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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예정 씨가 지금 이혼을 언급해도 전혀 불안할 것 없어. 두 사람 아직 실천에 옮기지도 않았잖아. 고작 이혼합의서를 쓴 것뿐인데 뭐가 두려워? 이혼절차를 밟지 않는 한 두 사람 충분히 되돌아설 여지가 있어. 네가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달렸지. 한번 잘 생각해봐. 난 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 거울 좀 봐봐, 고작 하루 사이에 예전의 카리스마를 전부 잃고 의기소침해졌잖아. 보는 내가 다 속상해. 어휴, 너 차라리 날 사랑하지 그랬어. 그랬더라면 난 절대 널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았을 텐데.”

전태윤이 책상 위의 물건을 집어 들고 소정남에게 내던졌다. 그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리며 질책했다.

“난 여자를 좋아하니까 작작 꼬드겨. 효진 씨가 너 이러는 거 알면 바로 마음 접을걸.”

그가 웃자 소정남이 말했다.

“웃는 걸 보니 나도 마음이 놓이네.”

소정남은 나가서 전태윤이 먹을 음식을 사 왔다.

전태윤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소정남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

사무실에 홀로 남은 전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더니 저 멀리에 있는 고층건물을 바라보았다.

한 걸음 물러나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했거늘 정말 그가 너무 꽉 잡고 있었던 걸까?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서면 바로 해결될까?

전태윤은 소정남과 처형이 했던 말을 곰곰이 되새기더니 자신의 행동이 정말 하예정과의 관계만 악화시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처형이든 심효진이든, 또 혹은 소정남이든 전부 똑같은 말만 했다. 하예정은 절대 문제를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단지 지금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처형은 그가 모래알을 꽉 잡듯이 하예정을 잡고 있는데 세게 잡을수록 모래는 더 빨리 새어나간다고 했다.

그를 타일렀던 사람들은 전부 그가 지나치게 일방적이란 걸 암묵적으로 일깨워줬다.

“띠리링...”

전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장씨 아저씨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도련님, 사모님 친구분 심효진 씨가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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