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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노동명이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내가 예진 씨를 채용한 바람에 회사에서 발걸음을 내딛기가 힘들다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 없어. 예진 씨는 자기 일만 잘하면 돼.”

“대표님, 저 일 그만두고 싶어요.”

노동명이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물었다.

“이유가 뭐지?”

하예진이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다가 고개를 들고 노동명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저는 이혼 때문에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야 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낙하산이라고 수군거리고 뒤에서 몰래 모함해도 다 참았어요. 왜냐하면 안정된 일자리가 있어야 우빈의 양육권을 가져오는 데 유리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이혼도 하고 아들의 양육권도 가졌겠다, 그래서 그만두려고? 아직 수습 기간도 끝나지 않았어.”

노동명이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예진 씨는 능력 있는 사람이야. 직장 생활이 복잡하고 쉽지 않다는 걸 예진 씨도 알고 있을 거야.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예진 씨만 떳떳하면 되잖아, 휘둘릴 필요 없어.”

“하지만 다들 제가 대표님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표님의 명성에 누를 끼칠 순 없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 이런저런 얘기가 떠돌기 마련이고 하예진도 잘 알고 있었다.

전에 그녀는 재무 총괄 담당자였고 노씨 그룹에 들어온 것도 노동명이 직접 뽑은 것이라 다들 그녀를 낙하산이라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상사도 그녀에게 자리를 빼앗길까 봐 잔뜩 경계했다.

게다가 화려한 싱글인 노동명이 한 여자에게 관심을 많이 쏟는다면 그 여자는 자연스럽게 질투의 대상이 된다.

그들과 다투고 싶지 않았던 하예진은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계획대로 창업하고 싶었다.

그녀의 말에 노동명이 멈칫했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해? 예진 씨는 그냥 일만 열심히 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앞으로 누가 뒤에서 그딴 소리를 했다간 바로 해고할 거야. 날 건드린 대가가 뭔지 톡톡히 보여줘야지!”

그때 하예진에게 이 일자리를 준 건 전태윤의 체면을 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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