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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그럼 먼저 가볼게.”

그는 아쉬운 모습으로 성씨 별장을 떠나 하예정의 눈에서 사라졌다.

주우빈은 이모부가 꼬집은 곳을 만지작거리며 하예정에게 물었다.

“이모, 이모부는 왜 날 들러리라 불러요? 나는 주우빈이지 들러리라 부르지 않아요.”

하예정은 그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건 이모부가 우빈이랑 장난치느라 한 말이야. 우리 우빈이는 들러리가 아니라 회복제야.”

하예정과 전태윤이 만날 때 만약 주우빈이 옆에 있으면 둘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성질을 자제하며 충돌을 피하려 하게 되는데 이는 부부의 감정과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들은 아이의 심신 건강을 아주 중요시하기에 주우빈이 친자식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회복제가 될 수 있었다.

“우빈이는 그저 우빈이예요!”

“알았어, 알았어. 우빈이 맞아. 우빈이고 말고.”

주우빈은 그제야 만족했다.

그는 들러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회복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단지 자신의 이름은 주우빈이고, 다들 자신을 우빈이라고 부른다는 것밖에 모르고 있다.

집에 돌아오자, 이경혜는 하예정을 보고 자신을 따라 위층에 있는 성소현의 라커룸으로 오라 했는데 거기엔 성소현의 옷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넌 소현이랑 키와 몸무게가 비슷하니 먼저 소현이의 옷을 입어봐. 이모가 어떤 옷이 너한테 어울리는지 봐야겠어. 네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우아함을 돋보일 수 있는 옷으로 골라줄게.”

하예정이 저도 모르게 성소현을 쳐다보자, 성소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넌 그냥 우리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우리 자매 아니야?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그냥 가져다 입어. 그리고 여기 있는 대부분 옷은 살 때는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정작 사 온 후엔 여기다가 걸어놓고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어. 네가 나를 도와 분담해 주면 난 고마울 따름이지 뭐. 그럼 새 옷 살 구실도 생겼잖아.”

하예정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성소현은 누군가를 좋아하면 간이라고 꺼내주려 하는 성격이며 부잣집 아가씨티는 조금도 없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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