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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효진 씨 맞으시죠?”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심효진 남매는 나란히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예정은 소정남을 못 본 듯이 덤덤하게 술을 마셨다.

“정남 씨?”

여기서 소정남을 마주치다니, 심효진은 매우 의외였다.

소정남은 얼른 상황을 설명했다.

“주말에 몇몇 친구들이랑 함께 놀러 나왔는데 여기서 효진 씨를 다 보네요. 여기 앉아도 되죠?”

심효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앉으셨잖아요. 친구분들은 아직인가 봐요?”

그녀의 눈앞엔 소정남 한 명뿐이었다.

소정남은 자리에 앉아 하예정에게도 인사했지만 그녀는 머리만 살짝 끄덕였다.

“친구들은 다 가고 없어요.”

소정남은 그림을 보며 심효진에게 물었다.

“이거 누가 그렸어요? 제가 한 번 봐도 돼요?”

심효진이 하예정을 힐긋 바라보자 소정남은 그림의 주인공이 그녀란 걸 바로 알아챘다. 하예정은 계속 술을 마시며 아무 말도 없었고 이에 소정남은 그녀가 반대하는 줄 알고 그림을 가져오지 않았다. 하지만 곁눈질로도 그림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림 속의 사람은 바로 전태윤이었다.

‘사모님께서 그림 솜씨가 탁월하네. 태윤이랑 너무 똑같게 그렸잖아. 다만 심장을 왜 일부러... 저렇게 작게 그렸지? 너무 선명한데... 태윤이가 속 좁은 남자란 걸 티 내려고 그런 거야? 태윤의 뒤엔 호수야 아니면 강이야? 수면 위에 한가득한 동그라미는 또 뭐지? 그리고 알까지 하나 있어.’

소정남은 그림과 하예정을 번갈아 가며 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눈빛도 흐려진 걸 보아 취한 게 분명했다.

“예정 씨, 이 그림 예정 씨가 그렸죠? 진짜 너무 잘 그렸네요!”

‘그러니까 이 그림의 의미는... 태윤이가 물에 떠 있는 알이란 말인가?! 아니, 아니야!’

소정남은 다시 그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태윤이는 호수에 떠 있는 알? 강에 떠 있는 알? 여러 개의 동그란 알?’

소정남은 한참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다가 드디어 알게 됐다.

전태윤의 마음이 저 알처럼 작아서 속이 좁고 널브러진 알들의 개수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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