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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고모부는 아직 안 들어왔어요?”

“저녁 약속이 있어서 아마 12시 전에는 안 들어올 거야.”

김진우에게 대학교에 다니는 여동생이 있다. 겨울 방학이라 친구들과 여행 갔는데 구정 전에 돌아온다고 한다.

하여 집 안에 그들 말고 아무도 없었다. 심미란과 심효진이 소파에 앉았고 김진우는 두 사람 옆에 앉아 긴장한 얼굴로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효진아, 할 얘기가 뭐야?”

“고모, 일단 이 얘기부터 할게요. 이 일은 예정이 잘못이 아니니까 듣고 나서 화가 나시더라도 아들한테만 화내셔야 해요. 절대 예정이한테 화풀이해서는 안 돼요.”

심효진은 하예정을 지키려고 고모에게 사전 주의를 주었다.

“혹시라도 고모가 예정이한테 화풀이한다면 앞으로 다시는 고모 집에 오지 않을 거예요.”

심미란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대체 뭔데 이리 심각해? 고모가 왜 예정이한테 화를 내? 예정이랑 너 십몇 년 지기 친구이고 고모도 예정이 크는 걸 봐왔어. 속이 깊은 아이라서 예뻐해도 모자랄 판에 화를 내다니. 어서 얘기해 봐. 대체 무슨 일이야? 진우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예정이 얘기까지 나와?”

심효진이 얘기하려던 그때 김진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는 어머니를 보며 진지하게 얘기했다.

“엄마, 나 예정 누나 사랑해. 짝사랑한 지 몇 년이나 됐어. 그런데 효진 누나가 자꾸 반대해. 엄마도 나랑 예정 누나를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엄마 예정 누나 예뻐한다고 했잖아. 그럼 나랑 예정 누나 허락해줄 수 있어?”

그의 말에 심미란의 얼굴에 머금고 있던 미소가 점점 굳어졌다. 심미란이 먼저 고개를 돌려 조카에게 물었다.

“효진아, 예정이 결혼한 거 아니었어?”

“결혼했어요. 그리고 초고속 결혼한 남편이랑 지금 사이도 엄청 좋아요. 진우의 고백을 거절했는데도 진우는 포기하지 않아요.”

심미란이 고개를 돌려 아들을 쳐다보았다. 김진우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어머니를 보았다. 그런데 그때 심미란이 아들의 따귀를 때리려 했지만 그만 어깨에 빗맞고 말았다. 어찌나 세게 내리쳤는지 김진우가 중심을 잃고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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