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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전태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예정아, 나도 모든 걸 속인 건 아니야. 어떤 말은 진심이었어. 널 사랑한다는 말은 무조건 진심이야.”

“그래요, 사랑하겠죠. 날 속이는 걸 사랑할 뿐이죠. 비켜요! 안 비키면 다리를 확 부러트릴라!”

하예정이 싸늘하게 말을 내뱉은 후 문을 확 닫았다.

전태윤은 감히 고육지책을 쓰지 못하고 얌전히 발을 거두어들였다. 그는 하예정이 방문을 안으로 잠그는 걸 덩그러니 지켜보았다.

그는 한참 후에야 제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마치고는 싱글 소파를 들고 다시 하예정의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어서 이불까지 챙겨와 소파에 앉아서 문을 막고 자려고 했다.

그가 잠든 후에 하예정이 몰래 빠져나가서 담벼락을 뛰어넘을까 봐 불안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하예정은 진짜 그럴 생각이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그녀는 몰래 문 쪽에 다가와 가볍게 문을 열었는데 전태윤이 글쎄 소파에 앉아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곧장 문을 닫았다.

“사기꾼! 이 사기꾼아, 어떻게 문까지 막을 수 있어.”

하예정은 그를 수만 번도 더 욕했지만 결국 아무 가망 없이 순순히 침대로 돌아갔다.

기분이 상한 탓인지 그녀는 줄곧 악몽만 꿨다. 꿈에서 밤새도록 전태윤과 싸웠는데 다음날 깨났을 때 그녀조차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렸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있어 손으로 쓱 만져보았더니 눈물이 흥건했다.

밤새 다투는 꿈을 꾸다 보니 아마도 꼬박 운 듯싶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밤새 문 앞을 막고 있던 전태윤도 깨나서 방문을 두드렸지만 하예정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문 앞에 한동안 서 있다가 결국 소파를 들고 제 방으로 돌아갔다.

“띠리링...”

전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액정을 힐긋 보더니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정남아, 좋은 방법 생각해놨어? 얼른 말해봐. 내가 어떻게 해야 예정이가 용서해줄까? 인제 그만 냉전 하고 싶단 말이야.”

소정남이 물었다.

“나 지금 전화 끊어도 돼?”

전태윤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태윤아, 너희 부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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