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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얼른 가서 씻어요. 아침 다 차려놨으니 씻고 나와서 밥 먹고 출발해요. 거리가 멀다면서요, 우리 일찍 출발해요.”

“뽀뽀해줘.”

“왜 내가 해줘야 해요? 태윤 씨가 해주면 안 돼요?”

전태윤은 웃으며 그녀를 돌려세우고 머리를 살짝 숙여 그녀의 빨간 입술을 탐했다.

다만 하예정이 작은 손으로 그의 입술을 가로막았다.

“씻고 나와서 뽀뽀해요.”

하예정은 말하면서 그를 밀쳐내고는 뒤돌아서서 캐리어 지퍼를 잠갔다.

전태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내에게 더럽다고 미움을 받았다.

“씻을 때 수염도 깎아요. 볼 찌를라.”

하예정은 캐리어를 끌고 문밖을 나섰다.

그녀는 꽃에 물을 주고 반려동물 세 마리까지 전부 챙겼다.

반려동물들도 잠시 후 언니네 집으로 보내서 며칠 동안 언니에게 맡기기로 했다.

“여보, 나 왔어.”

전태윤은 다 씻고 수염도 깔끔하게 깎은 후 방에 돌아와 사랑하는 아내를 불렀다.

“얼른 와, 내가 뽀뽀하게.”

하예정은 주방에서 다 만든 음식을 들고 나왔다.

전태윤은 그녀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녀는 치킨 두 마리가 담긴 그릇을 전태윤에게 건넸다. 전태윤은 그릇을 건네받고 재빨리 그녀 볼에 입 맞추고 나서야 흡족한 듯 식탁 앞에 마주 앉았다.

“오늘은 웬일로 치킨?”

하예정이 자리에 앉으며 가볍게 웃었다.

“어젯밤에 누가 나한테 밥 사주는 꿈을 꿨거든요. 꿈에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밤새 먹다가 나중에 닭다리 두 개가 남아서 태윤 씨한테 먹이려고 포장하고 싶었는데 도통 잡히질 않는 거예요. 깨고 보니 꿈이더라고요. 그래도 태윤 씨한테 치킨 먹이고 싶어서 사 왔어요.”

전태윤은 실소를 터트렸다.

‘먹보가 따로 없다니까. 꿈에서조차 먹을 생각이잖아.’

“난 닭날개를 좋아해서 저 두 개는 내 거예요. 여보, 일회용 장갑 줄래요? 장갑 끼고 먹으면 손 안 더럽혀서 편해요.”

전태윤이 미소를 지었다.

“네, 당신 남편께서 달갑게 서비스해드릴게요.”

그는 하예정을 도와 일회용 장갑을 가져왔다.

“어젯밤엔 대체 어디 갔다 왔어요? 나 처음엔 악몽 꾸고 잠에서 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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