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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하예정은 치킨을 먹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태윤 씨한테 뭐 하나만 숨겨도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버럭 화내더니 정작 태윤 씨 좀 봐봐요. 소 이사님이 술 마시러 가자고 불러도 나한테 숨기고, 그래서 악몽까지 꾼 거잖아요.”

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다음에 소 이사가 또 불러내면 그땐 같이 가. 네가 대신 내 술을 막아주면 그 사람들도 뭐라 하지 못할 거야.”

“그럼 다들 태윤 씨가 아내를 무서워하는 팔불출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러라고 하지 뭐. 자기들은 솔로라서 팔불출이 되고 싶어도 자격 없으면서.”

하예정은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그녀는 남편이 건강을 해치는 일만 안 하면 더 간섭하지 않는다.

배불리 먹은 후 하예정은 다시 한번 짐 정리를 체크하며 빠트린 게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문밖을 나섰다.

그들은 우선 반려동물 세 마리와 차 키까지 하예진에게 갖다 주었다.

하예진은 동생 부부를 보더니 그제야 준비했던 용돈을 건넸다.

전태윤은 직접 운전하여 아내와 함께 본가로 설 쇠러 갔다.

전씨 고택은 조상들이 남겨주신 거라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고 진작 전해 들었지만 제 눈으로 직접 보니 그녀는 여전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건 조선 시대에서도 잘 산다는 대갓집 기준의 으리으리한 집이었다.

고층 건물 없이 오로지 옛스러운 인테리어로 되어있었고 담장도 매우 높게 쌓아 올렸다. 사방에 CCTV를 설치해 안전 시스템이 매우 철저하게 되어있었다.

저택 안에는 정자와 누각이 있었고 굽이굽이 오솔길을 따라가면 가산과 연못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택 안에 들어온 순간 마치 시공간을 초월하여 조선 시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태윤 씨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엄연한 도련님이었을 거예요.”

전태윤은 아내와 함께 자가의 옛 저택을 거닐며 익숙한 환경을 감상했다. 그는 하예정의 말에 저도 몰래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내가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널 만나지 못했을 거야.”

그는 지금도 엄연한 도련님이다.

전태윤을 협조하기 위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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