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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한참 후, 성기현이 물었다.

“예정이는 전 대표의 신분을 알고 어떤 반응이던가요? 도통 전화를 받지 않네요. 계속 꺼진 상태에요.”

전태윤이 비난 조로 말했다.

“역시 뒤늦게 찾은 사촌 동생이다 보니 신경을 덜 쓰는군요. 예정의 휴대폰은 어젯밤부터 통화 가능했어요. 계속 꺼진 상태라고 하는데 과연 전화를 몇 통이나 걸었어요? 예정이가 무슨 반응인지 성 대표한테 알려줘야 해요? 그건 나랑 예정이 사이의 일이지 당신들이랑 무관해요.”

이경혜가 하예정의 이모라고 해도 다들 금방 친척관계인 걸 확인했으니 그다지 정이 깊지 않다.

전태윤은 오직 하예진만이 그를 질책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성씨 일가의 사람들은 아직 그럴 자격이 없다.

성기현은 말문이 막혀서 또 한참 침묵하다가 겨우 말했다.

“전 대표, 오늘 이렇게 찾아와서 번거롭게 굴었네요. 내가 한 말도 조금 이기적이었어요. 그저 소현의 기분만 고려했지 예정의 기분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어요. 전 대표는 나보다 예정이에 대해 더 잘 알 테니 걔가 어떤 성격인지도 알고 있겠죠. 전 대표의 신분을 알게 된 후 예정이가 만약 달갑게 받아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 만약 화를 낸다고 해도 걔를 원망하지 말고 생각을 할 시간을 좀 줘요. 난 비록 예정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도 쭉 밝은 성격으로 살아온 건 예정이가 아주 강한 사람이란 걸 말해주잖아요. 인생의 풍파를 늘 웃어넘기잖아요. 그러니까 전 대표가 거짓말한 것도 예정이는 꼭 태연하게 마주할 거예요.”

성기현이 하예정을 위해 말해주자 전태윤은 오히려 침묵했다.

그가 아무 말 없으니 성기현도 입을 다물었고 사무실 안에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전태윤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성기현에게 물었다.

“그해, 성 대표 아내가 성 대표에게 구애하는 걸 포기했을 때, 어떻게 아내분 마음을 되돌려서 계속 사랑하게 했나요?”

성기현이 두 눈을 껌뻑였다. 전태윤은 지금 그에게 경험을 묻는 걸까?

“진심은 꼭 통한다고 봐요. 아내가 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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