 품에서 주우빈을 받아안고는 머리 위로 높이 치켜들었다. 신난 주우빈이 깔깔 웃어댔다.

“소현아, 우빈이를 꽉 잡아, 넘어질라.”

이경혜는 딸이 아이를 제대로 안지 못해 넘어질까 봐 긴장하며 딸에게 주의를 주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넘어지더라도 우빈이는 다치게 안 할 테니.”

우빈이와 잠시 놀아준 후에야 성소현은 아이를 내려놓고 물었다.

“우빈아, 소현 이모 좋아?”

“좋아요, 우빈이는 이쁜 소현 이모가 좋아요.”

성소현은 주우빈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웃었다.

“요 녀석, 말도 참 이쁘게 하는구나. 어린 녀석이 벌써 여자한테 기분 좋은 말을 할 줄 알다니, 이제 어른이 되면 여자 킬러가 될 게 분명한데?”

그리고는 다시 자기 얼굴을 만지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하긴 우빈이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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