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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만약 두 달 전이라면 나도 예정 씨가 쿨하게 이혼하고 뒤도 안 돌아볼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쉽게 이혼하지 못할 걸. 감정이라는 게 어찌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어.”

소정남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지랖 넓게 물었다.

“예정 씨 임신은 했어?”

전태윤이 답했다.

“아직이야...”

둘은 피임조치도 안 취했고 전태윤도 애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종무소식이었다.

아직 아이와 인연이 닿지 않은 듯싶다.

“아이가 없으니 오직 너 스스로 해결해야겠네. 태윤아, 넌 어리석은 게 아니야. 일이 발생하고 지금까지 네가 했던 일련의 행동들은 단지 너의 본능적인 반응이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네가 만약 예정 씨였다면 감쪽같이 속은 후 감금을 당하고 기절까지 했는데 너라면 무슨 기분일 것 같아? 지금은 네가 거짓말을 한 것 때문에 골치 아파할 때가 아니야. 이 문제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문제야. 중요한 건 네가 잘못을 저지른 후 일련의 행위가 예정 씨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거야. 이혼이 두려워서 감금하면 예정 씨가 생각이 바뀔 것 같아? 두 사람 사이의 갈등만 점점 더 격화될 뿐이야.”

“예정 씨 그만 풀어주고 떨어져서 며칠 지내. 너희 부부 지금 마음을 식힐 필요가 있어. 너도 차분하게 잘 생각해봐. 이후에 어떻게 해야 예정 씨가 다시 널 믿어줄지. 이번에 거짓말한 일로 예정 씨는 너에 대한 신뢰가 전부 깨졌을 거야. 예정 씨도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네가 그간 잘해줬던 것들과 두 사람이 함께 쌓아온 추억들이 생각날 거야. 그리고 매번 예정 씨가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네가 옆에 있어 주고 묵묵히 도와줬어. 이것들도 다 너희 부부가 쌓아온 추억들이야.”

“네가 잘해준 것들을 되새길 때 그때 너도 다시 분발해서 깨졌던 믿음을 조금씩 쌓아 올리란 말이야. 그러면서 슬슬 화해하는 거 아닐까? 너 계속 예정 씨를 감금하면 예정 씨도 온통 너의 단점들만 되뇌고 너에게 속았다는 사실만 곱씹을 거야. 그러면 네가 잘해줬던 일들은 아예 생각도 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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